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28

라이프 포스 Nested MSU-1

라이프 포스는 사라만다의 해외판 제목이며, 1987년 NES용으로 발매되었다.
이 NES 버전을 슈퍼패미컴에서 실행되도록 바꾸고, BGM도 MSU1 패치한 개조판이 있어서 해봤다. BGM은 락 버전이다.

패미컴에서 나올 수 없는 CD음원 사운드가 나온다. 게임이 고급스러워 보인다.
NES판은 아케이드판 원작을 어레인지 이식해서 스테이지 구성이 대폭 바뀌었고, 파워업 방식도 그라디우스처럼 게이지 파워업 선택형으로 바뀌었다. 가장 큰 차이점은 원작에 없던 신전 스테이지가 들어갔다는 것이다.

NES판 라이프 포스는 패미컴판 사라만다와는 또 다른 차이가 있다. 다음과 같은 점이다.

・패미컴판은 옵션을 3개까지 달 수 있었지만, NES판은 2개까지만 달 수 있다.

・NES판은 파워업 게이지가 MSX판과 비슷하게 바뀌었다.

・패미컴판은 엔딩에서 스탭롤이 흐르는데, NES판은 코나미 로고만 나온다. 거기서 버튼 누르면 스킵되고 스테이지1로 무한 루프된다.

・패미컴판은 노컨티뉴로 클리어하면, 스탭롤 후에 나오는 그래픽이 살짝 달라지는데, NES판은 그런 거 없다.

사라만다의 특징은 횡스크롤과 종스크롤이 번갈아 나온다는 점이다. 어릴 때 MSX판으로 했을 때 이 점이 참신하게 보였다.

일부 구간 빼고는 생각보다 쉬웠다. MSX판은 너무 어려웠는데, 이건 할만했다.

최종 보스를 물리친 뒤, 탈출해야 하는데, 이 구간이 제일 어려웠다. 정교한 조작으로 좁은 틈을 빠져나가야 한다.  

기기 성능상 아케이드 원작보다야 당연히 떨어지지만, 코나미는 패미컴 성능을 다 끌어쓰고 팩에 VRC2칩까지 넣어 나름 최선을 다했다. 다만, 슈퍼패미컴 슈팅 게임에서 흔했던, ‘적 다수 출현 시 느려지는 문제’는 이 컨버전판에도 있었다.

NES판은 나름 독특한 맛이 있다. 연출이 좋고 호쾌하다. 패미컴 슈팅 게임 전체를 보더라도 상당히 수준 높은 명작이라고 할 수 있다. 이걸 MSU1 BGM으로 즐기니 더 만족스러웠다.


엔딩 본 날 - 2024년 3월 28일

드래곤즈 도그마 다크 어리즌

2012년에 플스3와 XBOX360으로 처음 나왔고, 2016년에 PC판이 발매되었다.
2편이 나온 시점에 흥미가 동해서 1편을 한참 지나서야 PC용 비공식 한글판으로 해봤다.

스카이림이나 위쳐3처럼 오픈월드RPG이다. 처음부터 어디나 갈 수 있고, 어떤 퀘스트를 선택하든 내 마음이다. 드퀘류의 고전 JRPG에서 느낄 수 없는 자유를 만끽할 수 있다. 스토리를 끌어가는 메인 퀘스트는 있지만, 깨는 순서나 방법이 게이머 마음대로인 점이 오픈월드RPG의 강점이다.

액션 게임의 명가 캡콤이 만든 게임답게 액션이 찰지고 통쾌하다. 일본이 만든 RPG인데도 애니스러운 요소가 전혀 없고 서양RPG 느낌의 그래픽이다.

시스템이 불편하다. 아이템 무게 제한이 있어서 아이템을 무분별하게 소지할 수 없고, 필드에서 달리기 하면 스테미너가 소비된다. 리얼하지만, 게임으로선 짜증나는 요소가 아닐 수 없다.너무 불편해서 Great mod compilation. No game-breaking라는 모드를 깔아서 제한을 풀었다. 캐릭터와 GUI 그래픽도 살짝 좋아진다.

돌아다니며 얻는 무구와 아이템 종류가 무수히 많아서 처치가 곤란하다. 장비를 교체하면 캐릭터 그래픽에 바로 반영되니 복장 놀이하기엔 좋다.

‘폰’이라고 인간과 비슷한 존재를 동료로 할 수 있는데, 옆에서 자주 말을 걸어 힌트를 주며 전투 때 알아서 잘 싸워준다.

필드의 괴물들은 공포스럽게 잘 묘사되었다. 괴물들과 전투가 이 게임의 최대 재미라고 본다. 박력이 있다.

다크 어리즌은 업데이트팩으로서 시작 마을에서 밤에 흑주도에 갈 수 있게 해준다. 강한 적과 싸우고 진귀한 아이템을 얻을 수 있는 곳이다.

넷플릭스로 애니메이션을 재밌게 본 적 있어서 이 게임 스토리에 기대를 했다. 하지만 애니는 이 게임의 설정 정도만 가져간 별개의 내용이었다.

게임의 스토리는 아쉬웠다. 내용 전개가 너무 밋밋하다. 비슷한 오픈월드RPG인 더 위쳐 3와 견주면 하늘땅 차이 같다.
있어 보이려고 철학적 대사가 난무하는데, 그게 전혀 공감 안 간다. 그 부분은 일본RPG스러웠다.
개연성도 떨어진다. 가령 주인공이 왕비와 밀회하다 왕에게 들켜서 잡혀서 고문받다 나오는데, 왕에게 가면 멀쩡히 다음 일을 의뢰받는다든가…

드래곤을 물리치면 일단 엔딩이 나오는데, 클리어 데이터로 다시 시작하면 진엔딩을 볼 수 있는 루트가 또 나온다. 주인공이 XX해서 끝나는 엔딩도 공감이 안 간다. 개인의 욕망에 좀더 집중했어야 했다.

게임의 볼륨은 메인 퀘스트만 하면 짧은 편이다. 만듦새는 무난했고, 전투도 박력 있었지만, 기대했던 스토리가 아쉬워서 개인적으론 좋은 평가를 내릴 수 없었다.


엔딩 본 날 - 2024년 3월 28일

2024-03-17

루프란의 지하미궁과 마녀의 여단 Switch판

다크 판타지라고 누가 추천해줘서 해봤다. Ryujinx로도 잘 돌아간다.
밝은 분위기의 그림체와는 달리 내용은 잔인하고 아슬아슬한 수위를 보여준다. 적나라한 묘사가 없어서 그렇지 15세 이상 등급 받았다는 게 의외다.

주인공 마녀 드로니아가 루카에게 하는 행동은 아동 학대 수준이고, 강간 묘사가 있으며, 중간중간 나오는 연극은 끔찍한 잔혹 동화다.
이 부분에서 호불호가 갈릴 수 있는데, 나는 전형적이지 않은 점이 좋았다.

게임은 위저드리에서 시작된 던전RPG 형식으로 여신전생과 닮아 있다. 여신전생처럼 악마를 동료로 하는 시스템은 없지만, 몬스터들이 기괴하고 변태스럽다.

전투는 주인공 드로니아가 아니라 주인공이 만든 인형병이 대신한다. 마녀 드로니아가 인형에 영혼을 넣어서 만든 존재이고, 기사, 닌자, 춤꾼 등 여러 속성의 인형병이 있다.

쉬운 난도로 해도 게임은 굉장히 어렵다. 일단 던전 미로가 길고 복잡해서 공략 보지 않고는 몇 시간 헤매는 건 예사다. 그 와중에 적은 강하고 보스까지 도달하는 데 구석구석 돌아다녀야 한다. 던전 공략하다가 거처로 돌아오면 다시 처음 층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점도 힘들었다.
스트레스 받지만, 다양한 무구와 아이템으로 인형병들을 성장시키는 재미가 있어서 중독성이 있다.

스토리는 초중반 많은 떡밥을 뿌린다. 그 떡밥들을 조금씩 풀어놓는 게 호기심을 자극해서 흥미진진하다. 세계관과 설정을 대단히 치밀하게 구성했다는 인상이다.

던전을 탐험하고 있으면, 여기가 어디인가, 뭔 얘기를 하는 건지 정신이 아득해지지만, 그만큼 깊이가 있어 보인다.

다만, 반전이 나오고 떡밥이 회수되는 부분부터 흥미가 떨어졌다. 너무 뒤틀고 복잡하게 만든데다가 선을 넘는 전지전능한 전개가 아쉬웠다.

그리고 진엔딩은 특정 몇몇 아이템을 찾아야 하는데, 그거 찾으려고 던전들을 또 돌아다녀야 할 것 생각하니, 엄두가 안 나서 포기하고 유튜브로 진엔딩을 시청했다.

잘 만든 게임임에는 분명하나 좀더 쉽게 만들고, 스토리 뒷 부분을 더 공감이 가게 했으면 어떨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