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4-29

젤다의 전설 시간의 오카리나 3DS

1998년 닌텐도64로 발매되었고, 2011년 3DS로 리메이크 이식되었다. 전설적인 걸작으로 명성이 높지만, 그때는 못 해보고 2022년이 되어서야 해본다.

2D 젤다 하다가 이걸 하니 적응하는 데 시간이 걸린다. 조작 버튼이 늘어나서 복잡하고, 확장된 3D 시점은 신경쓸 게 많아진다. 그리고 이전 젤다와 달리 화면이 어둡고 음침하다. 젤다 특유의 밝은 분위기가 시간의 오카리나에선 사라졌다.

조작법이 복잡해진 걸 감안해서인지 익숙해지라고 처음 던전부터 여러 가지 조작을 해보게 만든다. 그로 인해 초반부터 쉽지 않다. 게임에서 첫 던전이 이리 복잡한 건 처음 본다.

지금 하면 답답한 부분이 있지만, 1998년 닌텐도64로 나왔을 땐 충분히 충격적일 수 있는 만듦새다. 3D 액션과 시점, 던전 구성 등 닌텐도64로 이걸 구현했다는 게 놀랍다. 3D 게임의 교과서라고 할만하다. 이후 이 게임에 영향을 받지 않은 3D 액션RPG 게임은 거의 없다고 할 수 있다.

다만, 나에겐 너무 어려운 젤다였다. 힌트도 많지 않아 불친절하고 3D 시점은 2D 때보다 복잡하고 답답했다. 요즘 3D 게임들은 편의성이 많이 개선되어 쾌적하지만, 초창기 3D 게임인 이건 그렇지 않다. 그래서 지금 하려면 불편함을 감수하고 해야 한다.

어린이였던 링크가 7년의 세월을 뛰어넘어 청년 링크로 되는 부분은 드라마틱하다. 스토리는 왕도물에서 벗어나지 않았지만, 여운이 있는 이야기다.

너무 어려워서 결국 클리어하진 못하고 유튜브로 엔딩을 확인했지만, 당시 기준으로 걸작임은 인정한다.
2022년 미국 국립놀이박물관은 세계 비디오 게임 명예의 전당에 들어갈 게임으로 시간의 오카리나를 뽑았다. 광활한 3차원 세계를 자유롭게 이동하는 새로운 기준을 보여줬고, 후대 액션 게임뿐 아니라 게임 산업의 토대를 마련했다는 게 선정 이유다. 그만큼 게임 역사에 길이 남을 혁신적인 작품이었다.

2022-04-27

젤다의 전설 신들의 트라이포스2

1991년에 슈퍼패미컴용으로 나왔던 걸작 <신들의 트라이포스>의 속편. 2013년에 3DS용으로 발매되었다. 슈퍼패미컴 전성기 시절 전작을 아주 재미있게 했던 기억이 있어 벼르다가 뒤늦게 해봤다.

<신들의 트라이포스1>에서 세월이 흐른 하이랄이 무대이며, 스토리가 이어지진 않지만, 세계관이 같고 전작과 동일한 맵이 등장한다. 주인공은 전작과 똑같이 생겼고 기본 이름도 링크이지만, 동일 인물은 아니라고 한다. 이름만 같은 링크와 젤다는 시리즈마다 등장한다.
신들의 트라이포스2는 최초의 젤다였던 패미컴판 <젤다의 전설1>보다는 앞선 시간대 이야기이다.

슈퍼패미컴과 게임보이판 젤다를 기억하는 나에게 3DS의 그래픽은 좀 이질감이 있었다. 3D 그래픽으로 리메이크된 파이널 판타지3 했을 때와 같은 느낌이었다. 하지만 익숙해지니 표현 방식이 다를 뿐 닌텐도 젤다 특유의 느낌이 살아 있었다.

배경음악과 효과음은 대단히 높은 수준이다. 전작 음악을 편곡한 명곡이 즐비하다.

중간중간 퍼즐도 있고 아이템을 잘 활용해야 하는 부분이 있어서 막히기도 하지만, 노력하면 누구나 아슬아슬 깰 수 있는 절묘한 난이도다. 공략 안 보고 깬다면, 성취감이 클 것 같다.

갈 곳을 x 마크로 친절히 달아주고, 갔던 곳을 워프하듯 갈 수 있는 이동 수단도 있어서 길 찾기엔 스트레스를 덜 받았다. 클리어할 던전이 지도상에 다 표시되는데, 일방통행이 아니라 본인이 원하는 순서대로 모험할 수 있는 점도 좋았다. 물론 몇몇 던전은 특정 아이템이 필요해서 먼저 도전하기 불가능한 곳도 있다.

벽화로 변해서 벽들 틈새를 자유로이 움직일 수 있는 게 본작의 특징이다. 처음엔 너무 복잡해지는 것 아닌가 했지만, 지나치게 어려운 곳은 없었다. 벽화의 모습이 이집트 벽화 떠오르기도 하고, 재미있었다.

스토리는 동화 같고, 복잡할 것 없는 왕도물이다. 스토리가 별것 없는데도 이 시리즈가 고평가를 받는 까닭은 게임성이다. 게임 본연의 재미에 충실하다. 막힌 곳을 풀어내서 길을 찾아내고 여러 방법으로 주인공을 성장시키는 시스템이 매우 자연스럽고 잘 되어 있다. 이렇게 절묘하게 만드는 게 닌텐도의 저력이다.

3DS 게임 중 꼭 해봐야 할 걸작이라고 생각한다.


엔딩 본 날 - 2022년 4월 27일

2022-04-21

드래곤 퀘스트 몬스터즈 테리의 원더랜드 3DS

게임보이용으로 나왔던 게임이 2012년 3DS로 업그레이드되어 나왔다. 그래픽이 3D로 바뀌었고, 4인 파티도 가능하며, 몬스터와 시나리오도 추가되었다.

옛날에 게임보이판을 깬 적이 있지만, 스토리가 단순해서 그렇게 인상에 남지 않았던 게임인데, 문득 다시 해보게 되었다.

드퀘6의 등장인물 테리의 어린 시절 이야기. 이세계로 유괴당한 누나 미레유를 찾으려고 몬스터 배틀 대회 우승을 노린다.

성장할 때마다 새로운 던전이 열리고 최하층으로 가면 그 던전의 보스를 만나는 구성이다. 도중의 전투에서 몬스터를 스카웃할 수 있고, 다양한 아이템을 얻어 몬스터를 강화하는 데 쓸 수 있다. 드퀘 특유의 수집물 작은 메달도 나온다. 타이쥬 왕의 정체가 메달왕. 1인 2역을 한다.
최종 목적은 타이쥬에서 열리는 몬스터 배틀 대회에서 우승하는 것. 우승해야 누나를 찾을 수 있다.

공략 도중 미래의 테리도 만날 수 있다. 드퀘6 당시의 테리로 최강의 검을 계속 찾아 돌아다닌다. 어린 시절의 테리는 착하고 순수하지만, 드퀘6의 테리는 냉혹하다.

스토리는 왕도물이라 그리 인상적이지 않았지만, 돌아다니는 맛이 있고, 600종에 달하는 몬스터를 수집, 배합하는 재미가 있다.

엔딩을 보면, 3DS판에서 추가된 시나리오가 나온다. 정령석을 둘러싸고 마전사들과 싸우는 내용. 이걸 깨도 따로 또 엔딩이 나오진 않고, 계속 진행할 수 있다. 몬스터와 아이템 수집, 전투와 성장 무한 반복.

후속작들을 더 재미나게 했지만, 드래곤 퀘스트 몬스터즈 시리즈의 기틀을 세운 작품이라는 데 의의가 있다.


엔딩 본 날 - 2022년 4월 21일

2022-04-19

더블 드래곤2 NES 개조판

테크노스재팬이 1989년 패미컴으로 이식한 작품. 패미컴 스타일에 맞게 크게 바뀌었다. 여러 기종으로 이식되었지만, 패미컴 버전을 가장 좋아한다. 어린 시절 빌려온 롬팩으로 무척 재미있게 했던 기억이 있어 다시 해봤다.
옛날에 내가 해봤던 건 일본판이어서 이번에 북미판에 컨트롤 개조가 된 버전으로 시작했다. 내용은 같고 필살 콤보 조작이 좀 쉬워졌다고 한다. 아래 링크에서 패치를 내려받을 수 있다.

http://www.romhacking.net/hacks/5393/

패미컴판은 캐릭터 디자인이 동글동글하고 귀여워졌다. 이 게임을 즐긴 시간이 길어서인지 난 더블 드래곤 하면 이 캐릭터 디자인이 먼저 떠오른다. 타격감은 원작보다 찰지다. 필살기 어퍼컷(천살용신권)으로 적을 날려버리는 맛이 좋다.

오락실용 원작은 4스테이지였으나 패미컴판은 무려 9스테이지 구성이다. 최고 난도인 SUPREME MASTER로 해야 9스테이지 전부 나오고, 쉬운 것으로 하면, 중도에 끝난다고 한다.

스테이지 사이마다 그림과 텍스트로 된 컷신이 나온다. 연출이 좋다. PC엔진판에서는 이 부분을 애니메이션화했는데, 패미컴판 쪽이 묵직한 느낌이라 더 마음에 든다.

중간에 섬세한 점프 실력을 요하는 곳이 있어서 조심조심.

마지막 스테이지에선 주인공 도플갱어가 나온다. 스트리트 파이터 류처럼 장풍도 쏜다. 도플갱어를 물리치면, 끝판왕 격투가 등장. 원작에 없던 캐릭터다.

끝판왕을 물리치면, 갱들에게 죽은 주인공의 여친을 살릴 수 있다.

패미컴 벨트스크롤액션게임 중 거의 최고 수준이라고 할 수 있는 작품.


엔딩 본 날 - 2022년 4월 19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