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6-06

1박 2일 부산여행

2011년 6월 4일 코스
부산역 → 태종대온천 → 돼지국밥 → 태종대 → 자갈치시장 → 갓파스시 남포점 회전초밥 → PIFF광장 → 광안리해수욕장 → 센텀시티 신세계&롯데백화점 → 송정호텔 → 해운대 → 광안대교야경유람선 → 부산횟집 조개구이 → 송정호텔

서울역에서 5시간 동안 무궁화호를 타고 새벽 4시 4분에 부산역에 도착했다. 열차 안에서는 사람도 많고 잠을 이루기가 힘들어 2시간만 잠을 자서 좀 피곤한 상태였다. 새벽 부산역에는 노숙자들이 아무렇게나 잠을 자고 있었고 조용한 가운데 관광객들만 부산역을 빠져나가고 있었다.


버스정류장으로 가서 4시 45분 태종대행 첫차를 기다렸는데 버스는 5시 35분이 되어서야 도착했다. 버스회사에 전화해서 따졌더니 대중 없단다. 덕분에 나와 아내는 부산의 새벽 찬 바람을 원없이 쐬었다. 태종대행 버스를 탔는데 아내가 감기기운이 있는지 상태가 좋지 않다. 태종대를 가는 도중에 태종대온천이 있길래 일단 거기서 일단 내려서 쉬기로 했다. 아내가 열도 있고 추위를 타고 있다.


태종대온천 안은 사람이 그리 많지 않아 호젓하게 지낼 수 있었다. 물도 깨끗하고 하늘을 올려다보면 즐길 수 있는 노천탕이 있어서 좋았다. 30분 정도 몸을 담궜다가 나와서 찜질방에서 아내와 잠을 청한 뒤, 일어나서 다시 목욕하고 10시쯤 태종대온천을 나왔다.

쉬고 나니 아내의 몸상태가 좋아진 것 같아 한시름 놓았다. 태종대까지는 그리 멀지 않아 걸어서 입구까지 갔다.


근처에서 돼지국밥으로 아침을 먹었다. 부산에서 꼭 먹어봐야 할 음식 중 하나가 돼지국밥이란다. 워낙은 부산역의 맛집 본전돼지국밥에서 먹을 예정이었는데 시간이 맞지 않아 이곳에서 먹은 것이다. 시장한 덕에 그런대로 잘 먹었지만, 더 맛있는 집도 있을 텐데 하는 생각이 있어 조금 아쉬움은 있었다.


배를 채우자 힘이 났다. 태종대 비탈길을 올라가서 11시 40분쯤에 '다누비'라는 관광차를 탔다. 이 차로 태종대를 다 누비며 올라갔다.


차 안에는 중국인, 서양인 등 외국인도 많았다. 차 안에서 내려다 보이는 해안 경치가 그만이었다. 내려서 전망대로 갈 수도 있었는데 귀찮기도 하고 그래서 가서 보진 않았다.


버스를 타고 다시 부산역으로 갔다. 버스 안에서 아가씨들의 부산사투리를 듣고 있으니 이제서야 부산이라는 실감이 났다. 부산역에서 내려서 지하철을 타고 자갈치시장으로 갔다. 3500원으로 하루 온종일 다닐 수 있는 1일승차권을 사서 썼다. 자갈치시장은 사람들로 북적였다. 꼼장어, 생선들로 바다내음이 물씬 났다. 껍질 벗겨진 꼼장어가 살아서 움직이는 모습은 엽기적이었다.


시장 구경하다가 PIFF광장 쪽으로 갔다. 가다가 갓파스시 회전초밥집이 있어서 들어갔다.


갓파스시는 깨끗하고 쾌적한 느낌이라서 쉬기에 안성맞춤이었다. 초밥도 한 접시에 1500원이라 부담이 없었다. 맥주와 초밥을 15000원 어치 먹고 나왔다. 아내가 이곳을 만족스러워해서 나중에 한 번 더 오기로 했다.

PIFF광장에서 사주팔자도 보며 구경을 한 뒤, 지하철을 타고 광안역에서 내려서 광안리해수욕장으로 걸어갔다. 광안리해수욕장은 깔끔하니 좋았다. 저멀리 보이는 광안대교가 인상적이었다.


해변에서 쉬다가 다시 지하철을 타고 센텀시티역으로 갔다. 센텀시티역에는 아시아에서 제일 크다는 신세계백화점이 있었다. 들어가서 옷을 구경했다. 주로 아내가 구경하고 나는 앉아서 스마트폰으로 시간을 보냈다. 남자한테 옷 쇼핑은 쥐약이다. 마음에 드는 옷이 없어 롯데백화점에 갔는데 거기서도 역시 마음에 드는 옷이 없어 빈손으로 나왔다.


부산의 지하철은 4호선까지 있어서 시내관광하기에 편리했다. 다만 서울과 견주면 지하철역에 에스컬레이터가 적어서 계단을 오르내리는 일이 많았다. 곳곳에 외국인들이 많이 보였는데 이 때문에 이국적인 느낌이 났다.

장산역에서 내려서 택시를 타고 송정호텔로 갔다. 송정호텔은 송정해수욕장 바로 앞에 있었는데 외관이 마음에 들었다.


TV도 크고 내부도 가격에 견주어 쓸만했다. 다만 오션뷰 룸이 아니라서 바다는 바로 보이지 않고 측면으로 살짝만 보이는 게 아쉬웠다.


방에서 'KBS2 불후의 명곡2' 보다가 잠들었다. 불후의 명곡2가 끝날 때쯤에 잠이 깨서 유람선을 타기 위해 호텔을 나섰다. 택시를 타고 해운대 선착장으로 갔다. 택시는 달맞이길을 지나갔는데 차량과 관광객들이 무척 많았다.

해운대는 사람으로 바글바글했다. 유람선 출발시간인 9시 10분까지는 시간이 있어서 해운대 해안가를 한 바퀴 돌았다. 근처에 축제가 열리고 있었는데 가수 소찬휘가 나와서 노래불렀다. 사람들이 너무 많아 복잡해서 조금 보다가 나왔다.


광안리야경유람선을 타고 1시간 가량 해운대 주변을 돌았다. 아내는 야경이 홍콩 같다고 했다. 광안대교를 가까이서 지나갔는데 매우 웅장한 다리였다.


유람선관광을 마치고 조개구이집을 찾기 위해 걸어나가다 아내 스마트폰이 없어진 걸 깨달았다. 다시 유람선으로 가서 찾아봤는데 온데간데 없었다. 전화를 해봐도 전화를 잘 받지 않아 결국 잃어버렸다. 처음에는 속으로 짜증이 확 났지만 제일 속타는 건 아내라는 생각을 하니 아내에게 그냥 잊어버리라고 얘기해주었다. 그까짓 스마트폰 값이 인생을 좌우하지는 않는다.


부산횟집에서 조개와 맥주를 맛있게 먹고 호텔로 돌아와서 노래방에서 아내와 논 뒤, 방에서 맥주 한 병 나눠 마시니 잠이 스르르 들었다.


2011년 6월 5일 코스
송정호텔 → 가야밀면 송정점 → 해동용궁사 → 해안길 → 금련산역 다리집 떡볶이 → 갓파스시 남포점 회전초밥 → 터키인이 파는 쫀득쫀득 아이스크림 → 부산역

푹 자고 11시 40분쯤에 체크아웃했다. 송정해수욕장에는 벌써 수영하는 사람도 있었고 차량들이 즐지어 서있었다. 어제는 빡빡하게 돌아다녔으니 오늘은 좀 여유있게 다니려고 한다.


가야밀면 송정점으로 걸어가서 부산의 명물 '가야밀면'을 먹었다. 세트A 메뉴 시키면 가야밀면 2개와 만두가 딸려나왔다. 가야밀면은 물냉면과 비슷했는데 면과 맛이 독특했다. 날도 덥고 해서 시원하게 잘 먹었다. 옆 테이블에서는 부산 학생들의 부산사투리가 난무했다. 지나가는 꼬마들도 부산사투리를 쓰니 재미있었다. 온 주변이 부산 말을 쓰니 외국에 온 것 같다.


택시를 타고 해동용궁사로 갔다. 가까운 거리였는데 차가 밀려서 택시비가 2배(8200원)로 나왔다. 택시 아저씨는 이명박과 박정희 욕을 하면서 요즘 너무 경제만 중시하고 인문학을 등한시해서 나라가 이 모양이 되었다고 한탄했다. 돈만 벌려고 할 게 아니라 철학이나 윤리도 신경써야 한다고 말씀하셨다. 의외의 학식 있는 말에 나는 운전수 아저씨 얼굴을 다시 한 번 보기도 했다.


해동용궁사가 이렇게 관광객들이 많은 절인 줄 몰랐다. 절 입구부터 사람들이 북적거렸다. 절의 경치는 그만이었다. 동상들도 큼지막하고 절이 해안가와 잘 어울려서 멋이 있었다.


절로 가는 다리 밑에는 거북이 석상이 있었는데 거북이 등에 돈을 던져 넣게끔 되어 있어서 동전들이 여기저기 흩어져있었다. 지나가는 아주머니 왈 "동전이 거북이 등에 골인되면 거북이가 춤추고 뭐 그런 거 없나?"


해동용궁사에서 홍룡교를 건너 호젓한 해안길을 통해 수산과학관 근처로 왔다. 발효카페가 있길래 들어가서 바닷가 전망을 보면서 커피와 뽕잎발효차를 마시며 쉬었다. 주변 수족관에는 큰 붕어와 자라가 헤엄치고 있었다.


버스틀 타고 해운대역으로 갔다. 해운대역에서 금련산역으로 가서 블로그에서 추천하는 떡볶이집 '다리집'으로 갔다. 소문이 난 집이라 가게 밖으로 사람들이 줄지어서 있었다. 30분이나 기다렸는데 떡볶이를 줄서서 먹은 건 난생처음이다. B세트를 시켰는데 큰 떡볶이 2개와 오징어튀김, 오뎅을 묶어 4500원이었다. 떡볶이소스도 팔길래 만원 어치 550그램을 샀다. 집에 돌아가서 아내가 해준단다. 떡볶이는 무척 맛이 있었고 오징어튀김은 큼지막했다.


다시 자갈치시장으로 가서 어제 갔던 갓파스시 회전초밥집을 다시 갔다. 초밥과 맥주를 2만원 넘게 먹고 부산역으로 가서 1박 2일 동안의 부산여행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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