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5-27

베르세르크 천년제국의 매편 - 상실화의 장

1999년 12월에 드림캐스트용으로 나온 액션 게임. 오직 드림캐스트로만 즐길 수 있는 오리지널 스토리다. 리메이크된 적도 없다. 그리피스가 현세에 강림한 뒤, 가츠가 동료를 얻기 전까지 벌어지는 일을 게임화했으며, 원작자 미우라 켄타로가 감수를 했다고 한다.

그래픽은 플스2나 PC로 나온 베르세르크 게임들보다 당연히 떨어지지만, 원작의 시궁창 같은 느낌을 잘 살려서 레트로 게이머들에겐 수작으로 인정받고 있다.

투박한 대검의 묵직함을 그대로 느낄 수 있어서 그걸 들고 싸운다는 게 얼마나 힘든지 알 수 있는 게임이다. 움직임 자체가 무거워서 통쾌함은 덜할 수 있지만, 원작 재현도는 높다고 할 수 있다. 대검뿐 아니라 수리검, 작열탄, 보우건, 핸드캐논 등도 구현되어 있다. 적에게 어느 정도 맞으면, 버서크 모드가 발동되어 일정 시간 가츠의 움직임이 빨라진다. 다소 답답했던 부분이 이때 풀려서 통쾌함을 느낄 수 있다.

가츠와 캐스커는 방랑하다가 어느 마을에 들리게 되는데, 거기서 환상종 만드라고라의 영향으로 좀비가 된 인간들과 맞서게 된다. 원작의 베헤리트, 사도, 조드, 해골 기사도 등장하며, 원작의 에피소드처럼 소중한 것을 바쳐서 사도가 되는 인물들이 나온다. 씁쓸하게 끝나는 게 베르세르크답다.

재밌는 점은 캐스커의 정신이 잠시 돌아온다는 거. 이 게임이 나올 당시엔 원작에서 캐스커가 계속 정신 나간 상태였기 때문에 기억이 돌아온 캐스커를 게임에서 볼 수 있다는 점이 주목을 받았다.

적의 수가 다양하지 못하고 조금 답답한 면이 있지만, 그 당시 기준으로 생각하면 수작으로 꼽기엔 충분한 작품이다. 보통 만화를 원작으로 한 게임은 캐릭터성에만 의지한 나머지, 완성도는 떨어지는 경우가 많은데, 이 게임은 그렇지 않았다.

레트로아크로 돌렸는데, 등장인물이 이상하게 움직이는 증상이 있어서 안드로이드용 Redream로 실행했다. 엔딩까지 아무런 문제 없이 완벽하게 돌아갔다. Very Easy로 하면, 누구나 엔딩을 볼 수 있다.


엔딩 본 날 - 2021년 5월 2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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