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9-16

9월 열린책들 편집부가 뽑은 틀리기 쉬운 맞춤법

I. 틀리기 쉬운 단어
▫ 갈림길 ← 갈래길
▫ 꼽추 ← 곱추
▫ 스라소니 ← 시라소니
▫ 늘 / 노상 ← 늘상
▫ 오뚝하다 ← 오똑하다
▫ 턱도 없다 ← 택도 없다
▫ 알나리깔나리 ← 얼레리꼴레리

II. 틀리기 쉬운 띄어쓰기
▫ 박수V치다 ← 박수치다
▫ 외딴집 ← 외딴V집

III. 헷갈리는 단어
▫ 지긋이 / 지그시
  지긋이  나이가 비교적 많아 듬직하게 / 참을성 있게 끈지게
  지그시  슬며시 힘을 주는 모양 / 조용히 참고 견디는 모양
▫ 용틀임 / 용트림
  용틀임  용의 모양을 틀어 새긴 장식 / 이리저리 비틀거나 꼬면서 움직임
  용트림  거드름을 피우며 일부러 크게 힘을 들여 하는 트림

IV. 외래어 및 인․지명
▫ 팬터마임pantomime ← 판토마임

V. 2011년 8월 31일 표준어 개정 사항
* 현재의 표준어와 같은 뜻으로 등재된 단어
▫ 간질이다 / 간지럽히다
▫ 남우세스럽다 / 남사스럽다
▫ 목물 / 등물
▫ 만날 / 맨날
▫ 묏자리 / 묫자리
▫ 복사뼈 / 복숭아뼈
▫ 세간 / 세간살이
▫ 쌉싸래하다 / 쌉싸름하다
▫ 고운대 / 토란대
▫ 허섭스레기 / 허접쓰레기
▫ 토담 / 흙담
▫ 태껸 / 택견
▫ 품세 / 품새
▫ 자장면 / 짜장면

* 현재의 표준어와 별도의 뜻으로 등재된 단어
▫ ~기에 / ~길래(~기에의 구어적 표현)
▫ 괴발개발(고양이의 발과 개의 발) / 개발새발(개의 발과 새의 발)
▫ 날개 / 나래(날개의 문학적 표현)
▫ 냄새 / 내음(향기롭거나 나쁘지 않은 냄새로 제한)
▫ 눈초리(눈에 나타나는 표정) / 눈꼬리(눈의 귀 쪽으로 째진 부분)
▫ 떨어뜨리다 / 떨구다(시선을 아래로 향한다는 뜻 포함)
▫ 뜰 / 뜨락(추상적 공간을 비유하는 의미 포함)
▫ 먹을거리 / 먹거리(살아가기 위해 먹는 음식을 통틀어 이름)
▫ 메우다 / 메꾸다(무료한 시간을 적당히 흘러가게 한다는 뜻 포함)
▫ 손자(아들의 아들, 딸의 아들) / 손주(손자와 손녀를 아울러 이름)
▫ 연방(연속성 강조) / 연신(반복성 강조)
▫ 휭허케(휭하니의 예스러운 표현) / 휭하니

* 자음 또는 모음의 차이로 인한 어감 및 뜻 차이
▫ 끼적거리다 / 끄적거리다
▫ 두루뭉술하다 / 두리뭉실하다
▫ 맨송맨송 / 맨숭맨숭, 맹숭맹숭
▫ 바동바동 / 바둥바둥
▫ 새치름하다 / 새초롬하다
▫ 아옹다옹 / 아웅다웅
▫ 야멸치다 / 야멸차다
▫ 오순도순 / 오손도손
▫ 찌뿌듯하다 / 찌뿌둥하다
▫ 치근거리다 / 추근거리다

2011-08-15

1박 2일 광주여행

허겁지겁 일어나 광주행 무궁화호를 타러 영등포역으로 갔다. 아침 7시 52분 열차였는데 뛰어간 끝에 간신히 놓치지 않고 탈 수 있었다.


4시간 15분을 달린 끝에 광주역에 도착했다. 광주역 주변은 비교적 번화가였지만, 흔하고 특색 없는 인상이었다.


우선 허기를 달래기 위해 택시를 타고 보리밥집 영빈식당으로 향했다. 아내와 나는 파전과 복분자술, 보리밥 정식을 시켜서 여유롭게 먹었다. 특출나게 맛있는 음식은 아니었지만, 가격에 견주어 반찬이 많고 정갈해서 좋았다.


밥을 먹고, 예약해둔 신양파크호텔로 걸어갔다. 호텔은 좋지도 나쁘지도 않은 수준이었지만, 방의 전망은 광주시내가 내려다보이는 곳이라 만족스러웠다. 베란다 근처에 앉아서 밤에 술을 마시면 어울리겠다. 샤워한 뒤 두어시간 쿨쿨 잤다. 저녁 5시 넘어 일어난 뒤에 저녁식사를 하기 위해 광주 시내로 택시를 타고 갔다.


먼저 예술의 거리로 갔는데, 몇몇 악기를 연주하는 사람과 공예품을 만드는 사람이 있을 뿐, 활기가 없는 느낌이었다. 짧게 구경하고 대인시장에 갔다가 충장로로 갔다.


가는 길을 몰라서 어떤 아저씨에게 길을 물었는데, 옛날보다 충장로가 많이 죽었다고 한다. 광주 사람들 느낌은 대체로 서울보다 친절하다는 것이다. 길을 물어봐도 친절히 적극적으로 가르쳐주고 좀더 느긋한 느낌이다.

충장로에는 쇼핑이나 데이트하러 온 젊은이들이 많이 보였는데 광주만의 특별함은 보이지 않았다. 걷다가 은성김밥이란 곳에서 광주에서만 판다는 상추튀김을 먹었다. 상추를 튀긴 것이 상추튀김이라 생각했는데, 튀김을 상추에 싸먹는 게 상추튀김이란다. 우리는 상추튀김, 떡볶이를 시켰다. 당면이 같이 나오는 게 특이했고, 역시 가격 대비 먹을 게 많았다.


걷다가 미용실이 보여서 머리를 잘랐다. 그리고 정처없이 걷다가 일본식 선술집에 들어가 꼬치와 맥주로 시간을 보냈다. 그리고 택시 타고 호텔로 가서 TV를 보다가 잠이 들었다.

아침 10시까지 침대에 뒹굴대다 일어났다. 오늘은 결혼한 지 딱 1년 되는 날이다. 나갈 채비하고 11시쯤 호텔을 체크아웃했다. 무등파크호텔 뒷편에 있는 무등산 리프트를 타고 올라갔다.


그다지 기대 안 했는데 거리도 길고 경치도 좋아서 만족스러웠다. 광주에 있는 동안 가장 즐거웠다. 다만 꼭대기 부근에서 뒤를 내려다보니 잠시 아찔했다. 높이가 장난이 아니다. 아내는 조금 무서워했다. 리프트 내린 곳에서 100미터 쯤 올라가서 잠깐 구경한 뒤 다시 리프트를 타고 내려왔다. 내려올 때는 광주 시내가 한 눈에 들어와서 재미있었다.


콜택시를 불러서 담양 가는 버스 정류장으로 간 뒤 죽녹원행 311번 버스를 탔다. 광주는 화창하고 더운 날씨였는데, 담양에 들어간 순간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내려서 일단 점심을 먹으려고 떡갈비집에 들어갔다. 담양에서 유명한 떡갈비와 대통밥을 일인분씩 시켰다. 아내가 다른 손님들이 반찬 남긴 걸 보고 맛없는 곳 아니냐고 우려했다. 밥 나오는 데도 한참 걸려서 그냥 갈까 하는 순간에 밥이 나왔다.


우려했던 것보다는 음식이 괜찮았다. 그런데 우리 우산을 누군가 가져가는 바람에 우산을 잃어버렸다. 주인아저씨가 자기 우산을 주었는데 너무 크고 마침 비가 그쳤길래 그냥 나왔다. 그리고 죽녹원으로 향했다. 죽녹원에는 많은 사람들이 매표소 앞에서 줄서있었다. 15분 정도 기다려서 표를 사서 죽녹원으로 들어갔다.


죽녹원은 대나무숲이었는데 여름에도 시원했다. 하지만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어수선했다. 아내가 사람 많은 걸 불편해했다. 운수대통길로 갔다가 알포인트 촬영지를 지나고 추억의 샛길로 다시 출구로 돌아왔다. 다시 비가 오는 바람에 우산을 사서 죽녹원을 나왔다.

원래 일정은 죽녹원 다음에 메타세과이어 길로 갈 생각이었는데 비가 억수로 오고 아내도 그만 있고 싶어 해서 버스를 타고 광주역으로 갔다. 광주역에서 열차 시간을 앞당겨서 표를 바꾸고 모밀냉면과 냉콩국수를 먹었다. 그리고 예정보다 빠른 6시 10분 열차를 탔다. 올 때는 KTX특실을 탔는데 넓어서 편하긴 했다. 서비스는 과자와 생수. 짧은 광주여행을 마치고 밤 11시쯤 집에 도착했다.

2011-08-10

마더1 GBA


1989년에 패미콤으로 처음 나왔고 2003년도에 1~2편 합본으로 게임보이어드벤스드에 이식된 RPG이다. 무려 14년만에 이식되었는데도 패미콤판과 차이가 없는 소박한 그래픽이 아쉬웠지만, 적응하고 나니 나름 귀엽고 상상력을 자극하는 정겨운 그래픽으로 느껴졌다.이걸 하기 전에 <테일즈 오브 판타지아 더 어비스> PS2판을 했는데 그래픽이나 음악이 멋지긴 했지만, 주인공 성격이 정해져 있고 마음대로 대사를 남발해서 내가 게임을 하고 있는 게 아니라 애니메이션을 감상하고 있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었다. 반면 <마더>는 주인공의 성격도 없고 대사도 없는 점이 오히려 좋았다.


보통 RPG라고 하면 중세유럽을 모델로 한 검과 마법의 세계를 배경으로 한 것이 대부분이고 특히 1980년대 일본RPG는 더더욱 그러한데, 이 게임은 특이하게도 1988년 미국(다소 가공이 들어간)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그래서 이 게임을 처음 알았을 때는 저 재미없고 지루할 듯한 현대 미국에 무슨 이야깃거리가 있을까 하고 다소 의아해하면서 베일에 가려진 RPG로 생각했고, 이 게임을 지금까지 하지 않은 까닭이기도 했다.
나온 지 22년이 지난 지금에서야 해본 마더는 예상외의 수작이었다. 배경은 생소했지만, 시스템은 드래곤퀘스트와 흡사해서 쉽게 적응했고 현대 미국 배경에 초능력, 외계인의 존재 등을 넣어서 호기심을 갖게 만드는 줄거리가 좋았다.


8개의 멜로디를 찾는 과정이 꽤 어려운데, 공략을 안 보고 찾으면 상당히 고생하지 않을까 싶다. 단서도 많지 않은 편이고 플레이어가 능동적으로 생각해서 해야 할 부분이 많기 때문이다. 힌트가 많은 요즘 RPG보다 불친절하게 느껴지지만, 묘하게 성취감을 줘서 끝을 보게 만든다.
인상적인 부분은 텔레포테이션을 할 때 도움닫기를 하는 장면. 실패하면 숯덩이가 되는 장면이 재미있었다.안드로이드용 에뮬인 Gameboid로 했는데, 터치패드 조작이라 액션이나 스포츠게임은 어려워도 마더 같은 RPG는 비교적 쾌적하게 엔딩까지 볼 수 있다.


엔딩 본 날 : 2011년 8월 10일

2011-06-06

1박 2일 부산여행

2011년 6월 4일 코스
부산역 → 태종대온천 → 돼지국밥 → 태종대 → 자갈치시장 → 갓파스시 남포점 회전초밥 → PIFF광장 → 광안리해수욕장 → 센텀시티 신세계&롯데백화점 → 송정호텔 → 해운대 → 광안대교야경유람선 → 부산횟집 조개구이 → 송정호텔

서울역에서 5시간 동안 무궁화호를 타고 새벽 4시 4분에 부산역에 도착했다. 열차 안에서는 사람도 많고 잠을 이루기가 힘들어 2시간만 잠을 자서 좀 피곤한 상태였다. 새벽 부산역에는 노숙자들이 아무렇게나 잠을 자고 있었고 조용한 가운데 관광객들만 부산역을 빠져나가고 있었다.


버스정류장으로 가서 4시 45분 태종대행 첫차를 기다렸는데 버스는 5시 35분이 되어서야 도착했다. 버스회사에 전화해서 따졌더니 대중 없단다. 덕분에 나와 아내는 부산의 새벽 찬 바람을 원없이 쐬었다. 태종대행 버스를 탔는데 아내가 감기기운이 있는지 상태가 좋지 않다. 태종대를 가는 도중에 태종대온천이 있길래 일단 거기서 일단 내려서 쉬기로 했다. 아내가 열도 있고 추위를 타고 있다.


태종대온천 안은 사람이 그리 많지 않아 호젓하게 지낼 수 있었다. 물도 깨끗하고 하늘을 올려다보면 즐길 수 있는 노천탕이 있어서 좋았다. 30분 정도 몸을 담궜다가 나와서 찜질방에서 아내와 잠을 청한 뒤, 일어나서 다시 목욕하고 10시쯤 태종대온천을 나왔다.

쉬고 나니 아내의 몸상태가 좋아진 것 같아 한시름 놓았다. 태종대까지는 그리 멀지 않아 걸어서 입구까지 갔다.


근처에서 돼지국밥으로 아침을 먹었다. 부산에서 꼭 먹어봐야 할 음식 중 하나가 돼지국밥이란다. 워낙은 부산역의 맛집 본전돼지국밥에서 먹을 예정이었는데 시간이 맞지 않아 이곳에서 먹은 것이다. 시장한 덕에 그런대로 잘 먹었지만, 더 맛있는 집도 있을 텐데 하는 생각이 있어 조금 아쉬움은 있었다.


배를 채우자 힘이 났다. 태종대 비탈길을 올라가서 11시 40분쯤에 '다누비'라는 관광차를 탔다. 이 차로 태종대를 다 누비며 올라갔다.


차 안에는 중국인, 서양인 등 외국인도 많았다. 차 안에서 내려다 보이는 해안 경치가 그만이었다. 내려서 전망대로 갈 수도 있었는데 귀찮기도 하고 그래서 가서 보진 않았다.


버스를 타고 다시 부산역으로 갔다. 버스 안에서 아가씨들의 부산사투리를 듣고 있으니 이제서야 부산이라는 실감이 났다. 부산역에서 내려서 지하철을 타고 자갈치시장으로 갔다. 3500원으로 하루 온종일 다닐 수 있는 1일승차권을 사서 썼다. 자갈치시장은 사람들로 북적였다. 꼼장어, 생선들로 바다내음이 물씬 났다. 껍질 벗겨진 꼼장어가 살아서 움직이는 모습은 엽기적이었다.


시장 구경하다가 PIFF광장 쪽으로 갔다. 가다가 갓파스시 회전초밥집이 있어서 들어갔다.


갓파스시는 깨끗하고 쾌적한 느낌이라서 쉬기에 안성맞춤이었다. 초밥도 한 접시에 1500원이라 부담이 없었다. 맥주와 초밥을 15000원 어치 먹고 나왔다. 아내가 이곳을 만족스러워해서 나중에 한 번 더 오기로 했다.

PIFF광장에서 사주팔자도 보며 구경을 한 뒤, 지하철을 타고 광안역에서 내려서 광안리해수욕장으로 걸어갔다. 광안리해수욕장은 깔끔하니 좋았다. 저멀리 보이는 광안대교가 인상적이었다.


해변에서 쉬다가 다시 지하철을 타고 센텀시티역으로 갔다. 센텀시티역에는 아시아에서 제일 크다는 신세계백화점이 있었다. 들어가서 옷을 구경했다. 주로 아내가 구경하고 나는 앉아서 스마트폰으로 시간을 보냈다. 남자한테 옷 쇼핑은 쥐약이다. 마음에 드는 옷이 없어 롯데백화점에 갔는데 거기서도 역시 마음에 드는 옷이 없어 빈손으로 나왔다.


부산의 지하철은 4호선까지 있어서 시내관광하기에 편리했다. 다만 서울과 견주면 지하철역에 에스컬레이터가 적어서 계단을 오르내리는 일이 많았다. 곳곳에 외국인들이 많이 보였는데 이 때문에 이국적인 느낌이 났다.

장산역에서 내려서 택시를 타고 송정호텔로 갔다. 송정호텔은 송정해수욕장 바로 앞에 있었는데 외관이 마음에 들었다.


TV도 크고 내부도 가격에 견주어 쓸만했다. 다만 오션뷰 룸이 아니라서 바다는 바로 보이지 않고 측면으로 살짝만 보이는 게 아쉬웠다.


방에서 'KBS2 불후의 명곡2' 보다가 잠들었다. 불후의 명곡2가 끝날 때쯤에 잠이 깨서 유람선을 타기 위해 호텔을 나섰다. 택시를 타고 해운대 선착장으로 갔다. 택시는 달맞이길을 지나갔는데 차량과 관광객들이 무척 많았다.

해운대는 사람으로 바글바글했다. 유람선 출발시간인 9시 10분까지는 시간이 있어서 해운대 해안가를 한 바퀴 돌았다. 근처에 축제가 열리고 있었는데 가수 소찬휘가 나와서 노래불렀다. 사람들이 너무 많아 복잡해서 조금 보다가 나왔다.


광안리야경유람선을 타고 1시간 가량 해운대 주변을 돌았다. 아내는 야경이 홍콩 같다고 했다. 광안대교를 가까이서 지나갔는데 매우 웅장한 다리였다.


유람선관광을 마치고 조개구이집을 찾기 위해 걸어나가다 아내 스마트폰이 없어진 걸 깨달았다. 다시 유람선으로 가서 찾아봤는데 온데간데 없었다. 전화를 해봐도 전화를 잘 받지 않아 결국 잃어버렸다. 처음에는 속으로 짜증이 확 났지만 제일 속타는 건 아내라는 생각을 하니 아내에게 그냥 잊어버리라고 얘기해주었다. 그까짓 스마트폰 값이 인생을 좌우하지는 않는다.


부산횟집에서 조개와 맥주를 맛있게 먹고 호텔로 돌아와서 노래방에서 아내와 논 뒤, 방에서 맥주 한 병 나눠 마시니 잠이 스르르 들었다.


2011년 6월 5일 코스
송정호텔 → 가야밀면 송정점 → 해동용궁사 → 해안길 → 금련산역 다리집 떡볶이 → 갓파스시 남포점 회전초밥 → 터키인이 파는 쫀득쫀득 아이스크림 → 부산역

푹 자고 11시 40분쯤에 체크아웃했다. 송정해수욕장에는 벌써 수영하는 사람도 있었고 차량들이 즐지어 서있었다. 어제는 빡빡하게 돌아다녔으니 오늘은 좀 여유있게 다니려고 한다.


가야밀면 송정점으로 걸어가서 부산의 명물 '가야밀면'을 먹었다. 세트A 메뉴 시키면 가야밀면 2개와 만두가 딸려나왔다. 가야밀면은 물냉면과 비슷했는데 면과 맛이 독특했다. 날도 덥고 해서 시원하게 잘 먹었다. 옆 테이블에서는 부산 학생들의 부산사투리가 난무했다. 지나가는 꼬마들도 부산사투리를 쓰니 재미있었다. 온 주변이 부산 말을 쓰니 외국에 온 것 같다.


택시를 타고 해동용궁사로 갔다. 가까운 거리였는데 차가 밀려서 택시비가 2배(8200원)로 나왔다. 택시 아저씨는 이명박과 박정희 욕을 하면서 요즘 너무 경제만 중시하고 인문학을 등한시해서 나라가 이 모양이 되었다고 한탄했다. 돈만 벌려고 할 게 아니라 철학이나 윤리도 신경써야 한다고 말씀하셨다. 의외의 학식 있는 말에 나는 운전수 아저씨 얼굴을 다시 한 번 보기도 했다.


해동용궁사가 이렇게 관광객들이 많은 절인 줄 몰랐다. 절 입구부터 사람들이 북적거렸다. 절의 경치는 그만이었다. 동상들도 큼지막하고 절이 해안가와 잘 어울려서 멋이 있었다.


절로 가는 다리 밑에는 거북이 석상이 있었는데 거북이 등에 돈을 던져 넣게끔 되어 있어서 동전들이 여기저기 흩어져있었다. 지나가는 아주머니 왈 "동전이 거북이 등에 골인되면 거북이가 춤추고 뭐 그런 거 없나?"


해동용궁사에서 홍룡교를 건너 호젓한 해안길을 통해 수산과학관 근처로 왔다. 발효카페가 있길래 들어가서 바닷가 전망을 보면서 커피와 뽕잎발효차를 마시며 쉬었다. 주변 수족관에는 큰 붕어와 자라가 헤엄치고 있었다.


버스틀 타고 해운대역으로 갔다. 해운대역에서 금련산역으로 가서 블로그에서 추천하는 떡볶이집 '다리집'으로 갔다. 소문이 난 집이라 가게 밖으로 사람들이 줄지어서 있었다. 30분이나 기다렸는데 떡볶이를 줄서서 먹은 건 난생처음이다. B세트를 시켰는데 큰 떡볶이 2개와 오징어튀김, 오뎅을 묶어 4500원이었다. 떡볶이소스도 팔길래 만원 어치 550그램을 샀다. 집에 돌아가서 아내가 해준단다. 떡볶이는 무척 맛이 있었고 오징어튀김은 큼지막했다.


다시 자갈치시장으로 가서 어제 갔던 갓파스시 회전초밥집을 다시 갔다. 초밥과 맥주를 2만원 넘게 먹고 부산역으로 가서 1박 2일 동안의 부산여행을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