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1-20

던전 앤 드래곤 섀도 오버 미스타라 한글판

1974년 미국에서 출시되어 전세계적으로 인기를 끌었던 테이블 토크 RPG <Dungeons and Dragons>를 캡콤이 아케이드 게임화. 90년 초중반 한국에서 오락실 최고 인기작이었다는데, 난 당시에 집에서 콘솔 게임하느라 오락실에 안 가서 잘 몰랐다.
호기심에 에뮬로 해봤다. 1편과 2편이 있는데, 내가 한 건 2편 <던전 앤 드래곤 섀도 오버 미스타라>다. 비공식 한글 패치가 있어서 우리 글로 즐길 수 있었다.

개성이 강한 6명 중 한 명을 골라 진행한다. 2인용도 가능한데, 같은 캐릭터라도 1P와 2P의 모습이 각각 다른 게 신선하다.

액션성은 오락실에 흔히 있는 수준이라 별다를 건 없었는데, 다른 게임과 차별되는 점은 아이템과 장신구가 다양하고 RPG처럼 주인공이 경험치를 얻어 레벨업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분기에 따라 스테이지 구성이 달라진다. 중간중간 선택문이 나오고 뭘 골랐느냐에 따라 다음 스테이지가 달라지는, 오락실 게임답지 않은 구성이다. 이런 요소와 함께 마법도 다양하고, 100원으로 오래 즐길 수 있다는 점, 4인용이었던 점이 한국에서 유독 인기 있었던 이유라고 한다.

끝판왕을 물리치면, 소환된 마신이 기어올라오는데, 주인공들과는 싸우지 않고 끝난다. 마신과 싸우는 분기가 있나 찾아봤는데 이게 끝이란다. 엔딩에서 END 문구 뒤에 물음표가 붙은 것을 봐서는 속편을 염두해둔 것 같은데, 후속작은 나오지 않았다.

오락실 게임치고는 파고들 요소가 많은 점이 신기한 게임이었다.


엔딩 본 날 - 2023년 1월 20일

2023-01-13

오보로 무라마사 한글+HD텍스처 패치 버전

2009년 Wii로 발매한 일본풍 액션 게임. 비공식 한글 패치와 HD텍스처 패치가 나왔길래 해봤다. HD텍스처는 돌핀 에뮬용인데, 설치하면, 리마스터급으로 그래픽 품질이 올라간다. 고전 게임이지만, FHD나 UHD 모니터에서 깔끔한 화면을 볼 수 있다. 에뮬이 실기를 뛰어넘는 사례라 할 수 있다.

닌자와 사무라이가 활보하던 옛 일본을 배경으로 전통 그림을 보는 듯한 그래픽에 감탄했다. 일본의 전통을 매력적으로 보이게끔 잘 버무린 게임이다. 음악 역시 일본의 정취가 물씬 난다. 자기들 문화를 애니나 게임에 녹이는 솜씨는 역시 일본이 발군이다.

게임은 남녀 주인공 중 한 명을 선택해서 진행할 수 있는데, 스토리가 전혀 다르고, 어떤 칼을 장비하고 마지막 스테이지에 임했느냐에 따라 엔딩도 달라진다.

빠른 액션이 시원시원하고 타격감이 좋다. 기술도 다양한 편이라 구사하는 재미가 있다.

음식점에선 여러 일본 음식을 먹을 수 있는데, 음식의 묘사가 예쁘고 섬세해서 군침이 돌게 한다. 일본 가면 당장 먹고 싶을 정도.

스토리는 앞 부분 설명이 부족해서 왜 이런 일이 벌어졌는지 파악하는 데 시간이 걸린다. 한글로 봐도 100% 이해는 안 됐다.

RPG 요소가 있어서 캐릭터가 성장한다. 새 칼을 얻을 때마다 새로운 곳으로 갈 수 있다.

일반적인 횡스크롤 액션 게임처럼 단순하게 진행되지 않고, 스토리에 따라 여러 곳을 돌아다녀야 한다. 어디로 가야 할지 화면에 목적지를 표시해주기는 하지만, 그것만 보고 가다가는 엉뚱한 길로 가서 헤매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삥 돌아서 가야 하는 등, 중요한 분기점에선 지도를 확인하고 가는 게 좋다.

12세 이용가 게임이지만, 입욕 장면이나 일부 캐릭터가 기묘하게 야릇하다. 아예 18세 이상가로 만들고 더 수위를 높이면 좋을 것 같다.

영상미는 뛰어나지만, 길찾기와 반복된 전투에 지루한 면이 있다. 여기서 호불호가 갈릴 것 같다. 내 경우는 빨리 깨려고 공략을 보고 최단 거리로 갔다. 빨리 목적지로 갈수록 적을 덜 만나니까.

개인적으로 진행이 좀 지루했지만, 워낙 그래픽과 음악이 독창적이고 근사해서 인상에 깊이 남는 게임이었다.


엔딩 본 날 - 2023년 1월 12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