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0-31

드래곤 퀘스트 1 HD-2D 리메이크

패미컴판 원작은 짧고 단출했지만, 이번 리메이크판은 추가된 요소가 많아 볼륨이 제법 늘었다.

존재감 없던 주변 인물에 개성이 더해지고 성우 연기까지 들어가면서 생동감이 생겼다. 다만, 주인공까지 말을 하니 원작을 즐겼던 나로선 조금 위화감이 든다.
옛날엔 상상으로 채웠던 부분들이 전부 명확해져서 원작의 신비감과 해석하는 재미가 사라진 것 같다.

설정에서 난이도를 조절하면, 다음 목적지, 지도, 보물 상자 위치까지 다 표시되니  원작처럼 고생할 일이 없다. 덕분에 진행은 빠르지만, 모험의 긴장감은 사라진다.

패미컴용 드퀘 1, 2편이 일본에서 대히트 치던 시절은 한국에 패미컴이 널리 보급되기 전이었다. 그래서 80년대 국내에선 즐긴 사람이 드물었고, 1993년 슈퍼패미컴판부터 좀 알려졌지만, 후속작들에 견주면 너무 밋밋해서 반응이 크진 않았다. 따라서 이번 리메이크판도 큰 기대는 금물이다.

또한, 스위치판만 그런지 모르겠는데, 건물이나 마을에서 나올 때마다 로딩 있는 건 살짝 짜증이 난다. 대단한 그래픽도 아닌데, 로딩이 웬말?

스토리야 별 논할 것 없는 왕도물이고, 몇 가지 재미 요소를 꼽자면, 적에게서 로라 공주를 구한 뒤, 왕에게 데려다주지 않고, 둘이서 모험을 이어갈 수도 있다.

혼자 외롭게 싸우는 주인공이니 데이트라도 해야겠지. 공주를 데리고 다니는 상태에서 여관에서 자면, 여관 주인이 즐겁게 지내셨느냐고 한다.

그리고 후속작과 연관성이 더 강해졌다. 용왕을 선동한 흑막이 따로 있다든가...

요즘 기준에서 보면 많이 모자르겠지만, 태초의 JRPG가 궁금하면 이걸로 체험하는 것도 괜찮다.


엔딩 본 날 - 2025년 10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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