2024-01-05

잭의 대모험 - 대마왕의 역습

2000년 1월 15일 이매지니어가 게임보이 컬러용으로 발매한 RPG. 주인공 이름이 잭이길래 <잭과 콩나무>를 RPG화한 것이라고 멋대로 생각했는데, 그 동화와는 아무 상관이 없는 내용이었다.

이 게임은 닌텐도64용으로 나왔던 <이터널 몬스터즈>를 게임보이로 리메이크 이식한 것이라고 한다. 그래픽은 3D에서 2D로 다운그레이드되었지만, 이벤트가 추가되고 여러 모로 즐기기 더 편해졌다.

같은 세계관의 외전으로 <퀘스트 - 판타지 챌린지>라는 액션 퍼즐 게임도 있다. 성공하지 못한 세계관 가지고 게임을 3개나 냈다는 게 신기하다. 이매지니어에서 만든 게임 중에 인상적인 건 없었다.

아무런 기대 없이 게임보이용 <잭의 대모험 - 대마왕의 역습>을 시작했다.

시스템이 특이하다. 전투는 주인공 혼자 하고 전투 중에 어떤 행동을 하느냐에 따라 능력치가 오른다. 가령, 공격을 받으면 HP와 DEF가 오르고, 마법을 쓰면 MP, 움직이면 AGI가 오른다.

정령이란 요소가 있는데, 십자키로 불, 물, 땅, 바람의 정령을 조합해서 여러 가지 마법을 구사한다. 정령은 필드 구석구석에 있어서 모을수록 마법이 강해진다.

전투는 랜덤 인카운트다. 짜증날 정도의 높은 조우율은 아니어서 다행이었다.

그리고 돈의 개념이 없다. 다른 RPG처럼 상점도 없고 무기를 사서 장비하는 게 없다. 마을에서 무료로 재워주고 아이템도 주고 그런다. RPG의 재미를 떨어뜨리지만, 개인적으론 신경 쓸 게 줄어서 편했다.

모험의 무대는 정령의 힘이 곳곳에 숨 쉬는 섬 ‘서트랜드’이다. 어느 날 밤, 정령원 깊숙이 숨겨져 있는, 위험한 마법서 '에테르의 서'가 마을의 정령사에게 도난당하고, 그들을 쫓아간 주인공의 아버지 바트는 실종된다.

주인공인 정령사 잭은 아버지를 찾아 나서고 섬 전체를 뒤흔드는 사건에 휘말린다는 이야기.

시스템이 특이하지만, 비교적 쾌적하다. 문제는 스토리가 너무 밋밋하다는 거. 닌텐도64 원작에 살을 붙여서 보강됐다고 하지만, 여전히 밋밋한 스토리다. 인상적인 등장인물은 거의 없고, 이벤트들이 아무런 굴곡 없이 진행된다. 놀라운 전개 같은 건 전혀 없는 왕도물이다.

후반부에는 긴 거리를 뺑뺑이 돌리는데, 워프 아이템이 없어서 고역이었다. 짧은 플레이 타임을 늘리려는 의도로 보인다.

시스템이나 그래픽은 게임보이 RPG로서 무난한 완성도라고 생각되지만, 스토리가 지루해서 남들에게 권하진 못하겠다. 굳이 리메이크했어야 했나 싶은 RPG.

RGB30으로 클리어했다.

엔딩 본 날 - 2024년 1월 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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