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1-05

로도스도 전기2 PC엔진


1994년 12월 PC엔진 슈퍼CD롬으로 나온 작품. 소설 2~7권 '오색의 마룡' 스토리라고 한다. 메가CD판 1편을 한 뒤, 잡아보았다. 전체적인 게임 진행은 1편과 비슷했다. 마을은 커서 선택 이동 방식이고, 마을 사람들 모습도 그림 몇 장으로 때우는 것도 똑같다. 애니메이션이 나오긴 하는데, 입만 움직이거나 표정만 살짝 바뀌는 수준이다. 전투도 턴제 시뮬레이션이다. 다만, 캐릭터 하나하나 선택해서 직접 움직이는 방식이 아니라 파티 전원의 행동을 미리 정하면 알아서 움직이는 방식이다. 전투에 개입할 여지가 더 줄어든 것 같다.


볼륨은 메가CD 1편의 2~3배는 되는 것 같다. 마을도 더 많이 등장하고 이야기가 길다. 주인공은 1편의 판이 아니라 스파크다. 판과 디드리트는 후반부에 합류한다.


로도스도 전기의 소설 원작은 일본 판타지물의 시초가 된 작품으로 유명하다. 원작자 미즈노 료가 '반지의 제왕'에서 영감을 얻어 썼다고 한다. 다만, 난 소설을 읽어보지 않아서 얼마나 대단한 작품인지는 모르겠다. 게임은 심리 묘사가 거의 없고 이야기 진행이 수박 겉 핥기 같아서 원작의 명성을 확인하긴 어려웠다.
하지만, 게임을 통해 분위기는 대략 알 수 있었는데, 전형적인 왕도물이라서 소설까지 읽고 싶은 마음은 안 들었다.


게임 자체는 그리 어렵지 않았다. 미로도 단순하고, 이동도 텔레포트 마법이 있어서 편했다. 랜덤 인카운터이지만, 도망이 거의 100% 성공이라서 필요 없는 전투는 넘길 수 있었다. 전반적으로 게임 진행은 쾌적하다. 예상대로 흘러가는 이야기가 지루했을 뿐이었다. 전투 그래픽도 소박해서 적의 위용 같은 건 느낄 수 없었다. 메가CD판 1편보다 이야기가 길 뿐, 단점을 고스란히 가지고 있었다.


2편의 주인공은 스파크이지만, 후반부에 합류하는 1편 주인공 판이 사실상 진짜 주인공이다. 판은 엘프 디드리트와 애절한 모습을 보여주지만, 스파크는 존재감이 너무 없다. 엔딩마저 스파크가 아니라 판과 디드리트를 비추며 끝난다. 스파크의 동료들도 매력적인 캐릭터가 전무하다.


진행에 짜증 나는 부분이 적어서 끝은 봤지만, 게임 자체엔 그리 좋은 점수를 못 주겠다.


엔딩 본 날 - 2019년 1월 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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