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2-16

[아이치현&미에현 3박 여행] 2일째 이세진구, 나가시마

2015년 2월 13일(금)
■7:50 이세시행 특급 탑승
일찍 일어나서 나고야역에서 이세시역으로 가는 특급 좌석 열차를 탔다. 킨텐츠레일패스의 특급권 3장 중 한 장을 여기서 썼다. 이세진구는 멀어서 아침 일찍 움직여야 나중 일정에 여유가 생기고, 관광객이 많아 오늘 같은 평일 오전에 가는 게 좋겠다고 생각했다.
1시간 20분쯤 달린 열차는 이세시역에 도착했다.

■9:15 이세진구 외궁
이세시역에서 내리자 마자 외궁으로 걸어갔다. 평일인데도 일본인 관광객들이 많았다. 나무들이 우거진 곳에 옛 궁이 있었다.
여기 궁들은 화려하진 않았지만, 경치가 좋고 공기가 맑아서 걸으면서 기분이 좋아졌다. 고즈넉하고 신성한 느낌.

■10:00 이세우동
외궁 구경을 마치고 내려와서 작은 우동집에 들어갔다. 동네 아줌마가 주인과 수다를 떨고 있었다. 난 가볍게 먹으려고 이세우동을 시켰다(500엔). 국물 없이 간장소스에 만 우동인데, 맛은 뭐 그냥 그랬다. 나중에 보니 이 지역에 이세우동 파는 곳이 많았다. 이세시의 간판 우동인 셈이다.

■10:30 이세진구 내궁 앞
버스를 타고 내궁으로 갔다. 이세의 버스는 킨테츠레일패스를 보여주면 무료다. 내궁 앞에는 전통상점들이 즐비해서 눈을 즐겁게 했다.
오자마자 게살 바와 새우 고로케를 먹고 내궁으로 갔다. 내궁은 외궁보다 규모가 크고 경치도 더 좋았다. 여길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시간이 없으면 외궁은 패스하고 내궁만 봐도 되겠다.

■11:28 내궁 앞 전통상점가, 오카케요코쵸
내궁을 구석구석 본 뒤, 다시 아까 상점가로 돌아왔다. 나한테는 상점가가 이세진구보다 더 재미있었다.
걸으면서 길거리 음식들을 이것저것 먹었다. 녹차 아이스크림, 전복 꼬치, 마츠사카 소고기 꼬치, 치즈어묵 등등. 전복은 하나 통째로 구워 파는 건데 소금 소스와 버터 소스를 고를 수 있었다. 난 소금 소스를 선택했다. 여종업원이 구워주며 어디서 왔냐고 물었다. 한국에서 왔다고 하니 일본어 잘한다고 칭찬해주었다. 미에현 어촌에서 가져온 전복이라 도쿄보다는 많이 싸다고 한다. 그러나 우리나라 돈으로 하나에 7천원 가까이 했다. 비싼 꼬치다. 난 통째로 전복을 입에 밀어넣었다.
좀더 걸으니 오카케요코쵸라는 식당가가 있었다. 일본 전통 가게 안에서 일본음식을 먹는 사람들로 인산인해였다. 먹지 않아도 눈이 즐거운 곳이다. 난 일본 현지에서 어묵을 먹고 싶었기에 어묵 꼬치를 하나 먹었다.

■15:50 쿠와나에서 나가시마 온천행 버스 탑승
이세시역에서 특급을 타고 욧카이치역으로 가면서 생각했다. 원래는 고자이쇼다케로 가서 로프웨이를 탈 예정이었는데, 그곳에 도착하면 로프웨이 탑승이 끝나는 4시를 넘길 것 같아서 계획을 변경했다. 나가시마 온천으로 가기로 했다. 추운 곳에서 오래 걸어서 쉬고 싶기도 했기 때문이다. 욧카이치역에서 내린 뒤 전철을 갈아타고 쿠와나역에서 내렸다. 쿠와나는 미에현이라 킨텐츠레일패스로 버스를 이용할 수 있지 않을까 버스매표소 직원에게 물어봤는데, 이 지역에선 안 된단다. 할 수 없이 500엔 주고 버스표를 사서 나가시마 온천까지 갔다.

■16:20 나가시마 유아미노 온천
나가시마 스파랜드 입구에서 1,500엔짜리 유아미노 온천 표를 끊었다. 오후 3시 이후면 500엔 싸져서 1,500엔이다. 오후 7시 이후면 더 내려간다. 온천 올 때마다 마음쓰이는 건 입욕할 때까지 가는 순서인데, 여긴 커서 그런지 좀 복잡했다. 일단 3층으로 올라가서 표를 보여준 다음, 신발을 100엔 넣고 쓰는 신발장에 넣고(찾을 때 동전 돌려받음) 3층 프런트에 접수한다. 그럼 열쇠가 달린 리스트밴드를 주고 입욕 순서를 설명해준다. 그리고 1층 프런트로 가서 리스트밴드를 보여주면 유카타를 받을 수 있다. 그걸 들고 1층 탈의실로 가서 보관함에 옷을 넣고 유카타로 갈아입은 뒤, 탕 앞으로 가면 직원이 수건을 준다. 탕 앞에는 유카타를 넣을 수 있는 보관함이 또 있다. 수건을 여기다 넣어도 되는데, 보통은 머리에 얹고 탕에 들어가는 것 같다. 다 끝내고 탈의실에 가기 전에 몸에 묻은 물을 닦아야 하기 때문이다.
유아미노 온천은 유리로 둘러싸인 실내탕도 있지만, 밖으로 나가면 노천탕이 있다. 산에서 온천수가 나온다. 노천탕이 근사해서 아주 만족스러웠다. 눈이 내리는 가운데 노천탕에 몸을 담그고 있으니 천국에 온 것 같았다. 다 끝나면 3층 프런트에 가서 리스트밴드를 주면 퇴실증을 준다. 만일 뭔가를 온천 건물 안에서 사먹었다면 여기서 정산하고 퇴실증을 받는다. 퇴실증이 있어야 밖으로 나갈 수 있다.

■18:28 재즈드림에서 먹은 히츠마부시
유아미노 온천을 나온 뒤, 옆에 있는 재즈드림에서 장어덮밥(히츠마부시)과 맥주를 시켰다. 2만원이 넘는 비싼 가격이었지만 맛은 있었다. 온천을 끝내고 아주 기분 좋게 먹었다.
이곳 나가시마 스파랜드는 온천, 쇼핑몰, 식당이 한 군데 모여 있어서 하루 편히 지내기엔 최적의 장소로 보였다.
식사한 뒤, 하바나노사토에 가서 일루미네이션을 구경할 예정이었지만, 눈도 내리고 피곤하고 커플천국일 것 같아서 그냥 호텔로 돌아가기로 했다. 저녁 7시 7분에 쿠와나에 도착해서 킨텐츠레일패스의 마지막 특급표를 쓰고 나고야로 돌아왔다. 그리고 사카에로 간 뒤, 오아시스21의 도쿠베 스시에서 초밥 몇 개를 먹고 호텔로 갔다.
미에현 관광은 오늘 하루로 끝이다. 첫날보다 훨씬 만족스러운 코스였다. 언젠가 식구들과 같이 와도 좋겠다.

■20:40 테바사키
호텔 근처의 '세카이노 야마짱' 가게에서 그 유명하다는 닭날개 튀김(테바사키)을 먹어봤다. 실망. 짜고 살도 많지 않고 이건 그냥 교촌치킨 맛 아닌가. 한국사람에게는 맛집이 아닐 수도 있다.


3일째 여행기(클릭)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