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7-30

슈퍼로봇대전64


하루 1~2판씩 하면서 15화까지 갔다가 이틀 동안 몰아서 엔딩까지 갔다. 닌텐도64 게임을 끝까지 간 건 이게 처음이다.
숨겨진 로봇인 잠보트3, 고쇼군, F91, 비기나기나를 얻으려면 링크배틀러 세이브 파일이 필요하다. 세이브 파일은 구했으나 호환되는 에뮬이 1964밖에 없어서 그걸로 했다. 1964는 업데이트된 지 오래된 에뮬이라 믿음이 가지 않았지만, 플레이에는 아무런 지장이 없었고, 도중에 에러도 없었다. 그래픽 플러그인은 RiceVideo를 썼다.


슈로대64의 첫인상은 좋았다. 외계인에게 지구가 이미 정복당한 채로 시작되는 것도 신선했고, 전투 장면의 3D 배경도 좋았다. 그러나 옛날 슈로대답게 로봇의 관절이 움직이지 않고 성우 목소리도 없다. 발매 당시 시점에는 이 정도 그래픽에도 감탄하며 했겠지만, 요즘 슈로대 연출 생각하면 초라하기 그지 없다. 옛날 슈로대의 추억이 없으면 플레이할 의욕이 나지 않을 것이다. 중간에 몇 번이고 그만두고 싶었지만, 그런 위기를 넘기니 관성적으로 플레이하게 되었고 어느새 끝을 보게 되었다. 생각 없이 하기엔 좋은 게임이다.


15화쯤까진 모든 대사를 빠짐없이 읽었다. 그러나 내용이 딱히 재미도 없고, 플레이 시간이 늘어나서 중간부턴 스킵해버렸다.

잠보트3를 비롯한 숨겨진 로봇들에 스토리가 존재하지 않아 아쉬웠다. 아군 캐릭터로 등장할 뿐, 스토리에는 전혀 영향을 주지 않았다. 처음에 크와트로 대위로 우리 편에 있었던 샤아는 후반부에 샤아의 역습 스토리로 빠져서 적 보스가 된다. 모든 공격을 더미로 막아버려서 특정 무기만 듣는 줄 알았더니 더미 수에 제한이 있어서 일곱 번 정도 공격하면 더미를 다 소모시킬 수 있었다. 처음엔 이걸 몰라서 짜증이 났다.


전에 했던 슈로대F보다는 나은 작품이지만 훗날 나오는 알파 시리즈와 그래픽면에서 비교할 수준은 아니다. 참으면서 했던 까닭은 당시 닌텐도64가 폭망한 관계로 슈로대 시리즈 중 가장 희귀성이 있어서였다. 기존 슈로대와는 다른, 묵직한 느낌이 있다. 그리고 내가 어린 시절 좋아하던 갓마즈가 나온다. 스토리에도 갓마즈 분량이 꽤 있다.


엔딩은 거의 없다시피하다. 그 시절 슈로대가 엔딩에 별로 신경 안 썼지만, 이건 너무 허무하다. 대사 몇 마디 주고받고 바로 스탭롤 나오고 끝.

엔딩 본 날 : 2016. 7. 30

2016-07-21

드래곤볼Z RPG 쯔꾸르판 0.84

0.63 한글판은 해봤는데, 지금은 0.84로 업그레이드되었습니다.
0.84는 일본어판밖에 없지만, 추가요소가 궁금해서 다시 해봤습니다.


■0.63 밸런스 조정판에 비해 난이도가 높습니다. 적 보스가 아주 셉니다.
■시간의 틈새가 있어서 그때까지 만난 적들과 싸울 수 있습니다. Z1에선 치치와 무천도사도 쓸 수 있습니다. 치치는 원래 패미컴판 Z1에 들어갈 예정였다가 빠져서 원본에 데이터만 있었다는군요. 쯔꾸르판 Z1에선 베지터와 싸우기 전에 찌찌 얻는 비기가 있습니다. 자기가 보기엔 적들이 별로 강해보이지 않는다며 합류.
■우리 편이나 적의 HP가 얼마 남지 않으면 캐릭터의 표정이 바뀝니다.
■공유 경험치라는 게 있어서 거북이 등껍질 카드가 있으면 원하는 캐릭터에게 경험치를 나눠줄 수 있습니다.
■0.63 버전에도 있었지만 원작에 없던 합체기 등장.
■0.84 버전에는 Z1 베지터전 클리어하면 바로 닥터 윌로 스토리로 들어갑니다. <드래곤볼 극장판 세상에서 제일 강한 자!>의 스토리라는군요. 악의 과학자 닥커 윌로의 뇌를 이식한 인조인간과 싸웁니다. 무천도사도 전투에 참가합니다. 옛날 사람인 닥터 윌로가 세상에서 제일 강한 자를 무천도사로 착각하고, 그의 몸을 탐하려고 무천도사를 납치하거든요.


■0.63, 0.84 모두 프리더 3단 변신 형태와 싸우기 전에 북서쪽 숲을 조사하면 오공의 아버지 버독을 전투 후 동료로 만들 수 있습니다. 버독을 프리더 전투에 데려가면, 버독과 프리더가 대사를 주고 받습니다. 프리더에게 죽은 게 억울해서 지옥에서 탈출했다고... ㅎㅎㅎ 슈퍼패미컴판처럼 프리더와 전투 때 동료 중 한 명이 죽으면 손오공이 초사이어인으로 변신합니다. 초사이어인의 그래픽은 패미컴판 드래곤볼Z3에서 가져온 겁니다. 그리고 프리더를 이기면 베지터가 초사이어인이 되어서 최종보스가 됩니다. 전투BGM은 슈퍼패미컴판에서 가져온 겁니다. 다 깨면 오공은 버독이 자기 아버지라는 걸 깨닫습니다.


■0.84 버전에선 엔딩 뒤, 드래곤볼Z3 초반의 초사이어인 손오공 VS 프리더의 최종대결이 다시 재현됩니다. 다음 버전의 예고편 같습니다. Z3까지는 완성이 될 것 같습니다. 패미컴판 Z3는 미완결된 내용이라서 불만이 많았는데, 쯔꾸르판은 제대로 완결을 지어줄 것 같습니다.
■경험치 올리기 귀찮은 분은 GameWiz 등으로 경험치 찾아 올리면 되는데, 게임에서 표기된 경험치 수치를 그대로 찾으면 안 나옵니다. 쯔구르는 (게임 상의 수치 X 2) + 1로 검색해야 된다는군요.

2016-07-10

크로노 트리거 닌텐도DS판


오래 전에 SFC판으로 다 깬 게임이지만, 닌텐도DS판에 추가 시나리오가 있다고 해서 다시 해봤다. 원래는 닌텐도DS판과 동일한 안드로이드판(한글)을 했는데, 게임패드를 지원하지 않아서 닌텐도DS판을 선택했다. 안드로이드판은 그래픽을 원작 그대로 이식했기 때문에 정식 한글판이라는 점이 유일한 장점이었다.

크로노 트리거는 슈퍼패미컴 시대의 JRPG 끝판왕이 아닐까 한다. 그래픽, 사운드, 연출, 시스템, 스텝 등이 당시로서는 최고 수준이다. 전투는 랜덤 인카운터가 아니라서 편했다. 다른 JRPG에 견주어 진행이 무척 쉽다. 시나리오도 알기 쉬운 편. 라보스를 죽이는 시점에 따라 엔딩이 바뀐다. 한 번 깨면 올려둔 레벨 상태로 다시 할 수 있다. 엔딩을 쉽게 볼 수 있어서 게임성이 떨어진다는 평도 당시에는 있었다. 개인적으론 난 편해서 좋았다. 한 번 깬 게임을 또 고생하며 하고 싶진 않다.


크로노 트리거는 시간여행을 전면에 내세운 RPG다. 과거, 현재, 미래가 서로 연관이 되면서 아귀가 잘 맞아들어가는 시나리오다.
내 플레이 목적은 추가 시나리오였는데, 후반부에나 갈 수 있어서 결국 80% 정도를 진행했다. 추가 시나리오는 고생에 비해선 아쉬웠다. 라보스보다 더 강한 보스를 등장시키려면 긴 던전을 세 개나 클리어해야 하는데, 기존의 던전을 짜집기한데다 던전 보스도 주인공 일행의 그림자여서 신선하지 않았다. 끝판왕은 라보스와 생김새와 별 차이가 없다. 성의 없는 추가 요소다. 마왕과 그의 누나가 등장하지만, 엔딩이 너무 짧고 간단하다.


계속 미루었던 닌텐도DS판을 해치웠다는 데 의의를 두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