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ld Game Fan: 일본 홋카이도 4박5일 신혼여행

2010년 8월 15일 일요일 홋카이도로 출발

아침 일찍 일어나서 부랴부랴 신혼여행준비를 했다. 이렇게 준비 안 하고 떠나는 일본여행은 처음이다. 계양역까지 짐을 끌고 가서 인천공항으로 갔다. 휴가철이라 그런지 줄이 길게 늘어서 있었다. 휴대폰 로밍하고 수속을 마친 뒤, 비행기 떠나는 시간에 거의 맞춰서 들어갔다.

2시간 반 걸려서 신치토세 공항에 도착했다. 규모는 작지만 깨끗한 공항이었다. 어젯밤부터 뱃속이 심상치 않았는데, 공항에 도착하자 마자 화장실에 가게 되었다. 지하철로 가는 중에 여직원이 전동차를 태워주어 편하게 갔다.

신치토세 공항에서 호텔이 있는 호스이스스키노까지 전철비가 약 만 원 가까이 나왔는데, 와이프가 비싸다며 불만어린 표정을 지었다. 엔고 여파로 거의 14배라 더욱더 비싸게 느껴진다.

삿포로역에 도착한 뒤 역 주변을 돌아보다가 라면공화국에서 된장라면을 먹었다. 맛은 느끼하고 그냥 그랬다. 양이 많아서 다 먹지도 못했다. 호스이스스키노역까지 가서 스스키노호텔1을 찾아들어갔다. 짐을 풀고 잠을 잤다.

근데 내가 몸살과 열이 났다. 내가 심하게 아프자 와이프가 약국 가서 약을 사오고 이마에 차가운 물수건을 올려주었다. 헌신적인 아내를 보고 있으니 이 사람과 결혼하길 잘했구나 생각했다. 다음날 아침까지 쿨쿨 잤다.

2010년 8월 16일 월요일 관광 시작

몸살 기운은 없어지고 있지만 뱃속이 좋지 않다. 계속 설사만 했다. 하지만 신혼여행인데 계속 호텔에만 머무는 시간이 아까워서 빨리 일어났다. 호텔 조식 뷔페를 먹고 밖으로 산책했다. 산책만 한다는 게 좀 멀리 걸어서 나카지마 공원까지 갔다. 이곳은 조깅하기 참 좋은 곳이었다. 개들을 데려온 사람들이 많아서 와이프가 좋아했다.

호텔로 돌아와서 준비한 뒤, 1일프리승차권을 산 다음, 오도리역으로 가서 삿포로 시계탑을 갔다. 굉장히 오래된 건물이라는데, 그다지 볼 건 없었다. 돈 내고 들어가긴 아까워서 시계탑을 배경으로 사진만 찍었다.

그리고 오도리 공원 분수대로 가서 앉아서 쉰 다음, 홋카이도 대학으로 갔다. 홋카이도 대학은 잔디와 쉴 곳이 많았다. 여기 다니는 학생들은 좋겠다. 박물관에 갔는데 때마침 휴장이라서 그냥 돌아올 수밖에 없었다.

삿포로역까지 걸어간 뒤, 삿포로맥주박물관으로 가는 버스를 탔다. 7분 정도 걸려서 맥주박물관에 도착했다. 파주해이리같은 느낌이었다.

박물관으로 들어가서 3층부터 삿포로맥주의 역사를 봤다.

2층에서 갓 만든 생맥주를 저렴한 값에 팔고 있었다. 우리는 안주 2개와 블랙맥주, 초창기맛맥주, 일반삿포로맥주 세트를 시켜서 비교하면서 마셨다. 맥주가 시원하고 신선했다. 맥주를 좋아하는 와이프가 무척 만족스러워했다. 여기가 집앞에 있었으면 일주일에 몇 번은 오지 않았을까.

기념품가게를 둘러본 뒤, 버스를 타고 삿포로역으로 돌아왔다. 출출해서 그 주변 식당에서 꼬치구이와 맥주를 먹었다.

강행군이지만, 바로 오타루로 갔다. 아쉽게도 오타루까지는 1일프리승차권이 통용되지 않았다. 지하철이 아니라서 안된단다. 우리나라돈으로 8천원 정도하는 표를 사서 오타루까지 갔다.

오타루 운하까지 걸어가서 운하를 둘러보았다. 인력거를 타볼까 하고 가격을 물어보았는데, 10분에 3천엔, 전체를 모두 둘러보는 1시간 코스는 우리나라돈으로 10만원이 넘어서 포기했다.

운하는 꽤 운치 있었다. 노래 부르는 사람도 있고 연인들 데이트 코스로는 딱 좋았다. 사진 몇 장 찍은 뒤, 폭탄다코야키 하나를 사서 와이프와 나눠먹었다.

오타루역으로 돌아왔는데, 속이 좋지 않았다. 배탈이 심하게 나서 화장실에 또 갔다. 힘이 없는 상태로 호텔로 다시 돌아왔다.

와이프가 또 약국에 가서 지사제를 사왔다. 오늘 강행군이었는데, 어쨌든 다 돌아봐서 기뻤다. 배는 계속 아프다.

2010년 8월 17일 화요일

아침 일찍 일어나서 밥을 먹은 뒤, 12시까지 늘어져 잤다. 오늘은 그냥 계획없이 돌아니면서 선물 사고 먹는 걸로 보내려 한다.
우선 오도리역으로 가서 니죠시장으로 향했다. 먼 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우리 호텔에서 3분 거리였다. 와이프는 괜히 오도리역까지 돈 주고 지하철 탔다면서 나를 째려보았다. 내가 알았나 머.

니죠시장은 규모가 작았다. 그냥 상점 여러 개가 연결 된 곳이었다. 가게 앞을 지나면 주인들이 약간의 호객행위를 했다. 여러 가게를 들어가서 가격을 비교한 뒤, 어떤 할머니가 있는 가게로 가서 사게 되었다. 여기가 가장 싸다. 직원들에게 줄 초콜릿과 과자를 많이 샀다.

그리고 호텔로 와서 쉰 다음, 다시 나가서 다누키고지 상점가를 돌아다니며 구경을 했다.

와이프 옷과 내 티셔츠를 사고 카레를 먹었다. 카레가 꽤 맛있었다. 호텔 맞은편 가게에서 홋카이도 기념품을 산 다음, 호텔로 돌아와서 쉬었다. 그리고 내가 대게 요리 먹자고 했다. 와이프는 비싸다고 염려했지만, 신혼여행 때 아니면 먹을 수가 없을 거 같아서 사치를 부리기로 합의했다.

대게 요리는 비싼 만큼 훌륭했다. 게 회, 삶은 게, 게죽 등이 나왔다. 대게라서 다리 하나에도 살이 무척 많았다. 다리 하나만 먹어도 벌써 배부르다. 호텔로 돌아와서 와이프와 누운 뒤, 나도 모르게 잠이 들었다.

2010년 8월 18일 수요일

5시 반에 일어나서 목욕을 하고 아침식사를 했다. 짐을 모두 챙긴 뒤, 체크아웃하고 하코다테를 가기 위해 삿포로역으로 갔다. 짐을 끌고 가려니 꽤 힘들게 갔다.

삿포로역에서 슈퍼 호쿠토 열차 표(자유석)를 카드로 사서 기차에 올라탔다.

3시간 반 동안 기차 밖 풍경을 감상했다. 일본 집들은 지진 탓인지 높은 건물이 많지 않았고 예쁘긴 하나 모양이 단순하고 약해보였다. 우리나라 같은 고급 아파트는 보지 못했다.

와이프가 자는 동안, 노트북으로 센서블사커 몇 게임 하니 어느새 하코다테역으로 도착하였다. 하코다테역 주변은 깨끗하고 삿포로보다는 한산한 느낌이었다. 바다 근처라 관광지 분위기가 났다.

우리의 숙박지인 컴포트 호텔은 역 앞에서 바로 보일 정도로 가까웠다. 짐을 끌고 호텔에 들어가니 체크인 시간까진 아직 세 시간 가까이 남아서 짐을 맡기고 역 주변을 돌았다.

우선 호텔 옆에 있는 백화점을 구경했다. 규모도 작았고 물건들이 그리 실하지는 못했다. 쭉 구경한 뒤, 역 주변 시장으로 갔다. 시장은 생선이나 대게를 파는 곳이 대부분이었다. 와이프가 배고프다고 해서 연어알덮밥과 새우튀김, 굴튀김, 맥주를 시켜서 먹었다.

연어알덮밥은 비린내가 나서 나와 와이프 비위에 맞지 않았다. 와이프는 억지로 다 먹었다.

돌아다니다가 게 호빵을 먹었는데, 맛은 괜찮았다.

체크인 시간이 되어서 호텔로 갔다. 호텔 안은 스스키노 호텔보다 작았지만 더 깔끔하고 깨끗한 느낌은 있었다. 쉰 다음, 주변을 돌아다닌 뒤 하코다테산으로 가는 버스를 탔다. 버스는 하코다테산 정상으로 직행하는 버스와 정상으로 가는 케이블카 앞까지 가는 버스가 있었는데, 우리는 케이블카를 타고 싶어서 로프웨이행 버스를 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