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9-26
YAWARA! - PC엔진
우라사와 나오키의 만화를 어드벤처 게임으로 만든 작품. PC엔진 슈퍼CD롬용으로 1992년 10월에 나왔다. 원작 만화는 1994년 12월쯤 일본어 공부용으로 신오쿠보의 헌책방에서 전질을 사서 다 읽었다. 게임은 PC엔진 듀오로 해봤지만, 엔딩을 봤는지 기억도 안 나고, 추억을 되새길 겸 해서 다시 해봤다.
어려운 부분이 하나도 없어서 버튼만 누를 줄 알면, 누구나 클리어할 수 있다. 게임 오버 날 일이 없다. 게임이라는 표현보단 디지털 코믹이 맞다. CD 표지에도 디지털 코믹이라고 쓰여 있다.
이야기는 원작대로 진행된다. 원작에서 벗어난 이야기는 하나도 없다. 오히려 기자 마츠다 코사쿠의 시점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생략된 부분이 많다. 마츠다의 시선에서 벗어난 장면이 나오지 않는다. 야와라의 스토리를 즐기려 한다면, 이것보단 원작 만화나 애니메이션을 보길 권한다. 만화를 다 본 나는 그냥 추억 때문에 해봤을 뿐이다.
야와라 만화는 지금 생각하면, 일본인을 위한 국뽕이 꽤 들어가 있다. 일본의 국기인 유도를 소재로 일본의 우수함을 세계에 자랑하는 듯한 장면이 곳곳에 있다. 서양인 선수가 일본 요리에 감탄한다거나 유도 문화를 숭상하는 모습 등 은근히 자랑한다. 우라사와 나오키의 만화엔 그런 요소가 조금씩 들어 있다. 그의 다른 작품에는 우익 성향을 보이는 부분도 있는데, 우라사와 나오키보단 그와 함께한 스토리 작가 탓이 크다고 한다. 이 부분 때문에 요즘엔 그의 작품을 잘 안 보고 있다.
그와 별개로 야와라라는 작품은 꽤 흥미진진하게 진행된다. 노력하는 이의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한편, 범인(凡人)은 천재를 아무리 노력해도 이길 수 없다는 암담함을 보여주기도 한다. 당시엔 원작 만화를 무척 재미나게 봤다.
볼품없는 3류 스포츠 신문 기자인 마츠다는 열정 하난 가득해서 응원해주고 싶다. 주인공 야와라를 진심으로 아끼는 인물이다.
90년대 중반에 활약하던 '다무라 료코'라는 일본 유도 선수의 별명이 '야와라짱'이었다. 올림픽에서 북한의 계순희에게 질 때까지 국제 대회 84연승을 달리는 일본의 영웅이었다. 그 야와라짱이라는 별명은 바로 이 작품에서 따온 것이다. 사실 다무라 료코의 외모는 만화의 야와라처럼 예쁘지 않아서 어이가 없었다.
몇 시간 버튼을 누르다 보면, 어느새 엔딩. 야와라의 고등학교 졸업을 끝으로 마무리된다. 이 작품엔 애니의 주제곡 '미라클 걸'과 엔딩곡 '스탠 바이 미'가 들어가 있다. 상당히 좋으니 들어보시길.
엔딩 본 날 - 2019년 9월 26일
2019-09-24
라이프 이즈 스트레인지
2015년 게임. 프리퀄 한 뒤 이어서 했다. 인텔 G4400 CPU+24gb RAM+GTX660 컴에서 풀옵션으로 아주 잘 돌아갔다.
본편의 3년 전을 다룬 프리퀄 <비포 더 스톰>을 본편보다 먼저 해도 괜찮을지 우려했는데, 본편을 다 해보니 프리퀄을 먼저 한 게 더 나았다고 본다. 클로이와 레이첼의 관계, 인물들의 과거를 어느 정도 아는 상태에서 하니 본편이 더 재밌어졌다. 물론 반대로 해도 마찬가지일 수도 있지만, 프리퀄은 내용상 심심했기 때문에 본편 클리어 뒤에 했다면, 부족함을 느꼈을 것 같다. 프리퀄을 먼저 한다고 본편의 스포일러를 미리 알게 되는 염려도 전혀 없다(오히려 반대다).
프리퀄에선 초능력 같은 게 없어서 평이한 이야기가 되었지만, 본편의 주인공 맥스는 시간을 되돌리는 능력이 있어 훨씬 재미있다. 몇 분 전 과거로 갈 수 있어 잘못된 선택을 하더라도 되돌릴 수 있다. 이 능력을 얻게 된 주인공 맥스가 오리건 주의 해안 도시 아카디아 만에서 일어난 사건을 클로이와 함께 파헤치는 내용이다.
게임을 관통하는 주제는 나비 효과다. 나비의 날갯짓이 태풍을 일으킨다는 그 이야기이며, 이는 카오스 이론의 토대가 되었다. 그래서 나비, 태풍, 카오스 이론이 게임에서도 등장한다.
미국 고등학생들의 생활상을 엿볼 수 있다. 캠퍼스 분위기는 교복이 없어서 그런지 한국의 고등학교보단 대학교에 가깝고, 학생들이 더 어른스럽고 자유로워 보인다. 문화가 아예 다르다. 총기, 마약, 왕따, 동성애 등을 다루는데, 한국 고등학교보단 역시 수위가 높다. 담배, 마약, 클럽을 즐기는 모습이 나온다.
블랙웰 고등학교에선 학교의 인기 스타였던 레이첼이 실종된 상태고, 소심한 학생 케이트는 신체 동영상이 유포되어 왕따를 당하고 있다. 주인공 맥스는 시간 되돌리기 능력을 이용해 친구 클로이를 살리고, 블랙웰을 둘러싼 사건을 파헤치게 된다.
어디로 튈지 모르는 이야기가 흥미로웠고, 전개 방식도 전형적이지 않았다. 일본 어드벤처 게임에서 보기 힘든 스타일이다. 미국 영화나 드라마 보는 느낌이었다. 3D 1인칭 시점으로 보는 배경이 무척 예뻤고, OST도 분위기에 잘 어울렸다.
주인공이 시간 되돌리기 능력을 써서 뭔가를 해결하면, 다른 뭔가가 잘못되고, 마을에선 동물이 죽거나 기상이변이 일어나기 시작한다. 뭘 하든 운명은 바꿀 수 없음을 알려주는 게임이 아닌가 싶다. 게임에서도 여러 선택을 하게 되지만, 인물의 태도가 살짝 바뀔 뿐, 크게 바뀌는 건 없다.
어떤 선택을 하든 마지막 에피소드5의 엔딩은 두 가지다. 제작진이 의도한 엔딩은 어떤 쪽인지 확연하다. 한쪽 엔딩이 더 길고 제대로 된 마무리 같았다.
중후반부엔 몇 분 전 과거가 아니라 오래전 과거로 갈 수 있게 되는데, 그때부터 더 재밌어진다. 후반부의 악몽 연출은 공포 게임 같았다. 엔딩까지 보면 참 심오한 내용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영화로도 만들어진다는 이야기가 있던데, 게임보다 더 낫게 나올지는 의문이다.
프리퀄은 좀 지루해서 본편도 그리 기대하진 않았는데, 해보고 나니 왜 걸작으로 칭송받는지 이해했다. 기억에 남을 어드벤처 게임이다.
엔딩 본 날 - 2019년 9월 23일
2019-09-19
메가드라이브 미니 후기
롯데마트 토이저러스 온라인몰에서 신규회원 1만 원 쿠폰 할인 받아 예약 주문한 메가드라이브 미니 한국 정식 발매판입니다.
패미컴 미니를 비롯한, 다른 복각 제품들은 별로 관심이 없었지만, 메가드라이브 미니는 롬팩까지 재현되어 있고, 패드가 2개 포함된 것치곤 가격이 싼 편이길래 과감하게 주문했습니다.
옛날 실기를 아담하게 잘 재현했네요. <메가드라이브 대전>이란 일본 책 초판 부록이었던 제네시스 미니어처와 나란히 놓아 보았습니다.
예약 사은품으로 받은 소닉 롬팩을 본체에 넣어봤는데, 딱 끼우는 실기의 그 느낌이 아니라 아쉽습니다. 끼운다기보다 집어넣어 세우는 느낌이에요. 양옆의 공간이 남아서 본체를 툭 치면 흔들리는 점도 아쉽네요. 그래도 다른 복각판 미니 기기에 없는 롬팩이 있기에 더 실기 느낌이 납니다.
동봉된 USB 케이블과 HDMI 케이블을 TV의 USB와 HDMI 단자에 연결한 뒤, 메가드라이브 미니의 전원 버튼을 ON에다 놓으니 부팅이 됩니다. 부팅 첫 화면은 언어 선택 화면이네요. 한글로 선택. 메뉴 화면에서도 배경음이 나옵니다.
42개 게임을 선택할 수 있는 화면이 나옵니다. 학생 때 불타오르며 했던 <레슬볼>을 실행해보니 잘 됩니다. 양 옆 여백의 그림은 세 가지 중 하나를 고를 수 있습니다.
게임패드는 6버튼입니다. 스토리 오브 도어 등 일부 게임에서 6버튼을 지원하지만, 6버튼에 최적인 스트리트 파이터2가 한국판에서 빠진 건 매우 아쉽습니다.
십자키의 감촉은 매우 좋네요. 슈퍼패미컴 게임패드의 십자키보다 낫다고 봅니다. 오리지널 메가드라이브 6버튼 패드와 크기가 같고, 오른쪽 위엔 MODE 버튼이 있습니다. 게임 하다 이걸 누르면, 시스템 메뉴가 나와서 강제 세이브가 가능합니다. 강제 세이브만 있으면 액션이나 슈팅 게임을 비교적 쉽게 클리어할 수 있죠.
이 게임패드는 USB 방식이라 PC나 안드로이드 기기 등에서도 사용이 가능합니다.
설정 들어가면, 스크린을 옛날 4대3 화면 또는 양옆이 꽉 찬 화면으로 바꿀 수 있는데, 전 화면이 왜곡되는 걸 좋아하지 않아서 오리지널 4대3 화면을 선호합니다. C 버튼을 누르면, 옛날 브라운관 느낌을 내주는 CRT 필터가 적용되는데요. 전 마음에 안 들어서 두 번 다시 적용할 일은 없을 것 같습니다.
해상도 320×224 이하의 옛날 게임들이라 720p 이상 LCD 모니터나 TV에선 도트가 적나라하게 보일 수밖에 없습니다. 더 다양한 필터를 지원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메가드라이브 게임을 레트로아크 등의 에뮬레이터로 하는 것보다 메가드라이브 미니에서 하는 게 더 낫느냐고 누가 묻는다면, 전 아니라고 답하고 싶어요. 실기와 흡사한 외견으로 감성은 충족될지 몰라도 게임 구동 면에서 메가드라이브 미니가 더 나아 보이진 않았습니다. 에뮬은 실제 기기에 없는 미세한 사운드 밀림이 있는데요. 사운드가 11프레임 정도 늦게 출력되는 현상이죠. 세가의 공식 에뮬 기기이니만큼 다를 줄 알았어요. 물론, 그 차이는 너무 미세해서 알아채기도 힘들고 플레이에 거슬릴 정도는 아닙니다.
해보니 아무래도 플레이용보다는 인테리어용이 될 것 같습니다. 플레이용으론 실기와 레트로아크보다 나은 점이 없어서 전 미니로 게임할 것 같지 않네요. 쓰지도 않을 기기를 신줏단지처럼 모시는 건 제 성향 상 부담이 커서 하루 고민한 뒤 손해 안 보고 방출했습니다.
지금까지 나온 복각판 미니 기기 중엔 가장 정성 들여 만든 느낌은 납니다.
2019-09-17
라이프 이즈 스트레인지: 비포 더 스톰
<라이프 이즈 스트레인지: 비포 더 스톰>(Life Is Strange: Before the Storm)은 미국의 게임제작사 덱 나인 게임스가 개발하고 일본의 스퀘어에닉스가 배급한 어드벤처 게임이다.
본편인 <라이프 이즈 스트레인지>는 안 해봤지만, 이 작품의 시간대가 본편의 3년 전을 다룬 프리퀄이라고 해서 먼저 해봤다. 하지만, 그게 좋은 선택이었는지는 모르겠다. 본편의 등장인물을 전혀 모르기 때문에 반갑다거나 깨알 재미를 느낄 수 없었기 때문이다. 더구나 이야기가 잔잔하게 흘러서 에피소드3 후반부까지 굉장히 지루했다. 이게 드라마였다면, 도중에 시청을 멈췄을 것이다.
주로 애니 스타일을 따르는 일본 게임과 달리 미국 게임들은 영화나 드라마에 가깝게 만든다. 그래서 더 현실적으로 느껴진다.
주인공 클로이는 아버지가 돌아간 뒤, 비뚤어져서 마약을 즐기고 학교 결석을 밥먹듯이 하는 문제아다. 대사 하나하나가 질풍노도의 청소년기를 잘 드러내고 있다. 놀러간 클럽에서 학교의 스타 레이첼을 만나고 그녀와 친해지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이야기가 특별히 놀라운 부분이 없어서 지루했는데, 막판의 전개는 그나마 흥미로웠다. 두 가지 선택 중 결단을 내려야 하는데, 어느 쪽을 골라도 찝찝함이 남을 수밖에 없다. 그 지루한 전개들이 이걸 위해서 이어온 것이구나 하고 이해할 수 있었다.
진실을 밝히는 것이 꼭 좋은 게 아니라는 거, 모르는 게 약?이라는 교훈을 준다.
엔딩을 가르는 마지막 선택 말고는 어떤 선택문을 골라도 영향이 미미하다는 점은 아쉽다. 선택에 따라 아예 다른 이야기가 전개되었으면 좋을 텐데, 큰 줄기는 변함이 없다. 그만큼 볼륨이 작다.
만족스러운 게임은 아니었지만, 게이머를 고심하게 하는 마지막 선택문 때문에 평작 이상의 점수는 줄 수 있을 것 같다.
엔딩 본 날 - 2019년 9월 17일
2019-09-06
3DS에서 NDS 게임을 돌리는 칩, R4i Gold 3DS Plus 후기
NDS 가지고 있을 때부터 3DS까지 DSTWO라는 칩으로 NDS 게임을 돌렸는데, 이 DSTWO는 시간이 지날수록 인식이 잘 안 되는 문제가 있었다. 그럴 땐, 뺐다가 끼웠다를 여러 번 반복하는데, 세 번에 한 번 정도 인식되던 것이 최근엔 열 번에 한 번꼴로 인식되었다. 게임 하다가도 갑자기 멈추는 일이 다반사라 이제 놔줘야겠다고 마음먹었다.
사실 NDS 게임이야 PC용 에뮬로 해도 되지만, 두 화면과 터치를 쓰는 기기 특성상 아무래도 불편하고, 휴대용 게임은 휴대용 기기로 해야 한다는 지론상, 실기에서 NDS 게임을 자유로이 하기 위해 DSTWO의 대체품을 찾아봤다. 초창기 R4는 3DS에서 안 되어서 쓸모가 없고, DSTWO처럼 3DS에서 돌아가는 걸 찾아야 했다.
NDS의 단종과 인기 하락으로 옛날과 달리 싸게 나온 제품이 많았다. 10달러 미만으로 구할 수 있는 R4 칩은 R4 GOLD Pro, R4 Dual-Core, R4 RTS LTE가 있었는데, 색상만 다르고 내부 구조는 다 똑같은 칩이라고 한다.
싼 맛에 이중에서도 제일 싼 R4 Dual-Core를 살까 생각했지만, 후기들을 보니 다음과 같은 단점이 있었다.
1. 이 칩만의 전용 커널을 쓴다. 범용이고 안정적인 wood 커널 사용 불가.
2. 커널에 사용 기한이 있다. R4 3.9b 버전은 2019년 9월 3일로 사용 만료되어 작동이 안 된다. 4.0b 버전을 올리면, 2024년 9월 3일까지로 기한이 미뤄진다.
이게 걸려서 결국 wood 커널 지원하면서 사용 기한 없는 제품을 찾았다. 바로 R4i Gold 3DS Plus다. 그런데 가격이 19.99달러(2019년 9월 초 기준)나 했다. 8.99달러인 R4 RTS LTE보다 두 배 이상 비싸다. 그래서 주문해놓고 후회했다. 내가 NDS 게임을 하면 얼마나 하겠다고 비싼 걸 샀을까.
www.nds-card.com에서 구입했는데, 취소 버튼 같은 게 따로 없길래 성가셔서 그냥 받기로 했다.
배송은 무료 배송이 있는데, 이걸로 하면 두 달 가까이 걸리고 위치 추적이 안 된다고 한다. 처음 이용하는 사이트인지라 불안해서 2달러 주고 위치 추적 가능한 차이나 포스트 배송을 선택했다. 중국 선전(深圳)에서 9일 만에 한국으로 도착했다.
내용물은 R4 칩, 리더기, 자석이다. 자석은 3DS에 커스텀펌웨어를 올릴 때 쓰라고 포함된 것이다. 커스텀펌웨어 올리는 작업하려면, 칩의 플라스틱 케이스를 뜯고 내부의 스위치를 NTR 모드 쪽으로 밀어줘야 한다고 한다. 내 3DS는 이미 작업 되어서 필요가 없었다. 그냥 쓰면 된다.
DSTWO에서 쓰던 트랜샌드 16기가 micro SD카드를 꺼내서 안의 파일들을 다 지웠다. 그리고 www.r4ids.cn에서 wood 커널 1.64 버전을 내려받아 SD카드에 넣었다. 게임 롬까지 넣은 뒤, R4에 장착했다.
DSTWO의 경우는 SD카드를 뺄 때 누르면 튀어나오게끔 되어 있는데, R4i Gold 3DS Plus는 그냥 손가락 힘으로 빼게 되어 있었다.
3DS에 R4를 끼우고 전원을 켜니 <Q메이트!>라는 게임으로 인식된다. 이걸 누르면, 몇 초 후 wood 커널이 실행된다. 들어가자마자 아래 화면에서 START 버튼을 눌러 설정에서 언어 설정을 한국어로 바꾸는 것이 좋다. 그래야 한글 파일명이 깨지지 않고 나온다. 스킨은 기본 R4 스킨이 너무 구려서 슈퍼마리오 25주년 스킨을 어딘가에서 내려받아 바꿨다.
게임은 장시간 해봐야겠지만, 일단 실행은 잘 된다. 치트도 쓸 수 있다. 기본 치트 용량이 13메가나 된다.
다른 후기에서 R4i Gold 3DS Plus를 3DS에서 뺄 때, 너무 빡빡해서 잘 안 빠진단 글을 봤는데, 내 경우는 박혀서 안 빠지는 문제는 없었다.
인식도 잘 되고, wood 커널도 잘 돌아가서 만족스러운 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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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STWO. 이걸로 NDS 게임을 다수 깼다. 인식만 잘 되었으면, 더 오래 썼을 텐데... |
사실 NDS 게임이야 PC용 에뮬로 해도 되지만, 두 화면과 터치를 쓰는 기기 특성상 아무래도 불편하고, 휴대용 게임은 휴대용 기기로 해야 한다는 지론상, 실기에서 NDS 게임을 자유로이 하기 위해 DSTWO의 대체품을 찾아봤다. 초창기 R4는 3DS에서 안 되어서 쓸모가 없고, DSTWO처럼 3DS에서 돌아가는 걸 찾아야 했다.
NDS의 단종과 인기 하락으로 옛날과 달리 싸게 나온 제품이 많았다. 10달러 미만으로 구할 수 있는 R4 칩은 R4 GOLD Pro, R4 Dual-Core, R4 RTS LTE가 있었는데, 색상만 다르고 내부 구조는 다 똑같은 칩이라고 한다.
싼 맛에 이중에서도 제일 싼 R4 Dual-Core를 살까 생각했지만, 후기들을 보니 다음과 같은 단점이 있었다.
1. 이 칩만의 전용 커널을 쓴다. 범용이고 안정적인 wood 커널 사용 불가.
2. 커널에 사용 기한이 있다. R4 3.9b 버전은 2019년 9월 3일로 사용 만료되어 작동이 안 된다. 4.0b 버전을 올리면, 2024년 9월 3일까지로 기한이 미뤄진다.
이게 걸려서 결국 wood 커널 지원하면서 사용 기한 없는 제품을 찾았다. 바로 R4i Gold 3DS Plus다. 그런데 가격이 19.99달러(2019년 9월 초 기준)나 했다. 8.99달러인 R4 RTS LTE보다 두 배 이상 비싸다. 그래서 주문해놓고 후회했다. 내가 NDS 게임을 하면 얼마나 하겠다고 비싼 걸 샀을까.
www.nds-card.com에서 구입했는데, 취소 버튼 같은 게 따로 없길래 성가셔서 그냥 받기로 했다.
배송은 무료 배송이 있는데, 이걸로 하면 두 달 가까이 걸리고 위치 추적이 안 된다고 한다. 처음 이용하는 사이트인지라 불안해서 2달러 주고 위치 추적 가능한 차이나 포스트 배송을 선택했다. 중국 선전(深圳)에서 9일 만에 한국으로 도착했다.
내용물은 R4 칩, 리더기, 자석이다. 자석은 3DS에 커스텀펌웨어를 올릴 때 쓰라고 포함된 것이다. 커스텀펌웨어 올리는 작업하려면, 칩의 플라스틱 케이스를 뜯고 내부의 스위치를 NTR 모드 쪽으로 밀어줘야 한다고 한다. 내 3DS는 이미 작업 되어서 필요가 없었다. 그냥 쓰면 된다.
DSTWO에서 쓰던 트랜샌드 16기가 micro SD카드를 꺼내서 안의 파일들을 다 지웠다. 그리고 www.r4ids.cn에서 wood 커널 1.64 버전을 내려받아 SD카드에 넣었다. 게임 롬까지 넣은 뒤, R4에 장착했다.
DSTWO의 경우는 SD카드를 뺄 때 누르면 튀어나오게끔 되어 있는데, R4i Gold 3DS Plus는 그냥 손가락 힘으로 빼게 되어 있었다.
3DS에 R4를 끼우고 전원을 켜니 <Q메이트!>라는 게임으로 인식된다. 이걸 누르면, 몇 초 후 wood 커널이 실행된다. 들어가자마자 아래 화면에서 START 버튼을 눌러 설정에서 언어 설정을 한국어로 바꾸는 것이 좋다. 그래야 한글 파일명이 깨지지 않고 나온다. 스킨은 기본 R4 스킨이 너무 구려서 슈퍼마리오 25주년 스킨을 어딘가에서 내려받아 바꿨다.
게임은 장시간 해봐야겠지만, 일단 실행은 잘 된다. 치트도 쓸 수 있다. 기본 치트 용량이 13메가나 된다.
다른 후기에서 R4i Gold 3DS Plus를 3DS에서 뺄 때, 너무 빡빡해서 잘 안 빠진단 글을 봤는데, 내 경우는 박혀서 안 빠지는 문제는 없었다.
인식도 잘 되고, wood 커널도 잘 돌아가서 만족스러운 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