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1-28

젤다의 전설 야생의 숨결 Switch판

젤다는 마리오와 더불어 닌텐도 게임기를 먹여 살리는 게임이다. 이게 독점작이 아니었으면, 꽤 많은 게이머가 닌텐도에서 빠져나가지 않았을까 싶다.
2013년 Wii U와 스위치로 발매되었다. 이전에 나온 서양 게임의 오픈 월드 추세에 맞춰 젤다도 오픈 월드로 나왔다.

잠깐만 해본다는 게 너무 재밌어서 끝까지 달렸다. 일단은 광활한 지역에서 미지의 영역을 여기저기 발길 닿는 대로 돌아다니는 게 모험한다는 느낌이 물씬 나서 흥미진진했다. 초창기 RPG 개발자들이 꿈꾸는 게 이런 것이었을 것이다.

스토리는 별 것 없는 왕도물이다. 링크가 100년 만에 깨어났더니 자신은 기억을 모두 잃었고, 하이랄은 부활한 가논의 공격으로 멸망한 상태다. 시작하면, 사람은 거의 안 보이고 폐허다.

모험하면서 주민들이 점점 등장하는 게 재밌다. 젤다의 복장도 종류가 많아 입히는 맛이 있었고, 숨겨진 요소가 무척 많다.

큰 틀은 가논의 힘을 반감시킬 네 마리 신수(기계수)를 해방시키고, 마스터 소드를 얻어 가논을 물리치는 것이다. 신수 안에 들어가 싸우는데, <원더와 거상>에서 힌트를 얻은 게 아닌가 싶다. 

신수 안에선 공략 안 보면 엄청 헤맬 정도로 이리저리 꼬아놨다. 신수를 조작해서 내부의 방향을 바꾸는 퍼즐은 기발하면서도 장벽이 높았다. 번개 신수와 싸울 때는 너무 어려워서 2시간 가까이 쓴 것 같다. 단순히 반사신경만으로 보스를 물리칠 수 없고 공략법을 꼭 알아야 한다.

전반적으로 과정이 힘들어서 성취감이 높지만, 진이 빠지는 난도다.

왜 걸작으로 칭송받는지 충분히 알 수 있었다. 위쳐3와 비견될만한 요소가 많은데,참고해서 만들지 않았나 싶다. 오픈 월드 RPG 중, 어둡고 성인용 게임을 원한다면 위쳐3, 애들이 해도 무난한 게임을 원한다면 젤다라고 생각한다.

한편으로 드는 생각은 옛날 패미컴, 슈퍼패미컴 시절 젤다는 적은 용량 탓에 구현하고 싶은 걸 축소해야만 했지만, 지금은 돈만 있으면 뭐든 가능하다는 것.

오픈 월드 만드는 데 들어가는 제작비 생각하면, 이제 대작 게임은 영화, 드라마 이상으로 투자비가 드는 사업이고, 게이머의 눈은 나날이 높아져 왠만한 걸로는 놀라지 않는 시대가 되었다.


엔딩 본 날 - 2025년 1월 28일

2025-01-26

젤다의 전설 신들의 트라이포스 한글 MSU1 개조판

어릴 때 슈퍼패미컴으로 끝판왕 부근까지 갔지만, 실력 부족으로 못 깨고, 친구가 먼저 깨는 걸 지켜만 봤던 게 아쉬워서 다시 잡았다.

이번엔 다음 세 가지 패치를 적용해서 했다.

■한국어 번역 패치

번역 패치가 두 종류가 있는 듯. 나중에 나온 게 번역이 좀더 자연스럽다.

■링크 모습을 원작에 가깝게 바꾼 패치

팔레트 색상 부족으로 분홍색 머리칼, 검은 눈동자였던 링크 외모를 원작에 가깝게 바꿔준다.링크 옷은 게임 상에서 새로 얻으면 색상이 바뀐다. 최종 옷 색깔은 빨간색이었다.

■CD 음원 MSU-1 사운드 패치

BGM의 질이 달라진다. 웅장하다. 오프닝 애니 동영상은 덤.

다시 해보고 느낀 건 미친 게임이라는 거.
고작 8Mbit(=1MB) 용량으로 이런 방대함과 높은 게임성을 갖춘 게 놀랍기 그지없다.

그리고 상당히 어려운데, 그 시절 이걸 어떻게 깼는지 모르겠다.
공략이 꼭 필요한 게임이고, 만일 공략 없이 숨겨진 요소 다 찾아가면서 했다면 성취감이 어마어마했을 것 같다.

시대를 뛰어넘는 영원한 명작이라고 생각한다.


엔딩 본 날 - 2025년 1월 26일

2025-01-16

슈퍼보이 1

재미나(새한상사)에서 1989년 MSX1과 세가마스터시스템용으로 내놓은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 짝퉁.

1989년 당시 한국은 패미컴보다 재믹스 보급율이 훨씬 높았기에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던 슈퍼 마리오를 재믹스로 할 수 있다는 소식에 불티나게 팔렸다고 한다.

당시 여건 상 메가롬팩으로 만들기엔 비용도 많이 들고 기술력도 부족해서 재미나는 원작을 반토막 내어 1, 2편으로 냈다.

호기심에 세가마스터시스템용 슈퍼보이 1편을 Retroarch로 돌려봤다. MSX1판보다 색감이 진해 보인다.

예상대로 형편없는 이식이다. 생략된 게 너무 많다. 버섯을 먹어도 마리오가 커지는 연출이 없고 꽃을 먹어도 옷 색이 그대로다. 그리고 버섯과 꽃이 고정된 장소가 아니라 무작위로 나오며, 별과 1UP버섯이 없다.
파이프로 갈 수 있는 숨겨진 장소도 전부 삭제되었다.
거북이를 잡을 수 없으며, 깃발 잡고 내려오는 모션도 삭제되었다. BGM은 같은 것만 되풀이된다. 원작과 견주면 밋밋 그 자체.

점프 체공시간이 꽤 긴데, 그래서 그런지 원작보다 쉬운 편이다.

4-4가 마지막판인데, 아무리 가도 길이 무한 루프되어서 롬 파일이 잘못되었나 했다. 알고 보니 위로 갔다가 아래로 가야 끝판왕이 나오는 거였다.

끝판왕을 용암에 빠뜨리면 달랑 TO BE CONTINUED 한 줄 나오고 스테이지 1로 돌아가버린다.
2편도 END라고 나오는 게 다라고 한다.

원작의 발끝에도 못 비치는 형편없는 이식이지만, 1989년 패미컴이 없던 재믹스 유저에겐 슈퍼 마리오를 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 행복했을 것이다.

엔딩 본 날 - 2025년 1월 16일

2025-01-05

로보캅 로그시티 (2023 PC)

영화 로보캅 1, 2의 팬이었다면, 반가울 게임.
영화 2편과 3편 사이의 시간대를 게임화했으며, 세계관을 잘 계승해서 망작인 영화 3편보다 서사적으로 훨씬 나은 완성도를 보여준다. 총격에 사지가 날아가는 잔혹한 면 또한 살렸다.

게임 자체는 요즘 기준으론 보면 특별한 수준은 아니지만, 로보캅 팬에겐 선물 같은 게임이 아닌가 싶다.

등장 소품을 보면 90년대 CRT 모니터의 PC도 있고, 오락실도 있다. 딱 올드팬들을 위한 게임.

스토리는 뭐 딱 로보캅 1, 2 느낌이다. 놀라운 면은 없고 예상대로 간다. 


엔딩 본 날 - 2025년 1월 4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