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3-03

판타시스타4 천년기의 끝에

판타시스타 4부작 시리즈의 완결작. 2편으로부터 1000년 후의 이야기다.
싸이제로님이 만든 MD용 비공식 한글판도 있는데, 나는 4편도 플스2 일본어판으로 깼다. 한글이 읽기 편하지만, 플스2판은 이동속도를 빠르게 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덕분에 쾌적하게 엔딩을 봤다.
4편은 전편들과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완성도가 높다. 그래픽은 말할 것도 없고 조작 방식도 매우 편해졌다. 메가드라이브 최고의 RPG답다. 개인적으로 깔끔한 그래픽이 마음에 들었다.
전편들은 등장인물의 개성이 매우 부족했지만(기억나는 게 1편의 고양이? 캐릭터밖에 없음), 4편은 각 등장인물의 성격이 뚜렷해서 생기가 있다. 그리고 각 인물의 목적 의식이 분명하다. 전편들은 왜 그런 행동을 하는지에 대해 설명이 부족해서 공감이 되지 않았으나 4편은 그런 부분에선 완성도가 높다.
 주인공은 무작정 정의를 위해 세상을 구하기 위해 움직이지 않는다. 심지어 신에게 왜 내가 당신이 내건 사명을 따라야 하느냐고 따지기도 한다. 그 장면에서 통쾌했다. 일본RPG에서 흔히 나오는, 사심도 없고 욕망도 없이 정의감만 넘치는 주인공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기 때문이다.
4편은 시리즈 완결작답게 모든 이야기를 마무리짓는다. 다크펄스가 어디서 왔는지도 밝혀지고 1000년마다 부활하는 걸 못 하게 아예 근원을 없앤다. 이제 판타시스타 세계에는 진정한 평화가 찾아왔다. 이 세계관에서는 더 이상 할 이야기가 없어서 5편이 안 나온 것 같다. 개인적으론 2편에서 등장한 지구인 이야기를 더 끌여들여서 파격적으로 끌고 나가도 재미날 것 같은데 말이다.
모든 면에서 전편을 앞서지만, 스토리에서 다소 아쉬운 점은 2, 3편에서 보여준 비장함이나 놀라운 장면이 없다는 것이다. SF 요소도 1, 2편보다는 적게 느껴진다. 우주를 배경으로 하지만, 주무대는 일반 판타지스러웠기 때문이다. 평이한 애니메이션을 본 것 같은 느낌? 3편을 4편의 완성도로 리메이크하면 좋을 것 같다.

그래도 4편은 1993년 기준으로 대작이라고 말하고 싶다. 닌텐도의 드래곤 퀘스트5나 스퀘어의 파이날 판타지5에 버금가는 수준이다. 오히려 그래픽 쪽에는 점수를 더 주고 싶다. 그 게임들보다 앞서서 나왔다면 평가가 더 높았을런지도 모르겠다.
어린 시절, 할 기회가 없었던 판타시스타 시리즈의 끝을 볼 수 있어서 좋았다.

엔딩 본 날 : 2015년 3월 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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