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12-26

E-book 리더 SONY PRS-505

평소 이북(E-BOOK)에 관심이 많고 좋아한다. 이사할 때마다 많은 책을 옮기다 보면 짜증도 나고 가지고 다니는 책의 부피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내 책장의 종이책들을 모두 TXT나 PDF로 바꾸면 작은 USB메모리 하나에 다 들어갈 텐데 하는 생각이 든다.

컴퓨터, PMP나 PDA로 이북을 보는 것은 지금도 가능하나 문제는 액정이 발광체라 쉽게 눈이 피로해진다는 점이다. 종이책보다 시력에 나쁜 것은 말할 것도 없다.

그래서 전자잉크를 사용한 이북리더를 눈여겨보다 결국 소니 PRS-505를 샀다.
이 제품은 우리나라에서는 팔지 않는 제품인데, 우연히 새것을 파는 분이 있어 적당한 가격에 손에 넣었다.


처음 PRS-505를 받아봤을 땐 조금 실망했다. 메뉴속도가 느린 편이라 답답하고 화면의 느낌이 전자사전의 흑백액정 보는 거 같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하철 타고 다니며 보니 확실히 LCD액정보다는 눈이 훨씬 편하고 읽기가 좋다. 가독성이 종이책 수준은 아니더라도 신문지 수준은 되는 것 같다.


텍스트 파일뿐 아니라 만화도 볼 수 있는데, 스캔 파일의 질이 좋으면 쾌적하게 만화를 감상할 수 있다. 물론 컬러는 지원하지 않는다.


PRS-505는 한글을 공식 지원하지 않아서 한글을 편하게 보려면 따로 한글화를 해줘야 한다. 파일만 따로 받으면 한글화는 그리 어렵지 않다.
지원하는 포맷은 TXT, PDF, LRF, JPG 등인데, 제대로 보기 위해선 원래 파일을 유니코드TXT나 LRF로 변환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이 과정이 조금은 귀찮아서 컴퓨터와 친하지 않은 사람에게는 추천하지 않는다. 복잡한 과정을 감수한다면 글꼴도 자기가 원하는 것으로 바꿀 수 있다.


아쉽게도 온라인 서점 등에서 파는 이북 컨텐츠들은 현재로선 볼 수 없다. 그래서 결국 어둠의 루트에 널려있는 이북들을 보게 된다. 이런 점이 이북 리더의 시장확대를 가로막는 장벽이라고 생각한다.


<책은 죽었다>라는 책에서는 소니 리더에 대해 다음과 같이 평하고 있다.

*리더의 화면은 여전히 부족한 점이 많은 것 같다. 각 페이지는 해당 버튼을 눌러야 넘어가는데, 유감스럽게도 각 페이지가 넘어갈 때마다 1초가 걸리며 이 1초 동안 화면은 검게 변했다가 다시 환해진다. 어떤 이들은 문제가 없다고 주장하지만 다른 이들은 독서의 흐름을 방해한다고 불평한다.

*인쇄책과 마찬가지로 소니 리더에도 검색 기능이 없다. 결국 이북의 가장 큰 장점 중 하나가 없는 셈이다.

*아이팟의 경우는 사용자들이 각자 소장하고 있는 CD들을 아무런 추가 비용 없이 디지털화할 수 있다. 또한 무료로 불법 다운로드를 받을 수 있고, 아이튠즈에서 합법적으로 노래를 살 수 있다. 그러나 소니 리더는 사용자들이 소장하고 있는 책들을 활용할 수 없다. 현재로서는 사용자들이 소장하고 있는 책을 적당한 전자 형식으로 쉽게 스캔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더구나 아이팟에 견주어 콘텐츠를 다운로드 받을 곳도 많지 않다. 소니가 제공하는 커넥트 저장소에서 얻을 수 있는 책들은 턱없이 부족하고 싸지도 않다. 이북 리더가 성공하려면 오프라인 서점보다 책의 가격이 싸야 하고 훨씬 많은 물량을 확보하고 있어야 한다.

*소니 리더의 화면 기술은 아직 완벽한 수준이 아니며 콘텐츠 제공 역시 부족한 점이 많다. 그러나 책 문화의 앞날을 향해 조금이나마 작은 진전을 이루었다는 점은 높이 살만 하다.

이북 리더는 아직 매니아들 사이에서만 퍼진 기기이지만, 위의 문제가 해결된다면 종이책 시장을 상당 부분 잠식하지 않을까 예측해본다.

댓글 2개:

  1. 저도 이북에 대해 굉장히 관심이 많은 편인데요.. ^^
    컨텐츠는 구입을 할 수 있는것인지요?
    북토피아나 이런 곳에서 책을 구입해서 볼 수 있는 건지 궁금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적당한 곳에서 다운받은 txt 파일만 볼 수 있는 건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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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우리나라 사이트에서 구입할 수 있는 이북은 아쉽게도 볼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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