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3-10

모모타로 전설 PS1

일본의 전래동화 모모타로를 소재를 한 RPG. 오래전부터 해보고 싶었던 게임인데, 이제서야 엔딩을 봤다.
이 시리즈는 나와 있는 게 너무 많아서 어떤 걸로 해야 할지 고민했다.

·모모타로 전설1 (패미콤, X68000)
·모모타로 전설 터보 (PC엔진) - 패미콤판 1편의 리메이크
·모모타로 전설2 (PC엔진) - 1편의 3년 후 이야기
·신 모모타로 전설 (슈퍼패미콤) - PC엔진 2편을 대폭 리메이크. 1편의 6년 후 이야기
·모모타로 전설 (플레이스테이션, 윈도우) - PC엔진 1편(터보) 리메이크
·모모타로전설1→2 (게임보이) - PC엔진판을 기본으로 1, 2편 합본

위키피디아를 본 결과, 1편을 한다면 가장 하드웨어 스펙이 좋은 플스1판으로 하는 게 제일 좋겠다는 결론이 섰다.
모모타로는 냇가에 떠내려온 복숭아에서 태어난 소년이다. 일본에선 아주 유명한 전래동화의 주인공이라고 한다. 게임은 초반만 동화와 비슷하고 이후에는 여러 일본 전래동화와 섞어놨다. 어떤 장면은 성경의 모세 이야기를 생각나게 하는 부분도 있다.
동화인 만큼 내용은 꽤 유아스럽다. 약간의 개그 코드가 귀여운 그림과 어울려서 유쾌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그래픽은 매우 깔끔하고 밝은 느낌이다.
초반 해보고 저연령층에 어울리는 게임 같아서 그만두려고 했는데, 그때까지 한 게 아까워서 엔딩까지 갔다.
천외마경 시리즈를 만든 허드슨답게 모모타로 전설도 일본의 전통색을 잘 담아냈다. 일본 곳곳의 축제도 게임에서 나온다. 특히 벚꽃 축제는 캐릭터의 표정들과 흩날리는 꽃잎이 어우러져 보고 있으면 기분이 좋아졌다. 이 게임에서 가장 기억에 남은 장면이었다.
만화 같은 그림체는 좋았지만, 대사에서 캐릭터의 개성이 별로 표현되지 않은 건 아쉽다. 등장인물들이 매우 단순하게 표현된다.
이야기는 복잡한 게 하나도 없다. 모모타로가 나쁜 귀신들을 물리치는 게 다다. 스토리에서 특별히 감동을 느끼긴 어렵다. 그냥 동화 보는 것 같다.
수수께끼 나오는 부분 말고는 별로 헤맬 곳이 없지만, 전투는 조우율이 높아서 난이도가 있는 편이다. 시스템은 깔끔해서 흠잡을 건 없다.
저연령층을 대상으로 한 게임 같지만, 아이들이 한다면 좀 애매한 부분이 있다. 우정, 사랑, 정의... 이런 걸 메시지로 삼는 게임인데, 폭력이 그 수단이 된다.
귀신들은 주인공에게 맞아서 패배해야만 그 우정, 사랑, 정의를 몸으로 깨닫고 뉘우친다. ㅋㅋ 그렇게 해야 게임이 되겠지만, 교육적 효과 같은 건 염두에 두지 않은 것 같다. 우정, 사랑, 정의보다는 강한 게 전부다라는 교훈을 준다.
마지막 왕은 염라대왕이다. 염라대왕조차도 맞고 나니 주인공이 옳다는 걸 알겠단다.
개인적으론 완성도에 비해 스토리가 너무 빈약해서 좋은 평가를 내리진 못하겠다. 이게 재미났으면 6년 뒤 이야기가 펼쳐지는 SFC판 신 모모타로 전설을 하려고 했는데, 딱히 이어서 할 생각이 들지 않는다.
별 부담 없이 아무 생각 없이 진행할 수 있는 일직선 RPG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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