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4-24

안드로이드 기기에서 게임 컨트롤러를 8BitDo 블루투스 어댑터로 무선 연결했을 때 문제점과 해결책

Pro 2 컨트롤러를 안드로이드TV 박스인 GT-King에 블루투스 연결하면, 다음과 같은 문제가 생긴다.

■GT-King의 내장 블루투스 안정성이 형편없어서 Pro 2 컨트롤러가 플레이 중 딜레이 생기고 수시로 끊긴다.

Pro 2 컨트롤러를 삼성 갤럭시탭이나 스마트폰과 연결했을 땐 블루투스 연결이 안정적으로 동작했기 때문에 빼박 GT-King의 문제다. GT-King뿐 아니라 중국산 안드로이드TV박스에서 곧잘 나타나는 문제다. 블루투스 헤드폰 역시 못 들을 정도로 잘 끊긴다.

그래서 대안으로 8BitDo 블루투스 어댑터를 썼다. GT-King의 USB포트에 꼽으면 내장 블루투스와 상관 없이 독립적으로 동작한다. Pro 2 컨트롤러의 모드 선택 버튼을 S(스위치) 또는 A(Mac OS)로 맞춘 뒤, 페어링 모드로 해놓고, 블루투스 어댑터의 페어링 버튼을 누르면 몇 초 안에 무선 연결이 된다.

그런데, 믿었던 8BitDo 블루투스 어댑터도 문제가 있었다. 가끔 끊기고 방향키가 멋대로 움직였다. 원인을 찾아보니 USB3.0이 간섭을 일으켜서란다. 그래서 어댑터를 GT-King 뒤의 USB2.0 포트로 옮겨 꼽았다. 꼽을 공간이 비좁아서 연장선까지 활용했다. 그러고 나니 증상이 사라졌다.

이제 연결은 안정적으로 되는데, 문제가 또 남았다. 안드로이드용 PPSSPP에서 컨트롤러의 SELECT 키가 뒤로가기(Back)으로 인식되는 문제다. PPSSPP 설정에서 키를 매핑해도 뒤로가기를 우선해서 인식한다. PPSSPP로 게임하다가 SELECT 키를 누르면 게임에서 빠져나오게 된다. 이대로 두고 SELECT 기능을 다른 키에 매핑해서 쓰는 방법도 있지만, 불편해서 해결 방법을 찾아보기로 했다.

SELECT 키가 뒤로가기(Back)로 인식되는 까닭은 8BitDo 블루투스 어댑터로 연결된 게임 컨트롤러를 안드로이드에서 XBOX360 유선 컨트롤러로 인식하기 때문이다. Pro 2 컨트롤러뿐 아니라 듀얼쇼크3, 4도 마찬가지다. 8BitDo 블루투스 어댑터로 연결한 게임 컨트롤러는 안드로이드 OS가 XBOX360 유선 컨트롤러의 키 레이아웃을 적용한다.

이걸 해결하려면 일단 안드로이드 기기가 루팅되어 있어야 한다. OS의 키 레이아웃 파일에 접근해야 하기 때문이다. 내 GT-King은 루팅되어 있기에 가능했다.

<해결 방법>

1. 루트 탐색기 앱으로 /system/usr/keylayout 폴더에 있는 Vendor_045e_Product_028e.kl 파일(XBOX360 유선 컨트롤러 레이아웃)을 PC로 복사한다.

2. Vendor_045e_Product_028e.kl를 TXT 편집기로 열어서 아래 항목을 찾아 오른쪽처럼 바꾼다.

key 314   BACK → key 314   BUTTON_SELECT

혹시 HOME 버튼을 MODE 버튼으로 쓰고 싶다면 아래 항목도 바꾼다.

key 316   HOME → key 316   BUTTON_MODE

그리고 파일을 같은 이름으로 저장한다.

3. 키값을 수정해서 저장한 파일을 /system/usr/keylayout 폴더에 넣고, 권한을 644 준다(안 주면 기기 부팅에 문제 생김).

4. /system/usr/keychar 폴더에 있는 Vendor_045e_Product_028e.kcm을 삭제한다(이걸 지워줘야 SELECT 버튼의 뒤로가기, MODE 버튼의 종료 기능이 사라진다).

5. 재부팅

이렇게 하면, 컨트롤러의 select 버튼에서 뒤로가기 기능이 사라지고 에뮬 키 설정에서 SELECT 버튼이 Back이 아닌 SELECT로 보인다. 이제 PPSSPP에서 SELECT 버튼의 뒤로가기 우선 인식이 사라져서 자유롭게 매핑할 수 있다.

과정이 길었는데, 이렇게 하니 GT-King에서 8BitDo Pro 2 컨트롤러+블루투스 어댑터 조합을 문제 없이 쓸 수 있었다.

2021-04-23

극락! 중화대선

<중화대선>을 대폭 파워업해서 1992년에 타이토가 발매했다. 제목에 '극락!'이 붙었으며, 원작과는 별개의 게임으로 보일 정도로 갈아엎었다. 원작에 나오지 않는 배경과 캐릭터가 나온다. 스토리도 용에게 납치된 여인을 주인공 첸이 구하러가는 것으로 바뀌었다.

횡스크롤 게임이지만 위 아래로 스크롤되기도 하고 심지어 반대로 스크롤되기도 한다. 무기 체계도 원작과 다르다.

패미컴판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그래픽이 좋다. 지금 관점에서 봐도 높은 수준의 슈팅 게임이라고 생각한다. 적들도 다채롭고 원작에 없던 보스 캐릭터가 다수 출현한다.

당시 인기 있었던 강시도 적으로 등장한다.

게임은 중반부 지나면 상당히 어렵다. 적의 총알이 무수히 날라와서 정신이 없다. 엔딩을 보려면 상당한 시행착오가 필요하다. 반대로 스크롤되는 동굴(?) 구간에서 수없이 죽었다.

담배 피우는 부처 보스. 내구도가 좋아서 무찌르는 데 시간이 오래 걸렸다.

더블 드래곤. 처음엔 한 마리만 나와서 쉽겠네 했는데, 금방 두 마리째가 튀어나왔다.

끝판왕. 납치된 여인이 괴물 몸속에 갇혀 있는 게 보인다. 쳐부수고 여인을 구하자.

어려운 것치곤 엔딩은 간단하고 짧다. 여인의 안도한 얼굴을 끝으로 스태프롤이 나온다. 패미컴판처럼 엔딩 이후 스테이지1로 돌아가진 않는다. 진짜 끝이다.

패미컴 이식판은 실망스러웠지만, PC엔진판은 원작을 뛰어넘는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리메이크라기보다는 리부트에 가까웠지만. PC엔진 슈팅 게임의 걸작이었다.


엔딩 본 날 - 2021년 4월 23일

중화대선 FC

1988년 오락실에 나왔을 때 재미나게 했던 서유기 소재 슈팅 게임. 그해 MSX2로 이식된 뒤, 1989년 패미컴으로 이식되어 발매되었다.

손오공을 닮은 소년 '마이클 첸'이 근두운...이 아니라 '금두운'(金斗雲)을 타고 최고의 신선인 '중화대선'이 되기 위해서 모험을 떠나는 게임이다.

모든 면에서 원작인 아케이드판보다 떨어지며, 그래픽 면에서도 세가마스터시스템판보다 떨어진다. 유일한 장점은 오리지널 스테이지 '주계(宙界)'가 추가되었다는 점이다.

오락실의 귀여운 중국풍 그래픽을 어느 정도 살리긴 했는데, 뭔가 좀 답답하고 통쾌함이 떨어진다.

스테이지 도중에 등장하는 문으로 들어가면, 가게가 열리고 다양한 법술(특수무기)를 구입할 수 있다. 패미컴판에는 아케이드판에 없는 법술도 나온다.

스테이지는 원래 5스테이지 구성인데, 패미컴판은 스테이지6이 추가되었다. 다만, 지금까지 나왔던 보스 3마리와 3연전으로 때워서 독창성은 없다고 할 수 있다.

끝판왕은 스테이지5의 용 보스가 색깔만 바꿔서 나온다.

엔딩은 중화대선 칭호를 얻었다는 글과 함께 게임오버 표시가 나오고 스테이지1로 돌아가서 무한반복된다.


엔딩 본 날 - 2021년 4월 22일

8BitDo Pro 2 컨트롤러 사용기

전부터 눈여겨보고 있던 8BitDo Pro 2 컨트롤러가 나왔길래 알리익스프레스에 주문해서 보름 만에 받았다. SN30 Pro+에 버튼 2개가 추가된 신 모델이다.

포장이 잘 되어 있다. 바로 개봉했다. 컨트롤러, USB선, 설명서가 들어 있다.

컨트롤러 밑면 양쪽에 P1, P2 버튼이 추가되었다. 그 사이엔 모드 선택 버튼이 있다. S(스위치), A(macOS), D(D-input), X(X-input)로 연결할 기기에 맞춰 선택 가능하다. 커버를 열어보면, 배터리가 들어있다.

이 배터리는 뺄 수 있다. 손으로 빼려니까 잘 안 되어서 드라이버를 이용해 떼어냈다. 

배터리 대신 일반 AA건전지를 쓸 수 있다. 이 방식은 마음에 든다. 배터리가 납땜이라도 되어 있으면, 나중에 배터리 성능이 떨어졌을 때 교체가 힘들기 때문이다. 일반 AA건전지나 충전지로 대체할 수 있는 점이 무척 마음에 든다. 이 컨트롤러를 고른 이유이기도 하다.

안드로이드 박스 GT-King에다 블루투스 연결로 바로 해봤다. 처음에 S(스위치) 모드로 둔 채로 무선 연결했더니 버튼명이 엉뚱하게 맵핑된다. 설명서를 보니 안드로이드와 연결할 경우, D 모드로 하라고 쓰여 있었다. X 모드는 윈도우용이라고 한다. 해보니까 안드로이드에서 D 모드, X 모드 다 연결 가능했다. 안드로이드는 D 모드라고 하니 D 모드로 무선 연결했다. 스타트 버튼으로 전원을 켜고 위쪽의 페어링 버튼을 3초 누르고 있으면 아래 램프가 왼쪽부터 오른쪽으로 점멸하며 페어링 모드가 된다. 그때 기기 블루투스 설정에서 8BitDo Pro 2를 고르면 연결된다. 한 번 페어링해두면, 다음부턴 스타트 버튼만 눌러도 연결된다.

조작감은 좋았다. 요즘 추세와 다른 십자키 위치는 호불호가 갈리겠지만, 고전 게임 하기 좋다. 십자키는 옛날 슈퍼패미컴 패드의 십자키 감촉과 흡사했다. 약간 물렁물렁한 감이 있으나 조작이 부드럽게 잘 된다. A, B, X, Y 버튼 사이가 다른 게임 컨트롤러보다 조금 벌어져 있다는 평이 있지만, 이건 익숙해지면 별 문제 없을 것 같다.

테스트해보니 새로 추가된 P1, P2 버튼은 NES.emu, SNES9x.emu 등의 에뮬레이터에서 인식이 되지 않았다. 알고 보니 이 버튼들은 8BitDo에서 제공하는 유틸리티로 따로 설정해야 쓸 수 있다고 한다.

https://support.8bitdo.com/ultimate/pro2.html

유틸리티에서 P1, P2 버튼에 할당할 수 있는 키값을 보면, 기존 버튼의 기능 또는 Turbo, Hold, Swap이다. 기존 버튼의 기능은 중복이라서 굳이 필요 없을 것 같고, 나머지 기능은 유용할 수도 있겠다.

1. TURBO 기능

할당한 버튼을 누른 뒤, 원하는 버튼을 누르면 연사.

2. HOLD 기능

할당한 버튼을 누른 뒤, 원하는 버튼을 누르면 눌려 있는 상태가 됨.

3. SWAP 기능

할당한 버튼을 누른 뒤, 원하는 버튼을 누르면 다른 버튼으로 기능이 변경.

이뿐 아니라 매크로 버튼으로 활용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스트리트 파이터2의 승룡권 커맨드를 버튼 하나에 할당해서 간편하게 구사할 수 있는 기능이다.

GT-King에선 이 컨트롤러를 쓰는 데 문제가 있었다. GT-King의 블루투스 연결이 불안정해서 딜레이가 있고, 수시로 끊어졌다. GT-King 말고 삼성 태블릿, 스마트폰, 윈도우 PC에서 해보니 거기선 안정적으로 잘 되었다. 안드로이브 박스에서 쓰려면 내장 블루투스보다 8BitDo 리시버로 연결하는 게 정신 건강에 좋다. 리시버의 펌웨어를 1.33 이상으로 업데이트한 뒤, 컨트롤러의 모드를 S나 A로 선택해놓고 리시버와 페어링하면 무선 연결된다. 참고로 Pro 2 컨트롤러도 펌웨어 업데이트가 가능하다.


8BitDo Pro 2 컨트롤러는 기존에 쓰던 XBOX360 무선 컨트롤러와 견주면, 가볍고 버튼이 많아서 좋았다. 이제 이걸 메인으로 쓸 생각이다. 단점이라고 한다면, 추가된 밑면의 두 버튼이 의도치 않게 건드릴 수 있는 위치에 있다는 점이다. 이게 사람에 따라 거슬릴 수도 있어서 추가 버튼이 필요없다면, 전에 나왔던 SN30 Pro+을 더 싸게 주고 사는 편이 좋을 것이다.

홍콩 회사인 8BitDo는 레트로 게이머가 좋아할 만한 디자인의 게임 컨트롤러를 다수 출시하고 사후 지원을 꾸준히 잘하는 곳이다. 8BitDo Pro 2 컨트롤러는 다른 블루투스 컨트롤러와 견줘도 완성도가 상급에 들어가는 제품이라고 본다.


[추가] 한 달 사용 후 소감
안드로이드 박스(GT King)에 8BitDo 리시버로 무선 연결해서 써보니 전에 쓰던 XBOX360+MS리시버 조합보다 입력 지연(레이턴시)이 느껴졌다. 자료를 찾아보니 Pro2의 레이턴시 값은 19ms였다. XBOX360보다 9ms 정도 더 지연된다는 얘기다. 내 기준엔 레이턴시가 15ms를 넘어가면 그리 좋은 수치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이것 때문에 방출했다.

2021-04-18

극마계촌 改

초마계촌 이후 15년 만에 나왔던 마계촌 시리즈 후속작. 2006년에 PSP로 발매되었고, 1년 후에 밸런스를 수정한 改 버전이 나왔다.

시리즈 최초로 3D 모델링이 도입되어 그래픽이 향상되었으며, 괴기스러움도 한층 가중되었다. 전작들보다 갑옷 종류, 무기 수, 저주로 인한 변신 종류도 대폭 늘었다.

보스들이 아주 박력 있고 괴기스러워서 좋았다. 지금까지 해봤던 마계촌 시리즈 중 모든 면에서 최고 수준이다.

마계촌답게 무지막지하게 어렵다. 엔딩 보려면 엄청난 반복 연습이 필요할 것 같다. 난 시간이 없으므로 치트를 쓸 수밖에 없었다. 스테이지5에서 친숙한 보스, 아스타로트를 물리치면 공주를 구하고 엔딩이 시작... 하려다 말고, 무언가 느낀 주인공 아서가 마녀들에게 간다. 세 마녀가 합체해서 또 보스전. 그리고 스테이지1로 돌아간다.

알고 보니 스테이지마다 숨겨진 링을 33개 모아야만, 진짜 보스 하데스가 나온다고 한다. 진엔딩을 보려면 링 다 모을 때까지 2회차, 3회차를 해야 한단다. 이전 마계촌들도 플레이 시간 늘리려고 처음부터 다시 하게 했는데, 극마계촌도 예외가 아니었다. 2회차부턴 스테이지에 변화가 생긴다고 하지만, 이미 깬 스테이지를 또 하는 건 너무 지겹다. 개인적으로 꺼려하는 방식이다.

처음부터 다시 할 엄두는 나지 않아서 진 최종보스 하데스 앞에서 세이브한 파일을 인터넷에서 찾아서 진엔딩을 봤다. 이걸 순수하게 실력으로 끝까지 간 사람은 대단하다.

너무 어려운 게 흠이지만, 게임 자체 완성도는 높이 평가한다.


엔딩 본 날 - 2021년 4월 18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