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8-30

환상수호전2 PSP판의 끝을 보다

전편보다 나은 속편이라고 생각한다. 스케일도 커지고 스토리도 좀 더 세밀해졌다. 다만 복잡해지다 보니 게임이 길어져서 지루한 면도 있다. 단순하고 쾌적한 건 1편.

108명 모으기는 빡세다. 동료 모으는 것뿐 아니라 베스트엔딩 보는 조건도 아주 까다롭다. 공략을 보지 않으면 매우 어렵다.
이야기의 시간순에 따라 5편→1편→2편을 다 해보니 개인적으론 2편이 제일 좋았다. 그래픽은 5편이 당연히 제일 좋지만, 게임성이나 내용으로 보면 2편이 좋았다. 1편은 특별한 건 없지만 쾌적해서 좋았다. 5편은 용량이 큰 게임이다 보니 무거워서 부담스러운 면이 있다. 특히 전투 때 로딩이 거슬린다.

3~4편은 잠깐 보기만 했는데, 워낙 악평이 많은지라 환상수호전의 최고 명작은 2편으로 정리되지 않을까 싶다.

2편은 1편에서 몇 년 지나지 않은 이야기라 108명 중 많은 동료가 재등장한다. 심지어 1편의 주인공까지 나오게 할 수 있다. 따라서 1편을 해본 사람은 더 재미있게 즐길 수 있다. 5편과는 몇몇 등장인물이 겹치는 것 말고 스토리의 연관성은 없다. 다른 대륙, 다른 나라의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5편의 주무대인 파레나 왕국에 관해서 게오르그가 딱 한 마디 언급하는 게 다다.

환상수호전 시리즈의 공통된 특징은 가장 가까운 사람과 적이 된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스토리가 꽤 드라마틱하게 흘러가지만, 친한 사람과 싸우면서까지 지키려는 그 신념에 공감하지는 못했다. 그렇게 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에 설명이 부족하다.

2편에서는 주인공의 누나가 죽고, 살던 집에 갔더니 남매가 사이 좋았던 장면이 생각나서 잠시 찡했다. 감정이입하게 하는 부분이 있다.

2014-08-07

환상수호전 5편과 1편을 연이어 깬 감상

환상수호전에 입문했다.
환상수호전 시리즈의 스토리는 시간순으로 다음과 같다.

태양력 302년 환상수호전4
태양력 449년 환상수호전5
태양력 453년 환상수호전1
태양력 460년 환상수호전2
태양력 475년 환상수호전3

1편부터 하기보다는 시간순으로 스토리를 즐기고 싶어서 4편을 먼저 잡았다. 하지만 그래픽이 매력이 없고 칙칙해서 할 의욕이 나지 않았다. 초반 두 시간 정도 하다가 접고 5편으로 건너뛰었다.
어차피 4편은 5편에서 147년 전의 이야기라서 등장인물의 연관성도 없을 것 같았다.
5편의 이야기는 초반에 꽤 강렬하고 흥미진진하게 흘러간다. 동양과 서양 양식을 결합한 세계관... 장대한 스케일... 성우 연기... 그래픽도 좋고 세심한 부분까지 신경 쓴 느낌이다. 4편과는 느낌이 전혀 달랐다. 걸작까진 아니어도 수작으로 꼽을만 하다.
아쉬운 건 뒤로 갈수록 개연성이나 그 인물이 왜 그렇게 해야 했을까 하는 의문이 남는다. 그래도 전체적으로는 좋은 평가를 내리고 싶다.
PCSX2 2014년 7월 29일자 버전으로 엔딩까지 보는 데 문제가 없었다.
그리고 PSP로 리메이크된 1편을 잡았다.
1편은 옛날 작품인 만큼 5편과 같은 그래픽이나 음성은 보여주지 못하지만, 개인적으론 모든 진행이 빨리 진행되고 몬스터의 인카운터율도 적어서 5편보다 더 마음에 들었다. 특히 5편은 전투 전후에 로딩이 있어서 조금 짜증이 나는데, 1편은 확확 진행된다. 물론 이야기 복선이나 세세한 부분은 1편이 좀 떨어지는 편이다. PPSSPP 0.9.9 에뮬로 엔딩까지 볼 수 있었다.
1편은 5편에서 4년 뒤의 이야기인데, 이야기의 연관성은 거의 없다. 5편 내용을 전혀 몰라도 1편 스토리를 이해하는 데 지장이 없다. 왜냐하면 5편의 배경은 1편의 배경이 되는 대륙에서 남쪽으로 멀리 떨어진 파레나 여왕국의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다른 대륙의 이야기라서 서로 영향을 주지 않는 것이다.
다만, 5편에서 나온 몇몇 인물이 1편에 등장하긴 한다. 그러나 아군 캐릭터로 쓸 수 있는 캐릭터는 스토리에 거의 영향을 주지 않는다. 그나마 가장 큰 역할을 하는 건 레크나트다.
문장의 힘으로 400년 넘게 살아온 여인 레크나트는 5편에서 뜬금없이 나와서 정체가 궁금했는데, 1편을 보면 어떤 인물인지 나온다. 시간순으론 5편이 1편보다 앞선 이야기이지만, 1편부터 먼저 하고 5편을 하는 게 인물 이해에는 더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5편, 1편 모두 108명 동료를 다 모으는 데는 실패했다. 모으는 게 힘든 건 동료를 맞아들이는 타이밍 탓이다. 어떤 캐릭터는 타이밍을 놓치면 영영 동료로 맞이할 수 없다. 108명을 다 모아야 진엔딩이 나오지만, 108명을 다 모으지 못하고 엔딩을 봐도 나쁘지 않은 것 같다. 그건 그것대로 멋이 있다. 5편은 오히려 진엔딩보다 노멀엔딩이 나은 것 같기도 하고.

환상수호전 2편은 1편의 클리어 데이터가 있으면 연동이 된다. 1편 주인공이 2편에 등장한단다. 평을 보면 환상수호전은 2편이 가장 수작이라고 하는데, 또 잡아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