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6-02

레인보우 아일랜드 (PC엔진판)

버블보블의 속편으로 1987년에 오락실용으로 나온 액션 게임입니다.
한국 오락실에선 인기가 그렇게 높지 않았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해외에선 높은 평가를 받아 패미컴, 세가마스터시스템, PC엔진, 메가드라이브, 아미가, 게임보이컬러, PC 등등 많은 기종으로 이식되었습니다.

이 중에서 1987년 원작을 1993년에 이식 발매한 PC엔진판이 끌려서 해보았습니다.

원작과 PC엔진판의 차이는
-점수와 대수 표시 레이아웃 변경

-시작하기 전 옵션에서 난이도를 노멀, 이지 중 선택할 수 있음

-다이아의 수수께끼를 없음으로 골라 시작하면, 다이아몬드를 왼쪽부터 순서대로 모아야만 나왔던 시크릿룸이 다 모으기만 하면 나옴.

-점수 가산제 변경

-제한 시간이 다가오면 아래서 물이 차 올라오는데, 주인공이 잠기면 남은 수와 상관없이 게임 오버

-엔딩 문구가 영어에서 일본어로 변경

-엔딩 스텝롤에서 보컬 곡이 나옴

저는 스트레스 없이 클리어하기 위해 난이도 간단, 다이아의 수수께끼 없음을 골라 시작했습니다. 어떤 걸 골라도 엔딩에는 영향이 없는 것 같습니다.

전작 버블보블에서 드래곤 모습이었던 주인공 형제가 원래 인간 모습으로 돌아온 뒤, 부모님에게서 무지개 마법을 물려받고, 대마왕에게 납치된 마을 사람들을 구하기 위해 다시 모험한다는 이야기입니다.

공격 수단이 무지개 마법인데요. 무지개를 쏴서 적을 공격할 수도 있고, 무지개를 타고 올라갈 수도 있습니다. 무지개는 그 위에서 주인공이 점프하거나 시간이 지나면 사라집니다. 무지개 위에 무지개를 세우면 위로 계속 올라갈 수 있습니다.

한 면 클리어 게임이었던 버블보블과 달리 제일 위까지 올라가서 골인하면 한 스테이지가 끝납니다.

적을 물리치고 위로 올라가는 것 자체는 쉬운데요. 진 엔딩을 보기 위한 조건이 까다롭습니다. 무지개에 맞은 적이 추락하면 아이템이 나오는데, 그중에 다이아몬드가 가끔 나옵니다.
총 7색의 다이아몬드를 얻은 상태에서 그 섬의 보스를 물리쳐야만 빅 다이아몬드를 얻을 수 있는데요. 7개의 섬에 빅 다이아몬드가 하나씩 있으니 섬마다 각각 다른 색의 다이아몬드 7개 얻는 걸 반복해야 합니다.

모든 적을 추락시켜서 나오는 아이템들을 잘 봐놓고 자기에게 없는 색의 다이아몬드면 잽싸게 먹고 올라가야 합니다.

이게 어렵네요. 다만, PC엔진판의 경우, 이미 클리어한 섬을 다시 갈 수 있어서 빅 다이아몬드를 얻지 못해도 다시 도전할 수 있습니다.

빅 다이아몬드 7개를 모두 모으면, 대형 거울을 얻을 수 있는 8, 9, 10번째 섬이 열리고 이번엔 대형 거울을 얻기 위해 7색의 다이아몬드 찾는 작업을 세 섬에서 또 해야 합니다.

즉, 진 엔딩을 보기 위해선 빅 다이아몬드 7개+대형 거울 3개가 필요하단 얘기죠.

다만, 다섯 번째 섬 보스전에서 출연하는 시크릿룸에 들어가면, 6, 7번째 섬을 건너뛰고 빅 다이아몬드 7개가 다 모인 채로 8번째 섬으로 직행하는 지름길이 있긴 합니다.

그래픽이 밝고 깔끔해서 기분이 좋아지는 게임이에요. 보스전은  보스의 맷집이 세지 않아 쉬운 편입니다.

7색 다이아몬드를 다 모은 상태에서 섬의 보스를 물리치면, 보물 상자에서 빅 다이아몬드가 나옵니다. 시크릿룸으로 가면 보스와 싸우지 않고도 빅 다이아몬드를 얻고 클리어 가능합니다.

날개 아이템을 얻으면 게임이 쉬워집니다. 점프 버튼을 연타하면 위로 날아갈 수 있습니다. 최고의 밸런스 붕괴 아이템이라고 할 수 있죠.

다섯 번째 섬은 알카노이드, 여덟 번째 섬은 페어리랜드 스토리, 아홉 번째 섬은 다라이어스, 마지막 섬은 버블보블을 바탕으로 구성된 스테이지라서 반갑고 즐거웠습니다. 타이토가 자사의 그 시절 간판 캐릭터들을 총출동시켰네요.

버블보블 섬은 버블보블 BGM이 나와서 좋았습니다. 끝판왕은 거대한 버블 드래곤 모습을 한 암흑 대마왕입니다. 쓰러뜨리면 거대 스컬 몬스터로 변해 한 번 더 싸웁니다만, 아홉 번째의 섬 시크릿룸에서 WAVE 아이템을 얻었다면, 한 방에 물리칠 수 있습니다.

끝판왕을 물리치면, 그때까지 얻은 대형 거울 세 개를 이용해서 마을 사람을 구출할 수 있습니다. 대형 거울이 하나라도 없으면 배드 엔딩입니다.

드래곤 모습이던 마을 사람들이 원래 모습으로 돌아오고 모두 풀려납니다.

주인공을 헹가래 쳐주는 마을 사람들.

스텝롤에서 PC엔진판은 원작에 없던 보컬 곡 ‘무지개를 건너는 소년’이 나옵니다. 밝고 듣기 좋은 곡이네요. 멋진 엔딩입니다.

엔딩에서 주인공은 레인보우 아일랜드를 구한 공로로 파라솔을 받았습니다. 이야기는 다시 속편 <파라솔 스타>로 이어집니다.

이 게임이 나올 당시에는 버블보블 비슷한 게임에 질려서 관심이 없었는데, 막상 해보니까 아주 잘 만들었네요. 하는 내내 즐거운 명작이었습니다.

엔딩 본 날 - 2024년 6월 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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