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2-02

노부나가의 야망 게임보이판 2

노부나가의 야망 3번째 작품인 <전국군웅전>의 1999년 게임보이 이식작. 원작은 1988년 12월, PC-8801용 플로피디스크로 나왔으니 10년 넘어 게임보이로 리메이크된 셈이다.
코에이 삼국지를 다시 해볼까 생각하던 중에 비슷한 시스템인 노부나가의 야망을 한 번도 안 해본 게 떠올라 해봤다. 일본 역사를 다룬 게임을 최근에 한 것도 선택에 영향이 있었다.

그 많은 시리즈 중 게임보이판 전국군웅전을 선택한 까닭은 다른 기종보다 간단해 보여서다. 입문작으론 만만해 보이는 게 좋다고 본다. 삼국지2와 비슷한 위치의 게임이고 시스템도 닮은 데가 많아서 친숙했다.

일본 전국시대(1467~1615년) 역사는 오다 노부나가, 도요토미 히데요시, 도쿠가와 이에아스 정도만 알고 상세하게 알지는 못한다. 학생 시절 코에이 삼국지가 흥하던 시절에 노부나가의 야망을 하던 애들이 극소수 있긴 했다. 그때는 <신장의 야망>으로 알려졌고, 일본 소설 <대망>을 읽은 애들이 주로 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일본어판으로 했을 때 장벽은 인명이다. 코에이 삼국지의 경우는 그 시절에 일본어판으로 했어도 한자를 알았기에 인물명을 한국식 한자음으로 읽으면 관우, 장비 식으로 누군지 알 수 있었다. 소설에서도 한국식 한자음으로 나오니까.
그러나 노부나가의 야망에서 나오는 인물명은 한국식 한자음으로 읽으면 누군지 알 수 있는 건 풍신수길(도요토미 히데요시)과 신장(노부나가)뿐이었다. 일본 사람 이름은 읽는 방법이 제각각이라서 한자만 보고는 어떻게 읽어야 할지 알기 어려웠다. 일본어를 알지만 인명 읽기는 어려워서 공략집의 인물 리스트를 확인해야 했다.

삼국지2를 옛날에 많이 해봐서 시스템이 비슷한 게임보이 컬러판 전국군웅전 적응은 어렵지 않았다. 게임보이 컬러판은 400명 이상의 무장이 등장하는 원작의 거의 모든 요소가 들어갔지만, 인명만 한자로 나오고 메뉴들은 히라가나로 나오는 게 다른 점이다. 무장 얼굴 그림은 6번째 작품인 천상기 것을 썼다고 한다.

난이도는 5단계로 아무 때나 조절할 수 있는데, 높을수록 배신과 봉기가 잦다고 한다. 전쟁은 보지 않는다로 선택하면, 전쟁을 그냥 컴퓨터에 맡기고 승패만 보게 된다. 전력 차이가 크게 날 때만 유용하다.

이 게임의 목표는 오로지 일본 전국 통일이다. 백성들 잘 살도록 간척, 세율 조정, 마을 투자 등을 할 수도 있겠지만, 그건 전쟁에 필요한 돈과 쌀을 모으기 위한 수단일 뿐이다. 좋은 인물 찾아 부하로 만들고, 징병하고 훈련해서 다른 지역을 침공하는 게 급선무다. 적극적으로 전쟁해서 하나하나 점령해나가다 보면 클리어할 수 있다. 하지만 그 과정이 짧지는 않다. 무장마다 행동력이라는 게 있어서 매달 명령 횟수에 한계가 있고, 행동력이 소진되었을 때 침공당하면 아무것도 못 하고 패배하고 만다. 징병도 한 번에 많은 수가 들어오지 않아서 강한 군대를 만들기까지는 시간이 상당히 걸린다. 인내심이 필요한 게임이다.

전투는 성 밖에서 먼저 싸우고 적이 성 안으로 퇴각하면 농성전이 시작된다. 성문을 부수고 들어가서 성주를 이겨야 승리다. 무장마다  철포병, 기마병, 무사로 병사의 종류가 정해져 있어서 특성을 미리 알고 있어야 한다.

전국 통일하려면 긴 시간이 필요해서 쉽지 않은 게임이지만, 노부나가의 야망에 입문하는 게임 용도로는 나쁘지 않았다. 게임보이 성능에 이 정도로 충실히 이식된 건 놀랍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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