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3-26

슈퍼로봇대전XO


슈퍼로봇대전V 한글판이 나와서 인기를 끄는데, 나는 플레이스테이션4가 없어서 대신 XBOX360용 슈퍼로봇대전XO를 했다. 새로 산 UHDTV에서 HD 해상도가 보기 싫게 나오지 않을까 했는데, 깨끗하게 나온다.
XO는 예전에 돌핀 에뮬로 잠깐 해본 슈퍼로봇대전GC의 업그레이드 이식판이다. 게임큐브판보다 좋아진 점은 그래픽, 숨겨진 요소 변경, 서브시나리오와 대사 추가, 난이도 향상 등이다. 확실히 그래픽은 좋다.
2D가 아닌 3D 전투 영상엔 호불호가 갈리지만, 나는 좋게 봤다. 드림캐스트의 알파에서 처음 시도된 3D 전투 영상은 XO에 와서 완성도가 올라갔다. 로봇들끼리 합체기가 많다는 점도 재미있었다.


처음엔 절대무적 라이징오 같은 초등학생 주인공 로봇이 나와서 유치하게 느껴졌는데, 뒤로 갈수록 건담 같은 진지한 작품들이 나와서 어린이용으로 빠지진 않는다. 다른 슈로대와 다른 점은 아무로가 1년 전쟁 시절의 어린 모습으로 쭉 나오고, 샤아는 1년 전쟁부터 Z건담 시대의 모습으로 변모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초중반 이후엔 샤아가 아무로보다 나이든 선배 모습으로 나온다.


쾌적하게 하기 위해 세이브데이터를 만져서 돈은 뻥튀기했다. 경험치도 올리고 싶었지만, 수치를 못 찾아서 포기. 돈으로 로봇들을 풀개조만 해도 수월하게 진행할 수 있다. 다만, 마지막판은 너무 어려웠다. 명중시키기 까다로운 적이 계속 증원되고, 끝판왕의 HP가 엄청난데, 거기다 회복도 한다. 한 번 실패하고 강화파츠와 스킬파츠를 다시 정비한 뒤, 신중하게 진행했다. 마지막엔 정신기가 바닥나서 결정타를 날릴 수 없는 상황이었는데, 정신기 올리는 비상식 아이템을 넣어둔 것 때문에 겨우 깰 수 있었다. 정확한 계산과 인내심이 필요한 보스다.


다른 슈로대 시리즈와 마찬가지로 중반까진 대사를 다 읽으면서 하다가 너무 길고 지루해서 다 스킵했다. 스토리가 짜깁기라서 진지하게 볼 필요는 없다. 슈로대 할 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대사 장면은 옛날 제3차 슈퍼로봇대전처럼 짧았으면 한다. 전투 영상도 처음엔 멋있어서 몇 번 보지만, 반복해서 보긴 지루해서 새로운 캐릭터 빼곤 대부분 스킵했다. 주인공 캐릭터들도 매력이 너무 없다.

미국 게임기인 XBOX360으로 슈퍼로봇대전을 한다는 것 자체가 색달라서 구입했는데, 그리 재미있게 즐기진 못했다. 돈 주고 샀으니까 엔딩은 봐야 한다는 일념으로 꾸역꾸역 했다. 하지만, 이건 XO만의 문제가 아닌 다른 슈로대 시리즈도 마찬가지다. 처음엔 전투 영상에 매료되어서 할 마음이 들다가 막상 하면 지루해진다. 전략 게임이라고 하기엔 전략성이 없고, 애니메이션 감상하기 위해 하는 느낌.

XO는 많이 팔리지 못해서 실패했다고 하는데, 다른 슈로대보다 딱히 떨어지는 작품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닌텐도64의 64나 드림캐스트의 알파3D보다 훨씬 나았다.


엔딩 본 날 : 2017. 3.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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