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05-11

영웅전설3 하얀 마녀

가정용 게임기에 드퀘와 파판이 있다면 PC에는 영웅전설 시리즈가 있다!
영웅전설 1편은 게임월드에 MSX판 공략이 실렸는데, 엔딩화면이 아주 적나라하게 실려 있어, 김빠지게 만들었다.
나중에 슈퍼패미콤으로 1편을 했는데, 그때 게임월드를 보지 않았더라면 엔딩을 좀더 재미있게 감상하지 않았을까 싶다.

슈퍼패미콤판은 상당히 조잡한 느낌이었는데, 이식했던 제작사의 역량 부족 같다. 반면, 허드슨이 만들었던 PC엔진 CD롬판 영웅전설1편은 엄청난 오프닝그래픽과 성우음성으로 내 입을 떡 벌어지게 만들었다.
1편은 나쁜 작품은 아니었지만, 스포일러성 게임분석과 슈퍼패미콤의 낮은 이식도 탓에 그리 좋은 인상을 받진 못했다.

2편은 메가드라이브판으로 했는데, 역시 세가의 이식답게 캐릭터가 큼지막하고 시원시원한 느낌이라 좋았다. 다만 색감은 메가드라이브 특유의 어두운 색감이었다.
2편은 1편 주인공 아들이 주인공인데, 스토리가 별로 인상에 남질 않아서 스토리가 어쨌는지 기억도 안 난다.
3편부터는 가가브 3부작으로서 새로운 이야기가 시작되는 작품이다.
3편을 처음 해본 것은 PC9801판이었는데, 배 청소하는 부분에서 막혀서 더이상 진행을 하지 못했다.

나중에 해본 윈도우판 신영웅전설3 한글판은 그래픽과 사운드가 9801보다는 역시 많이 좋아졌는데, 흠을 잡자면 번역이 완전 날림이었다. 오빠를 형이라고 하거나, 존댓말과 반말이 통일되지 않고 섞여서 나온다든가, 기계번역을 한 것 같은, 투박한 문장이었다.

게임은 초반엔 좀 지루하다고 생각했는데, 후반부로 갈수록 스토리가 잘 짜여졌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아이들의 성장드라마라고 해야 하나. 전체적인 분위기가 밝고, 여행을 하는 느낌이 난다.

전투가 처음에는 적응이 되지 않았는데, 자동으로 해놓으면 별로 어렵지 않았다. 다만, 걷는 속도가 느려서 전투 시간이 긴 점은 아쉬웠다. 레벨업을 위한 단순막노동식 전투도 적은 편이다.

다른 일본RPG와는 다르게 이벤트에서 보스전으로 끝나는 경우가 적고, 도보와 대화로 사건을 해결하는 식이 많았던 것이 참 독특했다.
일본게임이나 만화에선 막판에 지금까지 나왔던 등장인물들이 총출연하는 모습을 곧잘 보여주는데, 이 게임도 예외없이 주인공을 도와주겠다며 여기저기서 나와준다.

남의 일을 자기 일처럼 도와주는 건 고맙지만, 좀 오버스러운 면이 없지 않다. -_-;

이 오버의 극치는 게임 속 어떤 마을에도 나오는데, 주인공이 단검을 잃어버리자 마을사람 모두가 찾아주겠다고 서로 나서는 장면이 기억에 남는다. 실제로 세상사람들이 다 이렇다면, 정말 좋은 세상이 될지도 모르겠다.

엔딩 보는 중에 파일 이상인지 튕겨져 나와서 유감~

댓글 3개:

  1. 저는 이상하게도 영웅전설은 1편만 찾아서 하게 되더군요. 2편은 해보지도 않고, 다양한 기종으로 1편이 어떻게 이식되었는지 오히려 그게 더 관심이 많이 가는 타이틀입니다. PC엔진판을 유일하게 못 해봤는데... 차세대 게임이고 뭐고 다 떠나서 PC엔진판 영웅전설이 오히려 더 기대되는 타이틀입니다. (언제 해볼지는 모르겠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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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1편은 PC엔진판 오프닝이 최강이 아니었을까 생각됩니다. 그걸로 했다면 1편에 대한 인상이 좀더 나졌을 텐데. 근데 1편은 휴대폰용 게임으로도 나와있던데 아시나요? 스토리는 많이 생략되었지만 세리오스 등장하고.. 기본 줄기는 같은 모양이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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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호오~ 1편이 휴대폰으로도 나왔었군요. 몰랐었습니다. 휴대폰으로 영웅전설을 즐길 수 있다니 참 격세지감입니다. 일본 보니까 MSX판 메탈기어도 휴대폰으로 이식되어있고... 과거의 명작은 어떻게든 이렇게 저렇게 즐길 수 있는 세상이로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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