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혈 축구 게임보이판, PC엔진 CD&휴카드판을 한 김에 메가드라이브판과 패미컴 영문판도 건드려보았다.
먼저 패미컴 영문판인 <닌텐도 월드컵>. 원작을 대폭 수정해서 스토리가 삭제되고 그냥 13개국 중 한 팀 골라서 다른 12팀을 이기고 우승하는 게 목표다.
원작과 차이는 필살 슛 구사에 제한이 있고 경기 시간이 두 배 가까이 늘어났다는 점이다. 필살 슛 남발이 줄어들어서 쬐끔 축구다워졌지만, 경기 시간이 늘어난 건 지루함만 더했다.
엔딩은 게임보이판과 흡사하다. 트로피 받고 스태프롤 없이 끝. 원작 엔딩과 견주면 너무 초라하다.
다음으로 메가드라이브판을 해봤다. 발매 당시에 반갑긴 했지만, 이미 패미컴으로 질릴 만큼 해봤기에 내 관심을 끌진 못했다. 지금 해보니 스토리는 똑같지만, 시스템이 바뀌어서 다시 해볼만한 작품이었다.
패미컴판에선 안 보이던 능력치인 체력, 주력, 킥력이 수치로 표현되고, 필살 슛 게이지가 생겼다. 버튼을 누르고 있으면 게이지가 차는데 5단계에서 슛이나 태클을 하면 필살기가 나간다. 어려운 점은 5단계에서 버튼을 계속 누르고 있으면 선수가 불 타서 쓰러진다는 점. 이 때문에 더 어려워졌다.
패미컴판과 마찬가지로 12판째인 시만츄 실업 고교가 마지막 상대 팀이지만, 게임 타이틀 화면에서 패스워드 7777을 입력하면, 각 팀의 주장으로 구성된 최강 팀과 겨룰 수 있다. 여기서 이겨도 엔딩이 나온다. 엔딩 내용은 패미컴판과 비슷하다.
PC엔진판은 쿠니오가 미사코의 진한 키스를 받지만, 메가드라이브판은 원작 패미컴판처럼 마지막 판에 선택한 선수가 입술에 키스를 받는다. 다른 선수는 그냥 볼에 뽀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