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9-04

닌자용검전1 PC엔진판


옛날 패미컴판을 새하얗게 불태웠던 기억이 있어서 다시 해봤다. 패미컴판(1988년)을 또 하긴 그렇고, 리메이크된 PC엔진판(1992년)과 슈퍼패미컴판(1995년) 중 PC엔진판을 골랐다. 처음엔 안드로이드 에뮬인 PCE.emu로 실행해서 블루투스 게임패드 NES30PRO로 조작했는데, 블루투스 딜레이가 발생해서 조작이 갑갑했다. 닌자용검전 같은 액션게임은 딜레이가 있으면 시원시원한 플레이를 할 수 없다. 그래서 RetroArc 윈도우용에 유선 호리 파이팅 커맨더 패드로 했다. 이 에뮬은 대부분의 기종을 코어를 바꿔서 돌릴 수 있는데, PC엔진과 메가드라이브 쪽은 평가가 높다.


메뉴 선택 조작을 게임패드로 바로 할 수 있다. 윈도우 말고도 다양한 OS를 지원한다. PC엔진 게임을 돌려보니 명성답게 정확하고 말끔하게 돌아간다. 단점이라면 에뮬 세팅이 좀 복잡하다는 점.


난이도가 높은 게임이고 이미 패미컴판으로 클리어했기에 강제세이브를 활용했다. 엔딩까지 1시간 좀 더 걸렸다. 옛날 패미컴판보다는 난이도가 조금 낮은 것 같다.  이 게임의 제작사는 패미컴판 시리즈를 만들었던 테크모가 아니라 허드슨이다. 그래픽은 좋지만, 배경음악들이 꽤 바뀐 점은 아쉬웠다. 특히 초반 스테이지에 내가 좋아하는 배경음악이 있었는데, 그걸 바꿔놓았다. 왜 바꾼 건지. 전체적으로 음악이 패미컴판에 견주어 박력이 떨어진다.



마지막 6스테이지 보스전은 어렵다. 연달아 세 마리나 상대한다. 마지막 보스는 공격해도 에너지가 달지 않아서 뭔가 잘못된 게 아닌가 했다. 알고 보니 머리를 11번 공격해야 껍질이 떨어져나와 본체를 공격할 수 있다.


스토리는 별 게 없다. 사신의 힘으로 세계를 정복하려는 악당을 주인공 류 하야부사가 물리치는 내용. 아버지의 복수, 미국CIA의 개입 등이 있긴 하지만, 대체로 평이하다. 옛날 헐리우드 B급 액션영화 같은 내용이라고 해야 하나. 황당한 건, 적(?)이었던 CIA 여성과 너무 급격하게 사랑에 빠진다는 점. 아무런 계기도 없었는데 말이다. 이름조차 몰라서 고백한 뒤 물어본다.

닌자용검전 시리즈는 굉장히 많지만, 개인적으론 패미컴판 1~3편이 인상적이었다. 스토리 시간순으로는 1편→3편→2편이다. 1편 3년 뒤를 그린 게임보이판 <닌자용검전GB 마천루 결전>이 있긴 하지만, 이건 패미컴으로 나온 <어둠의 자객 KAGE>에 닌자용검전 캐릭터를 입혀 이식한 게임이라고 한다.

PC엔진판은 음악이 아쉽지만, 허드슨답게 깔끔하게 만들었다는 인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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