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5-29

슈퍼패미컴판 드래곤 퀘스트4? DQ4^{-}

드래곤 퀘스트4^{-}는 45氏라는 일본인이 제작한 슈퍼패미컴판 <드래곤 퀘스트6>용 패치 버전이다. 일본판 롬에 패치를 적용하면, 간단한 변경 정도가 아니라 다른 게임으로 보일 정도로 대폭 바뀐다.


<드래곤 퀘스트6>의 그래픽을 활용해서 슈퍼패미컴판 <드래곤 퀘스트4>를 만들었다고 보는 게 맞을 것이다. 6의 세계관이 4의 세계관으로 바뀌는 엄청난 패치다. 슈퍼패미컴판 6의 롬 파일 용량이 약 4MB인데, 패치하면 6MB로 올라간다.
2.36 버전까지는 6에 4를 가미했다는 뜻으로 <드래곤 퀘스트64>란 제목이었지만, 최종 버전인 4.35에 와서는 드래곤 퀘스트4^{-}로 제목이 바뀌었다.

게임 타이틀은 <DRAGON QUEST Ⅳ>로 표기된다. 시작하면 플스1판 드래곤 퀘스트4부터 추가된 서장이 나온다. 어떤 마을에서 마왕을 죽일 수 있는 용자를 몰래 키우고 있었는데, 피사로에게 발각되어 마을 사람들이 몰살되고 주인공은 연인 신시아의 희생으로 홀로 살아남는 비극이 슈퍼패미컴에서 재현되었다.

드퀘4 캐릭터의 도트는 슈퍼패미컴에 맞게 새로 그려서 주인공, 아리나, 라이안, 토르네코, 크리프트, 브라이, 피사로 등에 전혀 이질감이 없다.

단지, 캐릭터, 지명, 시스템, 적은 드퀘4 것이면서 맵은 드퀘6 것을 쓰고 있고 아이템도 드퀘6 것이라서 드퀘4와 6이 짬뽕된 묘한 느낌이다. 드퀘6처럼 숙련도 올려서 직업을 바꿀 수 있는 시스템은 없다. 대신 익힐 수 있는 기술이 좀더 늘어났다.

서장 이후의 전개가 드퀘4의 1~4장을 뛰어넘고 5장부터인 점이 아쉽다. 원작의 1장부터 4장까지 라이안, 아리나, 토르네코, 몬바바라 자매순으로 나왔던 이야기가 다 빠지니 드퀘4를 해보지 않은 사람에겐 스토리가 뜬금없고 불친절하게 느껴질 수 있다. 따라서 이 패치판을 한다면, 드퀘4를 깨본 사람에게 권한다. 원작 5장 공략법도 그대로 통용되는 부분이 많아서 드퀘4 경험자가 유리하다.

드퀘4의 5장을 잘 이식한 편이지만, 원작보다 힌트가 적기 때문에 다음에 뭘 해야 할지 막힐 때가 많았다. 드퀘4를 패미컴판과 슈퍼패미컴판으로 각각 깼던 나도 결국 드퀘4 공략을 찾아봐야 했다.
그리고 4의 스토리이지만, 6이 기반이라서 쓸데없는 것들이 남아 있다. 4와 6을 해보지 않았으면 감이 안 잡힌다. 미레유가 등장하지 않는데, 미레유 관련 이벤트가 나온다든가... 그런 이벤트들은 완결되지 않고 중도에 끝난다. 또, 드퀘4 1~4장이 생략된 탓에 뭐지 싶은 장면도 있다. 처음 보는 사람이 그때는 고마웠다고 한다든가...

후반부 특정 구역은 패미컴판 4에서 가져온 것으로 보인다. 갑자기 패미컴 배경이 튀어 나와 이질적이었지만, 개인적으론 고전 느낌이 좋아서 재미났다.

엔딩까지는 드퀘4의 스토리를 잘 따라간다. 끝판왕은 역시 데스피사로!

엔딩 후엔 즐길거리가 더 많다. 주인공이 연인 신시아와 함께 숨은 보스들을 찾아 다니는 스토리다. 그때까지완 비교가 안 되게 강한 보스들이 세계 곳곳에 숨어 있다. 변심한 마스터 드래곤, 로맨싱사가2의 보스, 드퀘6의 테리, 다크드레암 등등 추가된 보스가 대거 등장한다. 너무 강해서 레벨을 99로 올리고 최강 무구들로 도전해도 전략 없이 싸우면 죽음이다.

개인 개발자가 만든 것치곤 드퀘4 5장 재현도가 높고 방대하다. 슈퍼패미컴 그래픽으로 드래곤 퀘스트4를 다시 하고 싶다는 분들에겐 적극 추천한다.


DQ4^{-} 버전4.35 ROM 다운로드 https://jkimjrpg.tistory.com/83

공략 사이트(일본어) https://w.atwiki.jp/dq_binary/pages/6.html


엔딩 본 날 - 2021년 5월 28일

2021-05-27

베르세르크 천년제국의 매편 - 상실화의 장

1999년 12월에 드림캐스트용으로 나온 액션 게임. 오직 드림캐스트로만 즐길 수 있는 오리지널 스토리다. 리메이크된 적도 없다. 그리피스가 현세에 강림한 뒤, 가츠가 동료를 얻기 전까지 벌어지는 일을 게임화했으며, 원작자 미우라 켄타로가 감수를 했다고 한다.

그래픽은 플스2나 PC로 나온 베르세르크 게임들보다 당연히 떨어지지만, 원작의 시궁창 같은 느낌을 잘 살려서 레트로 게이머들에겐 수작으로 인정받고 있다.

투박한 대검의 묵직함을 그대로 느낄 수 있어서 그걸 들고 싸운다는 게 얼마나 힘든지 알 수 있는 게임이다. 움직임 자체가 무거워서 통쾌함은 덜할 수 있지만, 원작 재현도는 높다고 할 수 있다. 대검뿐 아니라 수리검, 작열탄, 보우건, 핸드캐논 등도 구현되어 있다. 적에게 어느 정도 맞으면, 버서크 모드가 발동되어 일정 시간 가츠의 움직임이 빨라진다. 다소 답답했던 부분이 이때 풀려서 통쾌함을 느낄 수 있다.

가츠와 캐스커는 방랑하다가 어느 마을에 들리게 되는데, 거기서 환상종 만드라고라의 영향으로 좀비가 된 인간들과 맞서게 된다. 원작의 베헤리트, 사도, 조드, 해골 기사도 등장하며, 원작의 에피소드처럼 소중한 것을 바쳐서 사도가 되는 인물들이 나온다. 씁쓸하게 끝나는 게 베르세르크답다.

재밌는 점은 캐스커의 정신이 잠시 돌아온다는 거. 이 게임이 나올 당시엔 원작에서 캐스커가 계속 정신 나간 상태였기 때문에 기억이 돌아온 캐스커를 게임에서 볼 수 있다는 점이 주목을 받았다.

적의 수가 다양하지 못하고 조금 답답한 면이 있지만, 그 당시 기준으로 생각하면 수작으로 꼽기엔 충분한 작품이다. 보통 만화를 원작으로 한 게임은 캐릭터성에만 의지한 나머지, 완성도는 떨어지는 경우가 많은데, 이 게임은 그렇지 않았다.

레트로아크로 돌렸는데, 등장인물이 이상하게 움직이는 증상이 있어서 안드로이드용 Redream로 실행했다. 엔딩까지 아무런 문제 없이 완벽하게 돌아갔다. Very Easy로 하면, 누구나 엔딩을 볼 수 있다.


엔딩 본 날 - 2021년 5월 26일

2021-05-21

썬더포스5 PS1

세가새턴으로 처음 발매되었고, 1998년에 플레이스테이션1으로 이식되었다. 3D 폴리곤을 활용하여 2D 그래픽이었던 전작과는 다른 느낌을 준다. 3D 초창기 시절이라서 지금 보면 조잡하게 보인다. 말이 3D지 게임성 자체는 전작처럼 2D 횡스크롤 슈팅이다.

전체 7스테이지 구성이고, 스테이지1~3은 순서를 마음대로 고를 수 있다. 위험한 적이 접근하기 전엔 화면에 DANGER라고 표기되는 점이 이채롭다.

난도를 HARD 이상으로 선택해야 엔딩 때 스태프롤이 나온다고 한다. 그래도 엔딩이 그렇게 긴 편은 아니다.

썬더포스의 명성을 잇기엔 이질적이고 기대에 못 미치는 게임이라고 생각한다. 밋밋한 느낌을 받았다. 별로 쓸 게 없을 정도로 큰 인상을 받지 못했다. 역시 이 시리즈의 명작은 메가드라이브판 3, 4편이라고 본다.


엔딩 본 날 - 2021년 5월 17일

2021-05-18

사이버립

1990년 SNK에서 출시한 횡스크롤 진행형 슈팅 액션 게임. 네오지오용으로 나왔고 오락실에서도 할 수 있었다. 줄거리는 연방 정부의 베테랑 요원 릭과 브룩이 군사용 슈퍼컴퓨터 '사이버립'이 조종하는 기계 군단과 맞선다는 내용.

우리나라 오락실에선 큰 인기를 끌진 못했지만, 나는 이상하게 이 게임이 끌려서 종종 하곤 했다. 실력 부족으로 첫 판을 못 넘겼지만. 옛 생각이 나서 NEOGEO.emu로 다시 해봤다.

게임은 에일리언, 터미네이터, 혼두라를 섞은 것 같은 배경에서 진행되며 주로 기계들을 상대하지만, 유기체 괴물들도 등장한다. 네오지오답게 당시 가정용 게임기의 선두였던 슈퍼패미컴의 그래픽을 가볍게 압도한다.

어릴 땐 이 게임이 꽤 멋지다고 생각했지만, 진행할수록 아쉬웠다. 일단 무기가 여러 개 나오지만, 실용성이 떨어져서 같은 무기만 계속 쓰게 되고, 스테이지 구성이 단조로운 인상이다. 단지, 몇몇 보스의 그래픽은 기괴해서 인상적이었다.

중간에 엘리베이터를 탔을 때, 위 아래 방향을 선택할 수 있는데, 여기서 스테이지 분기가 있다. 그러나 일부 추가 스테이지 제외하면 쓸데없는 스테이지가 무작위로 나와서 오히려 귀찮았다.

마지막 스테이지에선 록맨처럼 지금까지 나왔던 보스들과 다시 싸운 뒤, 이 전쟁의 원흉인 컴퓨터 사이버립을 상대한다.

사이버립을 처치하면, 지금까지 플레이어에게 지시하던 대통령이 갑자기 사악한 눈이 되면서 "방해꾼은 사라졌으니 이제 지구는 우리 것이다"라고 말한다. 그리고 끝. 혹시 다른 굿엔딩이 있지 않을까 했는데, 배드 엔딩이 끝이란다. 반전이긴 했지만, 찝찝한 엔딩이다. 아쉬운 부분이 있지만, 졸작까진 아니고 평작이라고 생각한다.


엔딩 본 날 - 2021년 5월 18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