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8-30

마크로스 - 사랑, 기억하고 있습니까 PS1

1999년에 플레이스테이션1으로 나온 슈팅 게임. 마크로스 극장판 스토리를 그대로 따라가며 극장편의 애니메이션도 중간중간 나온다. 오프닝 그래픽만 게임 오리지널이고 질이 높다.

그래픽은 (PS1 수준에선) 화려해 보이지만, 슈팅 게임으로선 밋밋하고 너무 쉬운 게 단점.

마크로스의 수많은 명곡과 애니메이션의 명장면이 들어 있어서 추억을 자극하긴 하지만, 원작 이상의 스토리는 없는 게 아쉽다. 이럴 바엔 이걸 하지 말고 극장판 애니메이션을 감상하는 편이 낫다고 생각한다.
 

엔딩 본 날 - 2021년 8월 29일

2021-08-13

와일드 팽

1989년 테크모가 오락실용으로 내놓은 판타지 액션 게임. 마왕 데그로메스를 부활시키기 위해 인간들의 피가 필요한 반인반수 종족 '수귀(獣鬼)'는 왕국을 덮쳐 살육을 감행한다. 수련에서 돌아온 왕국 최강의 기사, 듀크와 플리트는 세 마리의 소환수와 함께 수귀군에 맞선다.

잔혹한 장면으로 유명한 게임이다. 적을 죽이면 무조건 피를 뿌리며 목이 잘려서 죽는다. 오락실 게임이라 해도 수위가 높다. 당시 난 오락실에서 본 적은 없는 것 같다.

주인공은 소환수인 거인, 호랑이, 드래곤을 타고 싸우며, 드래곤은 특정 아이템을 먹어야만 소환할 수 있고, 거인과 호랑이는 별만 남아 있으면 언제든 교체할 수 있다.

괴물들 모습이 무섭게 잘 표현된 게임이다. 오락실에서 눈길을 끌었을 것 같다.

스테이지5에서 끝판왕 데그로매스가 나온다. 일단 배를 공격해서 터뜨려야 하는데, 피하기 힘든 공격을 해와서 죽기 십상이다. 피하려고 하면 못 깨고, 소환수 갈아탈 때 잠깐 무적이 되는 동안, 배를 공격해야 한다. 배가 터진 다음엔 데그로매스의 뿔에 올라타서 공격하면 끝장낼 수 있다.

엔딩은 주인공이 왕국으로 돌아와서 칼 들고 폼 잡는 장면으로 끝난다. 그러나 왕과 왕비는 물론이고 국민이 모두 죽었기에 주인공만이 홀로 남는다.

잔혹한 장면 탓에 가정용 게임기로 이식되지 못했지만, 게임 자체는 괜찮았다고 본다.


엔딩 본 날 - 2021년 8월 12일

2021-08-12

패미컴 에뮬 기기에 8Bitdo FC30 컨트롤러 사용기

FC30 컨트롤러는 패미컴 게임 패드 디자인을 본따 만들어 8Bitdo라는 회사를 알렸던 게임 컨트롤러입니다. 하지만 닌텐도의 허가를 받고 만든 게 아니라서 켕겼는지 한창 팔다 단종되고 말았지요.

저는 나오자 마자 사서 썼지만, 제 S805 안드로이드 스틱에서 블루투스 연결이 불안정한 문제가 있어서 금방 방출했습니다. 

하지만 세월이 지나 패미컴 에뮬 기기(제작기 링크)를 만든 뒤, 여기에 FC30 컨트롤러를 연결하면 딱이겠다 싶어서 중고 장터 매복하다 운 좋게 미개봉 제품을 구했습니다. 받자 마자 PC에 연결해서 펌웨어 업데이트 했습니다.

패미컴 오리지널 컨트롤러
FC30 컨트롤러

이 컨트롤러는 오리지널 패미컴 게임 패드와 달리 버튼을 슈퍼 패미컴 패드처럼 다이아몬드 형태로 배치했습니다. 저는 이 점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오리지널 패드의 일직선 버튼 배치에선 A버튼-점프, B버튼-공격인 게임의 경우, 엄지 손가락을 좌우로 왔다 갔다 해야 불편하거든요.

위 사진처럼 FC30의 버튼 배치에선 점프를 下 버튼, 공격을 左 버튼으로 설정하면, 엄지 손가락의 움직임을 최소화할 수 있어 편합니다.

그리고 오리지널 패드에 없는 L, R 버튼이 추가로 달려 있습니다. 슈퍼 패미컴 게임할 경우에 쓸 수 있겠죠. 저의 경우는 강제 세이브, 로드 기능을 L, R에 할당해서 씁니다.

유선과 블루투스 무선 연결 다 되지만, 전 8Bitdo 블루투스 리시버가 있어서 무선 연결을 해보기로 했습니다. Lakka 운영체제에서 잘 될지는 의문이었는데, 끼우고 리시버의 버튼 누른 뒤, FC30의 셀렉트 버튼을 누르니 LED가 점멸하다가 연결되네요. Lakka 레트로아크에서 XBOX 컨트롤러로 잡힙니다.

블루투스 연결은 딜레이가 있어서 선호하지 않지만, 패미컴 게임을 플레이해보니 그렇게 답답함을 느낄 정도는 아니었습니다. 이렇게 무선 연결로 쓰다가 연결이 불안정하거나 딜레이가 느껴지면, USB 케이블 연결로 쓰려고 합니다.

FC30은 오리지널과 크기가 같아서 패미컴 옆면 홈에도 잘 끼워지네요. 패미컴은 짝퉁이지만, 새 게임 패드가 옆에 들어가니 폼 납니다.

원래는 새턴 USB 패드를 연결해서 쓰다가 FC30으로 바꾼 건데, 아무래도 같은 패미컴 디자인이다 보니까 패미컴 게임 할 때 더 재밌게 느껴집니다. 그 시절 감성의 힘.

다만, 십자 키는 새턴 패드를 따라올 수는 없구요. FC30 컨트롤러를 오래 써본 사람들 말로는 십자 키가 민감해서 오입력이 일어날 수 있다고 하더군요. 오입력이 빈번하게 나면 고치면서 쓰려고 합니다.

2021-08-11

서유항마록

더블드래곤, 열혈 시리즈로 유명한 테크노스저팬에서 1988년 3월에 오락실용으로 출시한 액션 게임. 어린 시절 서유기를 좋아했고, 손오공, 저팔계, 사오정의 디자인이 기괴해서 오락실에 나왔을 때 내 눈을 사로잡던 게임이었다.

언젠가 깨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이제서야 파이널번 에뮬로 실행해서 해봤다. 테크노스저팬 게임답게 타격감이 살아 있다. 다만, 같은 회사의 액션 게임, 컴뱃트라이브스처럼 한정된 공간에서 적과 상대한다. 다만, 층이 있어서 위로 올라갈 수 있단 점이 그나마 답답함을 덜한다.

처음엔 손오공, 저팔계, 사오정을 선택할 수 있는데, 중간에 죽었을 때는 저팔계를 선택하지 못하고 손오공과 사오정만 고를 수 있었다. 오락실에서 애들이 말하기론 손오공이 제일 구리고 사오정이 젤 좋다고 했다. 마법 기술 쓸 때 말고는 타격 기술이 크게 다르진 않았다. 공력력은 캐릭터별로 좀 차이가 있다고 한다.

일정 수의 졸개 요괴들을 물리치면, 적들이 도망치고 보스가 등장한다. 요괴의 모습들이 그로테스크해서 마음에 든다. 다만, 전체 스테이지가 다섯 판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보스가 재활용되어서 다채롭지 못하단 인상은 받았다.

끝판왕은 스테이지3의 보스에서 색깔만 바뀐 놈이다. 다른 점은 쓰려뜨려도 얼굴과 뇌만 남아서 또 덤빈다는 거.에뮬이니 무한 코인 컨티뉴로 깰 수 있었지만, 오락실에선 패턴을 모르면 상당히 어려웠을 것 같다.

서유기 소재 게임으로선 디자인이 다크해서 마음에 들었다. 테크노스저팬이 당시 액션 게임을 참 잘 만들었다.


엔딩 본 날 - 2021년 8월 8일

수왕기

1988년 6월에 오락실용으로 나온 액션 게임. 우리나라 오락실에서도 상당히 인기 있었던 게임이다. 주인공이 늑대, 드래곤, 곰, 호랑이로 변신해서 괴물들과 싸우는 점이 인기의 요인이지 않았나 싶다. 당시 오락실에선 마계촌처럼 괴기스러운 분위기가 시선을 끌었다. 난 거의 해보진 않고 구경만 하는 쪽이었는데, 세월이 지나 한 번 해보고 싶어서 파이널번 에뮬로 실행했다.

스토리는 마물에게 납치된 아테나를 구출하기 위해 제우스가 봉인되었던 수인족을 풀어주고, 플레이어는 이 수인족을 조종해서 마물과 맞선다는 내용이다.

등장하는 괴물 중에 하얀 늑대를 죽이면 구슬이 나오고 그걸 먹으면 3단계로 강해진다. 3개를 먹어야 짐승 전사로 변신할 수 있다. 만일 3개 다 못 먹고 보스를 만나면, 스테이지 처음으로 돌아가버린다고 한다.

게임 자체는 타격감이 그렇게 좋지도 않고, 단순했다. 변신하면 여러 기술을 쓸 수 있어 쉬워진다. 에뮬로 돌리니 동전 컨티뉴가 무한대라서 치트 같은 거 없이도 깰 수 있다.

마지막 보스를 죽이면 엔딩이 나오는데, 이 모든 게 영화 촬영이었다는 반전이다.

지금 해보니 투박해서 막 재밌는 편은 아니었지만, 어린 시절 오락실에서 구경만 했던 게임을 엔딩을 봤다는 데 의미를 둔다.


엔딩 본 날 - 2021년 8월 8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