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3-16

듀프리즘

1999년 스퀘어가 플스1으로 발매한 액션RPG. 루우, 민트 두 명의 주인공 중 한 명을 골라 진행하며 각자 스토리가 다르다. 옛날에 민트를 주인공으로 깬 적이 있는데, 허세 소녀 민트의 정신나간 개그가 무척 재미있었다. 당시 루우로 깨지 못한 게 걸려서 다시 해보게 되었다. 진엔딩 보려면 두 주인공으로 한 번씩 모두 깨야 한다. 2회차에선 강한 상태로 시작할 수 있는 특전이 있다. '하나의 세계에 두 개의 판타지'라는 광고문구처럼 두 주인공은 같은 배경에서 활약하고 서로의 이야기에 등장하지만, 각각 스토리는 별개의 패러럴월드로 진행된다.

루우는 개그 캐릭터 민트와 달리 진지한 스토리로 진행된다. 같이 살던 연인이 정체불명의 적에게 습격을 받아 사망하고, 루우는 연인을 살리기 위해 강대한 힘을 지녔다는 고대의 유산을 찾아나선다.

당시 플스1 게임들은 3D 모델링이 어설프고 목각인형 같아서 인간미가 없는데, 이 게임은 그런대로 깔끔한 편이다. 플스1 수준에선 꽤 괜찮은 모델링이라고 생각한다. 연출도 세련되어서 보는 맛이 있다.

민트는 마법을 써서 진행하는데, 루우는 막히는 곳을 몬스터로 변신해서 진행한다. 몬스터를 쓰러뜨려서 얻는 메달로 변신할 수 있는데, 변신할 수 있는 몬스터 수가 정해져 있기 때문에 필요하면 해당 몬스터를 쓰러뜨려서 메달을 교체해야 한다. 이걸 몰라서 처음에 조금 헤맸다.

루우의 스토리는 민트와 달리 진지하다. 캐릭터 자체가 민트처럼 개그 요소가 전혀 없다. 왕도물에 가깝긴 한데, 나름 반전도 있고 그래서 흥미진진하다. 개인적으론 민트 쪽 스토리가 훨씬 재밌긴 했지만, 이야기 전개 상 루우 쪽이 진정한 주인공 같다.

중간중간 약간의 퍼즐이 있지만, 아주 어렵진 않았다. 중요한 건 섬세한 점프 실력. 플레이타임이 캐릭터당 20시간 이내라서 짧고 굵게 즐길 수 있다.

두 주인공으로 다 엔딩을 보면, 진엔딩이 나온다. 진엔딩 내용은 후속편을 암시하는데, 끝내 나오지 않았다. 지명도는 높지 않지만, 스퀘어의 명성답게 굉장히 잘 만들었고, 걸작이라고 생각한다. 왜 리메이크하지 않았을까 의아할 정도. 옛날에도 재밌게 즐겼고 지금 해도 재미있었다.


엔딩 본 날 - 2021년 3월 1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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