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3-20

슈퍼로봇대전F

<탑을 노려라! 건버스터> 애니를 본 뒤, 건버스터가 나오는 슈퍼로봇대전을 해보고 싶었다. 처음에 고른 게 <제3차 슈퍼로봇대전 알파>였는데, 대사가 너무 길고 지루해서 좀 하다가 포기.


그래서 대사 장면이 짧은 <슈퍼로봇대전F>를 잡았다. 그러나 전투 장면도 스킵이 안 되고 연출도 초라한 옛날 슈로대라서 지루하긴 마찬가지. 그래도 요즘 슈로대보다 텍스트양이 적은 점은 마음에 든다.


ePSXe 2.0 안드로이드 버전으로 꾸역꾸역 엔딩까진 봤는데, 정작 건버스터가 나오는 완결판을 하는 건 또다시 고난의 시작이라서 엄두가 안 난다.
F는 발매 당시에도 욕을 많이 먹었다는데, 엔딩을 예고편만으로 때우는 걸 보니 그럴만하다고 생각했다. 매력적이지도 않은, 똑같은 적들이 계속 반복해서 나오는 점도 짜증났다.

완결편은 언제 할지 모르겠다. 할 마음이 생길 때까지 일단 클리어 세이브는 보관해둔다.

2016-03-10

더블캐스트 한글판 PS1


더블캐스트 PS1용 비공식 한글판이 있길래 안드로이드용 ePSXe로 돌렸다. 침대에 편한 자세로 누워서 태블릿(미패드1)으로 게임하는 건 꿀맛이다.


일본어를 읽을 줄 알지만, 역시 한글이 편하다. 한글 번역 수준은 아쉬운 부분이 없는 건 아니지만, 이 정도면 나쁘지 않다.


더블캐스트는 초반 분위기가 밝아서 흔한 미소녀 게임 같지만, 사실 미스터리 호러 스릴러라고 할 수 있다. 어떤 대사를 고르느냐에 따라 범인의 정체를 알 수 있다. 1시간이면 엔딩을 볼 순 있는데, 베드엔딩이 되기 쉬우며 여러 번 플레이해야 제대로 된 엔딩을 볼 수 있다. 엔딩의 수는 27개나 되며 그중 굿엔딩은 4개다. 모든 엔딩과 장면을 다 보려면 최소 44회는 해야 한다.


이 게임은 여주인공 미츠키가 매력적이다. 늘 활기차고 재미있으며 예뻐서 영화연구회 부원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는다. 그러나 사실은 기억상실증에 걸린 정체불명의 여자다.


애니메이션이나 성우 연기 다 좋고, 이야기도 흥미롭게 전개되어서 재미났다. 억지스러운 부분이 있긴 하다. 이걸 애니나 영화로 만든다면 조잡한 B급 미스터리물이 될 것이다. 그러나 게임이라면 플레이어가 체험하면서 전개를 선택할 수 있으니 그 단점이 다소 희석된다.

첫 엔딩은 역시나 베드엔딩으로 끝났는데, 공략을 보고 하니 굿엔딩 3개과 번외편 노멀엔딩들을 볼 수 있었다. 한 3시간쯤 걸렸나. 그런데 베드엔딩(광기) 쪽이 더 강렬하다.


짧은 시간에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디지털 코믹이다. 18금으로 나왔으면 더 좋았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