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4-06

진여신전생1 GBA 한글판 포기


진 여신전생1이 GBA로 한글판이 있어서 NDSiLL의 TEMPGBA와 PC의 VisualBoyAdvance로 번갈아 가면서 해봤다. 두 에뮬의 세이브가 호환되고 완벽히 돌아간다.

주인공의 세계가 파괴되고 피도 눈물도 없는 분위기는 마음에 들었으나 고전RPG답게 플레이어나 등장인물의 감정표현은 거의 드러나지 않아서 스토리에 어떤 감동을 느낄 수 없었다. 게임 진행에 관한 힌트도 적고 설명이 불친절해서 공략 없이 진행하기는 굉장히 어렵다. 적들의 조우율도 만만치 않은데다가 헤매기 쉬운 3D미로라서 암울하기 그지 없다.
슈퍼패미컴 시절 이 게임을 다 깬 사람은 정말 끈기와 인내가 대단하다고 할 수 있다.


치트로 경험치 올리고 해도 길찾기가 너무 힘들어서 결국 카테드랄에서 게임을 포기했다. 엔딩까지 간다한들 진여신전생1의 평가를 좋게 매기긴 어려울 것 같다.


악마 합체와 수집은 당시로선 재미난 요소였지만, 지금은 귀찮을 따름. 동료 악마가 있어도 화면에 애니메이션으로 표현이 안 되니 실감이 안 난다. 호불호가 심하게 갈리는 RPG다. 다만 지금까지도 시리즈가 계속 나오는 여신전생 시리즈의 분위기나 시스템을 이해할 수 있었던 게 수확. 게임의 배경이나 분위기 자체는 취향을 저격했다. 그러나 어머니가 죽고 세계가 멸망해도 주인공이 어떤 감정인지, 유리코는 왜 주인공을 좋아하는지, 왜 저 사람은 저런 행동을 하는지에 관해 별다른 설명이 없다. 좋게 보면 플레이어의 상상에 맡기는 것이지만, 무미건조한 느낌이 드는 건 어쩔 수 없었다. 


진여신전생1, 2보다는 등장인물의 감정표현이나 개성, 스토리가 보강된 요즘 시리즈 쪽을 하는 게 나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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