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6-26

성검전설3 TRIALS of MANA 리메이크 PC판


슈퍼패미컴 가지고 있을 적에 성검전설 시리즈 중 처음 해본 게 3편이었다. 당시 재미나게 즐긴 기억이 있어서 리메이크가 나왔을 때 반가웠다.

슈퍼패미컴판
PC, PS4, 스위치판

슈퍼패미컴 시절에 관심이 갔던 점은 주인공을 6명 중에 고를 수 있고, 캐릭터마다 스토리가 달라진다는 것이었다. 당시는 그런 요소를 가진 RPG가 아주 많지는 않았기 때문에 신선했다.



리메이크된 PC판을 해보니 완전히 다른 게임으로 보일 만큼 대폭 업그레이드되었다. 그래픽이 3D로 바뀌고 성우 음성까지 들어가 있다. 그리고 완벽 한글화다. 시대에 맞게 빠른 진행이 가능하도록 시스템도 개선되었다. 액션도 아주 부드럽고 캐릭터도 근사하다. 물론 요즘 세대는 이 정도 그래픽엔 덤덤하더라.


very easy로 해서 그런지 게임은 무척 쉬웠다. 무엇보다 갈 곳을 다 표시해줘서 그대로만 가면, 모든 NPC와 대화 나눌 필요 없이 빠르게 진행할 수 있었다. 던전 두 군데 정도에서 퍼즐 요소가 있긴 한데, 별로 어렵지 않았다.


슈퍼패미컴판으로 했을 때 어떤 캐릭터를 주인공으로 했는지 기억이 잘 나지 않았다. 그래서 안 골랐을 것 같다 싶은 호크아이를 주인공으로 골랐다. 나머지 동료 둘은 예쁜 여자 둘, 안젤라와 리사를 택했다. 누군가 누드 패치를 만들었는데, 그 파일을 넣으면, 안젤라와 리사가 옷을 홀딱 다 벗고 나온다.


여성 캐릭터는 마법사 안젤라가 섹시해서 마음에 들었고, 호크아이의 연인, 제시카도 한 미모 했다. 이 게임을 계속한 가장 큰 이유다.
리사는 주인공 호크아이를 흠모하지만, 그냥 짝사랑으로 끝난다.


주인공에 따라 스토리가 달라지긴 하는데, 동료로 삼은 캐릭터의 스토리도 게임 중 다 볼 수 있기 때문에, 굳이 6명 캐릭터 전부를 각각 다시 해볼 필요는 없어 보였다. 다만, 끝판왕이 선택 주인공에 따라 세 종류로 갈리기 때문에 3회차까진 할 이유가 될 수도 있겠다.
주인공이 무찌를 적은 세 부류가 있는데, 나중에 지들끼리 싸워서 하나만 남고 그게 끝판왕이 된다.


스토리는 전형적인 왕도물이었다. 이렇다 할 반전이 없다. 고전 게임답다. 슈퍼패미컴판에서 추가된 점은 전직할 수 있는 클래스가 하나 더 있고, 엔딩 이후 숨겨진 보스가 있다는 점이다. 스토리가 달라지는 건 아니라서 굳이 찾아 깰 이유는 못 느꼈다.


8개 지역의 마나 정령들을 구한 뒤, 나중에 또 그 지역에 가서 8개 신수들을 물리쳐야 한다는 점은 좀 지겨웠다. 던전이 약간 달라지긴 하지만, 같은 곳을 또 우려먹으며 플레이 시간을 늘리는 느낌이었다.


잘된 리메이크이지만, 슈퍼패미컴판 때만큼 재미나게 즐기진 못했다. 그땐 신선했고 지금은 안 신선해서 그런가. 당시 기준으로만 생각하면 걸작임은 분명하다.


엔딩 본 날 - 2020년 6월 26일

2020-06-01

일루미나!


1990년 칵테일소프트가 일본산 컴퓨터인 PC8801과 PC9801용으로 내놓은 성인용 RPG.
일러스트가 매력적(자극적)이어서 시작했다. 에뮬은 Neko Project 21/W를 사용했다.


소년이 강가에서 쓰러친 채 발견된다. 작은 마을 튜토의 아리따운 소녀, 류나의 보살핌으로 깨어난 소년은 자신의 이름조차 모르는 기억상실 상태였다. 그때 악독한 영주가 류나를 노리개로 삼기 위해 나타나는데, 소년이 막아서면서 모험이 시작된다.


그래픽 매수 200장, BGM 25곡으로 당시 RPG로선 볼륨이 꽤 있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도트 그래픽에 신경 쓴 대신, 다른 요소는 단조로운 편이다.


마을 사람과 대화는 마을 주변에서 할 수 있고 막상 마을에 들어가면 상점, 교회, 술집, 여관만 있다. 어느 마을에 가든 같은 그래픽, 같은 인물이다.


몇 가지 시스템은 옛날 RPG답게 불편했다. 레벨업은 경험치가 쌓이면 자동으로 올라가는 게 아니라 마을의 술집에 가서 돈 주고 술을 마셔야 그동안 모은 경험치만큼 레벨이 오른다. 그리고 무기와 방어구는 장착해보지 않으면 수치가 얼마나 올라가는지 알 수가 없다.
가장 불편했던 점은 게임패드를 지원하지 않아서 키보드로 했다는 점이다. 키보드 방향키, 리턴키, 스페이스바로 조작한다. 또 내가 모르는 건지 다른 마을로 워프할 수 있는 마법이나 아이템이 없어서 이동하는 데 시간을 잡아먹는다. 지도가 있긴 하지만, 지명도 없고 표시 반경이 좁아서 미리 길을 잘 기억해두어야 한다. 그나마 세이브는 아무 데서나 가능해서 편했다.


마법은 심플하게 공격, 방어, 회복으로만 표시된다. 특이한 점은 마법의 강도를 레벨에 따라 조절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레벨이 50이면 1~50까지. 사용 후 줄어드는 MP 수치는 선택한 레벨 수치와 같다.


걷기 스타일은 선택할 수 있는데, 걸음 속도를 조절하는 옵션이 아니고, 랜덤 인카운트 확률 조정이다. '신중히'를 선택하면 가장 적게 적이 나온다. 하지만 그래도 출몰이 잦은 편이다.


파티는 주인공과 히로인 단둘이며, 히로인은 나중에 셋 중 한 명을 선택할 수 있다. 각각 마법사, 검사, 승려인데 전부 미소녀이다. 후반부에 누굴 연인으로 선택하느냐에 따라 대사가 살짝 바뀐다. 시나리오엔 별 차이가 없기 때문에 이것 때문에 세 번 다시 할 가치는 별로 없지 않나 싶다.


스토리는 뛰어나진 않지만, 완성도가 높았다. 주인공의 정체가 핵심이고, 성인용이니까 가능한 설정이 아닌가 싶다. 성인용답게 노출신이 많은데, 여성 캐릭터는 반드시 노출을 한다.
이야기 전개에 굳이 필요하지 않은, 개연성 없는 노출이다. 그리고 이왕 노출한 거 그 이상의 전개로 갈 것이지 거기서 끝난다.


이 게임에서 여성의 노출을 다 빼도 그럭저럭 괜찮은 스토리의 RPG가 되었으리라 본다. 어느 정도 예측이 가능한 스토리이긴 했지만, 알기 쉽고 인상적이었다.


몇 가지 아쉬운 점을 개선하고 살을 붙여서 리메이크하면 괜찮지 않았을까 하는 RPG다. 걸작은 아니더라도 수작까진 갈 수 있는 작품.


엔딩 본 날 - 2020년 5월 31일

베어너클2 크로스오버 (해킹롬)


<베어너클2>는 1992년 12월 20일에 세가에서 내놓은 벨트스크롤 액션 게임이다. 1편이 나왔을 때, <파이널 파이트>의 아류작이라고 봐서 난 별 관심이 없었지만, 이런 류가 적었던 메가드라이브에는 가뭄의 단비 같은 작품이었다고 한다.
3편까지 출시되었는데, 가장 높은 평가를 받은 건 2편이다.


4명의 캐릭터를 선택할 수 있는데, 개인적으로 이 캐릭터 디자인이 별로 마음에 들지 않아서 캐릭터를 바꾼 해킹롬으로 해봤다.


내가 선택한 건 <파이널 파이트>의 코디, 가이, 하거 그리고 <스트리트 파이터2>의 춘리로 교체한 버전이었다. 아래 링크에서 패치를 내려받을 수 있다. 영문판에 적용해야 한다.

https://www.romhacking.net/hacks/4592/

<파이널 파이트>를 참조해서 만든 게임이라 그런지 캐릭터가 바뀌어도 위화감이 전혀 없이 잘 어울렸다. 난 가이로 클리어했다. EASY 난이도로 하니 너무 쉬웠다.


메가드라이브 실기를 가지고 있을 때는 관심이 없어 안 했지만, 이제 와서 해보니 굉장히 잘 만든 게임임을 알 수 있었다. 단조로운 느낌은 있지만, 타격감이 좋고 스테이지가 방대하다.


캐릭터를 바꾼 해킹롬은 굉장히 많다. 스트리트 파이터2, 닌자 거북이, 천지를 먹다, 소닉, 심슨, 엘렉트라 등 별의별 교체 롬이 있다. 완성도가 높은 편이니 색다르게 즐기고 싶다면 추천한다.


엔딩 본 날 - 2020년 5월 28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