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3-09

크레스트 오브 울프

1993년 웨스턴이 개발하고 허드슨이 PC엔진 슈퍼CD롬으로 발매한 벨트스크롤액션 게임. 원작은 오락실용으로 나왔던 <라이엇 시티>이지만, PC엔진으로 이식되면서 다른 게임으로 보일 정도로 크게 바뀌었다. 원작 라이엇 시티는 세가가 발매했는데, 희한하게 자사의 메가드라이브로 이식이 안 되고 라이벌인 PC엔진용으로 나왔다.

주인공 호크는 <파이널 파이트>의 코디를 모방한 외모로 보인다. 처음부터 B급 냄새가 난다. 납치된 연인을 구하러 나선다는 점 또한 파이널 파이트랑 똑같다. 난 코디 짝퉁 말고 펑크족처럼 생긴 토니를 골라서 진행했다. 호크보다 느리지만 힘센 캐릭터다.

파이널 파이트나 더블 드래곤 같은 수준의 타격감까진 아니지만, 나름 때릴 때 통쾌한 편이다. 버튼 두 개만 써서 조작하기도 편했다. 음악은 상당히 괜찮다. CD음원을 잘 활용한 것으로 보인다. 음악만큼은 원작보다 낫지만, PC엔진 성능상 원작과 달리 1인 플레이만 가능하다.

적엔 여자도 있는데, 인정사정 없이 팰 때 가엽기도 했다. 그러게 가냘픈 몸으로 왜 덤벼.

한 스테이지가 꽤 긴 편이다. 적들은 그리 다양하지 못한데, 계속 반복되니 중간중간 지루하다. 이 게임이 당시 왜 높은 평가를 받지 못했는지 알 수 있었다. 게임은 쉬운 편이다. 날라차기만 잘 쓰면 졸개건 두목이건 어렵지 않게 물리칠 수 있다. 난이도를 3단계로 설정 가능한데, HARD로 설정해도 특전 같은 건 없는 모양이다.

주인공 둘은 미국 캐릭터인데, 중국과 일본색 팍팍 나는 스테이지에서 싸운다. 상대 조직 자체가 일본과 중국 조폭들이 섞인 것 같다.

끝판왕 사무라이를 물리치면 주인공의 연인 캐서린을 볼 수 있다. 이왕이면 미인으로 설정할 것이지 아쉽게도 그렇진 않았다.

파이널 파이트나 베어너클2 같은 명작과는 비교할 수 없는 수준이지만, 할만한 벨트스크롤액션게임이 많지 않았던 PC엔진 쪽에선 감지덕지한 게임이 아니었을까 싶다. 조잡한 면이 있지만, 그럭저럭 시간 때울 정도는 되는 평작.


엔딩 본 날 - 2022년 3월 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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