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3-10

톱을 노려라! 건버스터 VOL.1, 2

안노 히데아키 감독의 유명한 애니메이션을 리버힐소프트가 게임화. 1992년에 VOL.1이, 1993년에 VOL.2가 PC엔진 CD로 발매되었다. 원래는 VOL.3까지 나와야 결말을 볼 수 있는 작품인데, 많이 안 팔렸는지 끝내 나오지 않았다.

학생 시절, 일본어도 모르면서 VOL.2를 구해서 감상했던 기억이 난다. 게임기에서 애니메이션과 성우 음성에 노래까지 나온다는 점을 무척 신기하게 생각하던 시절이어서 말을 몰라도 감탄하며 감상했다.

커맨드 선택 방식이며, 잘못 선택하면 스트레스가 늘어나고 정해진 수치를 넘기면 게임오버된다. 선택이란 게 거의 애니메이션과 같은 진행을 요구하기 때문에 원작을 미리 본 사람이 정답을 찾는 데 조금 유리하다. 하지만, 애니메이션을 다 본 사람이 이 게임을 굳이 할 필요가 있나 싶다. 스토리가 완전히 똑같기 때문이다. 열혈 팬이 아니라면 이 게임보다 원작 애니를 권한다.

VOL.1에선 소련 출신 파일럿 융의 가슴 노출이 있다. 가정용 게임에서 야한 장면을 종종 볼 수 있는 건 PC엔진의 매력이었다.

VOL.2는 가위바위보를 해서 이기면, 노리코가 옷을 벗는 서브 게임이 하이라이트다. 세 번까진 어찌어찌 이길 수 있지만, 마지막 네 번째는 사기 수준이어서 이기기 어렵다. 스무 번 가위바위보 하면 한 번 이길까 말까다. 순전히 운이다. 실기로 하던 시절엔 노리코의 마지막 벗은 몸 보는 걸 포기했지만, 에뮬 강제세이브 힘을 빌려 겨우 봤다. 그밖에 성우의 본편 미수록 음성과 드라마도 포함되어 있다.

엔딩을 보면, 커맨드 선택 없이 처음부터 끝까지 보여주는 올스토리 감상 항목이 생긴다. 게임 안 하고 이걸 보는 게 더 편하다. 하지만 이걸 틀어놓느니 애니를 보는 게 낫겠지.

게임성은 거의 없다시피 하지만, 나에겐 추억이 있어서 다시 해보니 그 시절로 잠시 돌아간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오프닝송과 엔딩송도 무척 좋다.

원작 애니메이션은 초명작이다. 혹시 못 본 분이 있다면 원작을 감상하길 바란다.

엔딩 본 날 - 2022년 3월 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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