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10-10

이스 10 노딕스

이스 8까진 대체로 재밌게 했지만, 이스 9는 끌리지 않아서 넘겼는데, 이스 10은 2편과 4편 사이의 이야기라고 해서 해봤다.

아돌이 이스 4의 무대인 셀세타로 향하기 전에 북쪽 바다 오벨리아만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이스는 1, 2편에 등장했던 고대 왕국 이름인데, 2편 이후론 주 무대로 등장한 적이 없다. 제작사가 이렇게까지 오랜 시리즈로 이어질 줄 예상하지 못 했겠지만, 시리즈 제목은 이스가 아니라 ‘아돌’로 했어야 하지 않았나 싶다.

그래픽은 2023년에 나온 게임치곤 좋다고 볼 수 없다. 7~8년 전 게임 그래픽과 별 차이 없다고 본다. 배경을 보고 감탄할 일은 없었다. 다만, 액션은 동작이 풍부하고 부드러워서 쾌적하다.

아돌, 카자 두 주인공으로 진행한다. 사실상 카자가 주인공이다. 보자 마자 바이킹을 소재로 한 캐릭터임을 알 수 있었다. 해적질 하는 발타 수군 대장 그림손의 외동딸이다. 등장하자 마자 여객선에 통행세를 요구하며 목숨을 구걸하는 선장을 도끼로 내려치는데, 히로인으로선 끔찍한 행보라고 할 수 있다. 그 뒤론 순한 맛 주인공이 되지만, 개인적으론 저 장면과 그 이후의 괴리감 때문에 정이 안 갔다.

재밌게 본 드라마 <바이킹스>와 게임하는 내내 이미지가 비교되어서 거슬렸다. 바이킹스에서 묘사된 바이킹은 야만적이고 거센 느낌이었는데, 이스 10의 바이킹 모습은 애들 장난처럼 보인다고 해야 하나.

이 게임, 18세 이상 등급 판정을 받았지만, 혈흔 효과 말고는 성인용이라고 할만한 부분이 전혀 없다. 잔인하지도 야하지도 않다. 세월이 흘러 고전 이스의 색은 엷어졌지만, 그렇다고 선을 넘지는 않는다.

실존 인물인 바이킹 롤로도 등장한다. 드라마 바이킹스에서 굉장히 강하고 카리스마 있는 모습을 보여주는데, 여기선 판타지를 섞어서 전설의 폭군으로 등장한다.

아돌과 카자는 보이지 않는 실로 엮이는 바람에 5미터 이상 떨어질 수 없는 사이가 된다. 그래서 잠도 가까운 거리에서 같이 자게 되는데, 그렇고 그런 장면은 하나도 안 나온다. 둘 사이에 연애 1단계조차 진행되지 않는 게 아쉽다. 화장실 문제도 있을 텐데, 게임에선 생략.

바이킹 소재이니 만큼 항해 장면이 많다. 배를 개조하고 해상 전투를 벌이는 장면에서 대항해시대 게임이 떠오르기도 했다. 광활한 바다를 돌아다니면서 섬들을 공략할 수 있는데, 공략 패턴이 비슷해서 지루한 감이 있었다.

보스전이 뒤로 갈수록 시간 꽤 걸린다는 점, 길 찾는 데 조금 헤매기도 했지만, 전체적으론 어렵지 않게 클리어했다. 둘을 번갈아 진행해서 풀어야 하는 퍼즐도 우려보단 복잡하지 않았다.

캐릭터끼리 대화하는 서브 컨텐츠가 꽤 있지만, 개인적으론 별로 재미도 없는 대화라 성가시기만 했다. 캐릭터들에 매력이 없어서 더 그랬다.

등장인물의 정체가 쉽게 예측이 가능해서 별로 놀랍지 않았다. 너무나 전형적인 JRPG의 스토리다. 

등장인물들 논리에 공감이 전혀 가지 않았다. 딸을 어떻게 할 수밖에 없는 아버지의 고뇌를 거의 느낄 수 없었고...
마지막 전투에서 그 캐릭터를 굳이 반대편에 붙여서 싸우게 할 필요가 있었나 싶고, 끝판왕이 패배를 원하고 싸움에 임해서 성취감이 떨어졌다.

전투나 시스템은 나쁘지 않았으나 밋밋한 스토리, 매력 없는 캐릭터들, 참신함 부족이 아쉽다.기대한 것치고는 지루했던 게임.

엔딩 본 날 - 2023년 10월 1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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