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7-08

파이널 버블보블


<버블보블>은 80년대 국내 오락실에 <보글보글>이란 이름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액션 게임이다. 1986년 타이토에서 만들어 발매한 뒤로 많은 기종으로 이식되었다.
기종마다 원작과는 다른 특색을 보이는데, 1988년 세가마크3(삼성겜보이)용으로 나온 <파이널 버블보블>은 많은 것이 추가되었다. 발매는 세가가 했지만, 개발은 원 제작자인 타이토가 직접 맡아 '파이널'이란 이름에 걸맞은 이식이 되었다.


오락실에서 이 게임에 관한 기억은 아주 쉬워 보인다는 것이었다. 쉬워서 50원(당시 오락실 게임 한 판값)으로 온종일 할 수 있지 않나 싶었다. 진득하게 해보지도 않고 그땐 그렇게 생각했다. 하지만, <파이널 버블보블>을 해보고 그게 착각이었음을 알았다. 초반에나 쉽지, 갈수록 어려워지는 게임이다. 머리도 써야 하고, 보스전이 무척 어렵다. 귀여운 캐릭터 보고 만만하게 생각했다간 오산이다.


오락실판 원작은 100판으로 끝나지만, 이건 200판이나 된다. 세가마크3의 성능상 그래픽과 음악은 원작보다 좋을 순 없지만, 내용이 더 세밀하고 추가된 것이 많다. 주인공을 중심으로 돌며 적을 퇴치하는 요정 아이템, 더 많아진 보석방 비밀문, 추가된 중간 보스, 더 길고 구체적으로 묘사된 엔딩 등 내용 면에선 원작을 뛰어넘는다. 스테이지가 길기 때문에 이어서 할 수 있는 패스워드를 제공한다.


<파이널 버블보블>은 100판까지 가기 전에 적색, 청색, 녹색 구슬을 모아야 한다. 다 못 모은 채로 100판 보스를 이기면, 베드 엔딩이 나온다. 베드 엔딩 메시지에 3개의 구슬은 각각 스테이지 10, 50, 90에 있다고 알려준다. 한 번 클리어했던 스테이지는 컨티뉴 시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어 그나마 편하다.


3개의 구슬이 있으면, 100판 보스를 쓰러뜨린 뒤, 주인공의 여자친구와 강제로 결혼식을 거행하는 적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원작과 달리 대사까지 나오며 세밀하게 묘사된다. 적은 여자친구를 데리고 다시 도망간다. 또 100판을 깨야 한다. 헉헉


갈수록 어려워지는데, 끝판왕이 도사리고 있는 200판에 가려면, 몇 가지 아이템을 또 모아야 한다. 스테이지 115, 135, 145, 155, 195에 출연하는 비밀문에 꼭 들어가야 아이템을 얻을 수 있다. 특히 스테이지 145에 있는 양초는 꼭 얻어야 편하다. 얻지 못하면 이후 스테이지를 암흑 속에서 클리어해야 한다.


나는 모르고 지나치는 바람에 몇몇 아이템을 얻지 못했는데, 컨티뉴로 해당 스테이지로 갔더니 비밀문이 나오지 않아서 낭패였다. 결국 200판 갈 수 있는 패스워드를 인터넷에서 찾아서 끝판왕을 깨고 엔딩을 봤다.


공룡 모습이 되는 저주에 걸렸던 주인공은 인간의 모습으로 돌아왔고, 여자친구와 포옹을 하며, 해피엔딩을 맞이한다.
귀엽고 유아스러운 첫인상과 달리 아주 길고 험난한 게임이었다.


엔딩 본 날 - 2019년 7월 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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