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1-03

로맨싱 사가 민스트럴송

2016년 첫 엔딩을 본 게임은 로맨싱 사가 민스트럴송(PS2)이다. 슈퍼패미컴 시절 1편을 UFO 디스켓으로 열심히 플레이했는데, 적도 강하고 어떻게 진행해야 할지 알 수가 없어서 도중에 포기했다. 그러다 지난해 로맨싱 사가3를 깬 뒤, 로맨싱 사가2가 스마트폰용으로 리메이크된다는 소식을 보고 1편을 다시 하고 싶었다. 슈퍼패미컴 1편은 비공식 한글판이 나와 있어서 그걸로 할까 잠시 망설였지만, 플레이스테이션2판이 훨씬 나아 보여서 결국 민스트럴송으로 했다.
민스트럴송이 처음에 나왔을 때는 대두 캐릭터들이 너무 마음에 안 들어서 플레이할 생각이 없었다. 하지만 직접 해보니 이토 겐지의 음악이 대단히 훌륭해서 그런 부분을 다 덮었다. 원래 좋은 음악이었지만 리메이크되면서 더더욱 웅장하게 바뀌었다.


슈퍼패미컴판에 비해 그래픽도 대폭 파워업되었다. 보스의 막강함과 위세가 느껴진다. 원판에 견주어 환골탈태. 완전히 다른 게임이다. 하면서 그래픽에 감탄했다.


슈퍼패미컴 시절엔 비극의 주인공 알베르트를 선택했지만, 플스2판에선 도둑 쟈밀을 선택했다. 해보니 성격이나 외모나 별로 마음에 안 드는 캐릭터였다. 아이샤하고 로맨스가 있었으면 좀 낫지 않았을까. 제목에 '로맨싱'도 들어가 있는데 말이다.


슈퍼패미컴 원작도 그랬지만, 플스2판도 난이도가 만만치 않다. 프리 시나리오라서 초반과 후반부를 제외하면 이벤트 진행 순서를 취향대로 할 수 있지만, 그 탓에 이벤트가 끝날 때마다 다음엔 뭘 해야 할지 막히는 경우가 잦다. 광활한 대륙에서 다음엔 어디로 갈지 친절하게 알려주지 않기 때문에 이벤트를 스스로 찾아다녀야 하는데, 이벤트가 시기별로 한정되어 있어 가봤자 아무 일도 안 일어나는 곳이 많다. 시기와 장소에 구애받지 않는 이벤트가 더 많이 있었으면 좋지 않았을까. 처음 한다면 공략이 꼭 필요한 게임이다.


어렵긴 하지만, 기대 이상으로 재미나게 했다. 음악이 이렇게 좋은 게임은 오랜만이고, 그래픽도 상당히 좋았다. 플스2에서 손꼽을 수 있는 RPG 대작이라고 할 수 있다. 아직 못 간 곳도 있고, 숨겨진 요소가 많아서 언젠가 다른 주인공으로 또 플레이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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