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2-03

스타 오션4 XBOX360


현재 5편까지 나온 스타 오션의 4번째 이야기다. 4번째지만 시간순으론 가장 앞선 시대를 다루고 있다. 나는 이렇게 시리즈로 나온 게임은 시간순으로 하는 걸 좋아한다. 4편을 먼저 깨고 1, 2, 3편을 시간순대로 할 생각이었다.

게임을 돈 주고 사서 하면 재미없어도 끝까지 하게 된다. 이 게임이 그렇다. 슈퍼패미컴 시절부터 지금까지 계속 시리즈로 나온 역사 깊은 게임이라 기대했지만, 몇 시간 해보고 실망했다. 괜찮은 점을 딱히 꼽을 수 없는 총체적 난국. 그렇지만 돈 아까워서 일단 엔딩을 봤다. 공략 보고 20시간 걸렸다.

시스템은 쾌적해서 별 불만이 없다. 그러나 다른 것들은 못 봐주겠다. 그래픽은 처음엔 좋다고 느꼈지만, 광원 효과를 지나치게 써서 난잡하고 적 캐릭터들은 종류가 많지 않아서 단조롭다. 그래픽이 좋다면 좋은데 좋아할 수 없는 그래픽이라고 할까... 끌리지가 않았다.

주인공부터 마음에 안 들었다. 찌질하고 현실감 없는 캐릭터다. 왜 자신과 관계 없는 사람들을 목숨까지 걸고 살리려고 애쓰나. 근본을 알 수 없는 박애주의 정신과 정의감이 넘친다. 주인공에게 인간다운 사심이나 이기심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 이런 비현실적인 캐릭터라면 왜 이런 성격이 되었는지 자세히 설명해줬음 좋겠다. 중간에 자신의 선택 때문에 번뇌하는데 그 번뇌도 어린애 같아서 공감이 안 간다. 주인공의 대사들도 하나같이 오글오글.


게임 전반에 걸쳐 '동료애'를 부각하는데, 주인공과 여주인공은 소꿉동무라 그렇다 쳐도 나머지 아군들은 만나고 얼마 안 되었는데 바로 가족 같은 동료가 된다. 뭘 얼마나 안다고 서로들 끔찍히 챙기나. 그 동료가 되는 캐릭터 중 대부분이 내 취향이 아니라서 제발 동료가 되지 않았으면 했다. 그 날개 달린 안경 여자는 등장할 때마다 짜증나서 헤어질 때 쾌재를 불렀는데 나중에 멋대로 동료로 들어와서 속으로 '안돼! 꺼져!' 했다. 고양이 소녀도 마찬가지. 뭐 이런 매력 없는 캐릭터를 만들었나. 그나마 여주인공과 섹시한 누님 캐릭터는 마음에 들었다. 이 게임을 그나마 참고 끝까지 갈 수 있었던 건 단지 두 캐릭터 덕분이다.


중간중간 삽입된 동영상이 엄청 길다. 플레이 시간보다 동영상 감상한 시간이 더 길게 느껴질 정도다. 임팩트 있는 장면이 없어서 지루하다. 장황한 대사에 평범한 장면의 연속. 다 스킵하고 싶은 충동이 든다.

스토리는 좀 유치하다. 성인 취향과는 거리가 멀다. 중학생이 보는 소년 만화에나 나올 법한 이야기다. 다른 스타오션 시리즈도 이렇다면 손대고 싶지 않다.


여주인공의 외모가 마음에 들어서 끝은 봤다. 위 장면은 유일한 서비스컷. 주인공과 더 진한 모습을 보여주길 원했는데, 그 흔한 키스신조차 안 나와서 아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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