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12-10

워킹맨(はたらきマン) 9화


요즘 보고 있는 일본드라마 워킹맨. 잡지사에서 열심히 일하는 여성 편집자에 관한 드라마이다. 만화책이 원작이라 그런지 유치하고 과장스런 면도 있지만, 이 드라마를 보고 나면, 열심히 일한다는 게 근사하게 느껴져서 생활의 활력소가 되기도 한다.


9화는 영업자에 관련된 이야기이다. 여주인공 마츠가타가 담당하는 잡지 연재소설이 단행본으로 만들어지게 되어, 편집부와 영업부가 회의를 하게 된다.


편집부와 영업부는 원래 상사끼리 사이가 좋지 않았는데, 그런 와중에 영업부가 이 소설책은 많이 안 나갈 것이라며 초판을 2만부(적은 부수)만 찍자고 퉁명스럽게 제시한다.(우리나라는 1만부만 팔려도 성공이라고 하는데, 일본에선 2만부면 보통 수준인가보다) 대박을 기대한 편집부는 실망하고 영업부가 모험심이 없다며 투덜거린다.


이 상황을 참지 못한 담당편집자 마츠가타는 영업자 치바를 찾아가 교정지를 읽어보라고 권유하는데, 치바는 분량도 많고 팔 책이 많다며 일에 관심도 애정도 쏟지 않는다.


치바는 입사 초기, 책에 대한 애정이 있었다. 자신이 좋아하던 여성 편집자가 책을 낸다고 해서 서점 여기저기 뛰어다니며 베스트셀러로 만들었지만, 편집자에게서 들은 말은 "저자와 내가 둘이서 잘해냈네"뿐이었다. 자기 자신의 노력을 알아 주지 않는 분위기에 실망한 치바는 앞으로 일에 애정을 쏟지 않겠다고 다짐한다.


마츠가타는 치바의 과거 얘기를 듣고 치바에게 어떻게 하면 도움을 줄 수 있을까 하다가 여러 서점을 돌아다니며 교정지를 서점 담당자들에게 주고 온다. 치바는 그것을 보고 네가 할일이 아니라고 화를 버럭 내지만, 나중에 소설을 읽어보고 감동한다.


부수를 결정하는 영업회의에서 마츠가타는 영업부장에게 소설의 리뷰들을 건네며 부수를 늘리자고 주장하지만, 수치화되지 않은 것은 아무 참고가 되지 않는다며 묵살당한다.

그때 소설을 읽고 온 치바는 마츠가타의 의견에 동조하고, 결국 초판을 4만부로 늘려서 찍기로 한다. 소설은 성공을 거두어 20만부 이상 팔린다.


이번 화의 교훈 -애정이 없어도 일은 할 수 있다. 하지만 애정을 가질 수 있으면 분명 일이 즐거울 것이다.


<뱀꼬리>
*소설의 내용은 54살의 아저씨가 한국의 미소녀를 사랑하는 연애물이다. -_-;

*이 드라마에 등장하는 출판사는 거의 대기업 수준이라 발간하는 책과 잡지도 많고, 건물도 으리으리하다. 우리나라에도 이 정도 규모의 출판사가 있으려나?

*잘 팔리면 편집자와 저자 덕이고, 안 팔리면 영업을 못해서 그렇다는 이야기를 듣는 영업부의 고뇌는 일본이나 우리나 마찬가지.

언제나 흥겨운 엔딩 댄스와 노래~

2007-11-25

마즈 (Mars) - 70년대 SF만화

어린 시절 만화가게에서 봤던 만화 중에 아주 재미있게 본 작품이 '바벨 2세'였다. 당시에는 우리나라 만화인 줄 알았고, 왜 이렇게 재미있는 만화를 그리는 사람 작품이 '보물섬'이나 '소년중앙' 같은 당시의 인기만화잡지에는 연재되지 않는 것일까 의문을 품기도 했다. 훗날 요코야마 미츠테루가 그린 일본만화라는 것을 알고 나서 마치 배신당한 기분이었다.

요코야마 미츠테루는 우리나라에는 '삼국지'나 '도쿠가와 이에아스' 같은 역사만화로도 많이 알려져 있는데, 올드팬이라면 아마도 이 작가의 작품 중에 '바벨 2세'를 가장 많이 기억하지 않을까 싶다.

개인적으로 그 '바벨 2세'보다도 더 재미있게 본 작품이 바로 '마즈'다. 어린 시절 해적판으로 본 기억을 잊지 못해, 최근에 원본을 구했다. 시원시원하게 큰 판형을 원했지만, 내가 구한 것은 작은 판형이라 좀 아쉽다. 어린 시절 본 해적판은 이보다는 더 컸던 것으로 기억한다.
내용은 이렇다. 화산 폭발로 '마즈'란 소년이 긴 잠에서 깨어난다. 마즈는 수백만년전 외계인들이 지구에 남겨놓은 인조인간으로 지구인들의 문명이 우주 평화를 위협하는 수준이 되면, 거대로봇 가이아에 내장된 폭탄을 터뜨려 지구를 멸망시키라는 임무를 부여받고 있었다.

그러나 예정보다 일찍 깨어난 탓인지 마즈는 기억을 모두 잃고 있었고, 인간의 가정에서 따뜻함을 느낀 마즈는 인간은 위험한 생명체가 아니라고 판단하게 된다. 하지만 마즈 말고도 지구멸망 임무를 부여받은 자들이 또 있었으니 그것이 '육신'이다. 인간이 위험한 생물이라고 생각하는 이 여섯 인조인간과 마즈는 인류 멸망이 아닌 보호를 위해 싸우게 되는데, 나중에 육신의 로봇들이 다 파괴되어도 가이아의 폭탄이 작동된다는 사실 때문에 진퇴양난에 빠지게 된다.

그리고 그 끝은 예상치 못한 결과로 치닫는데, 어린 시절 그 갑작스런 결말 때문에 충격을 받고 일주일 내내 그 장면이 머릿속에서 떠나질 않았다.

로봇들이나 메카닉의 디자인도 아주 괴이한데, 당시에 어떻게 이런 발상을 할 수 있었는지 참 놀랍고, 그것이 신비감을 더해주는 것 같다. 마즈의 첫번째 부하로봇 타이탄이 허무하게 파괴되는 장면에서도 주인공 로봇이면 어떻게든 끝까지 살아남는 어린이 로봇 만화영화들과는 다른, 신선한 느낌을 받았다.

굉장히 옛날 작품이지만, 이 작품이 명작으로 인정받고 있는 것은 '전쟁과 살인을 일삼는 인류에 대한 경고'라는 철학적인 메세지가 담겨 있기 때문이다.

마즈가 발표되었던 70년대가 일촉즉발의 냉전시대였던 점이 작품의 메세지에 영향을 미쳤고, 작가는 당시 소년소녀들에게 전쟁에 대한 경고를 남기고 세상을 떠났다. 하지만 작품이 발표된 지 30년이 넘은 오늘날에도 인류의 전쟁과 환경파괴는 계속되고 있다. "인간이야말로 무서운 괴물이다"는 육신의 말이 맞는지도 모른다.

<기억에 남는 몇 가지>
*마즈가 처음 등장할 때 아무것도 입고 있지 않았다 --> 어린 시절에는 괴이하게 느꼈음.
*1권 초반부 5쪽 분량에서만 마즈 머리색깔이 엷다. 작가가 검게 칠하는 걸 잊은 건지?
*육신들이 모여서 지구멸망을 기다리는 최후의 만찬 장면. 시간이 되어도 멸망을 안 하니까 표정들이 싹 바뀌면서 마즈를 없애러 간다.
*육신 중에서는 스핑크스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뜨거운 온도의 발을 물에 담궈서 마즈를 삶아버리려는 장면이 제일 인상적.
*마즈의 부하로봇 가이아가 두 발로 걸어다니는 걸 본 적이 없다. 발은 장식용?
*등장인물 중에 여자라고는 초반에 나오는 의사 외동딸 하루미뿐이다. 마즈하고 연애할 줄 알았는데, 결과적으론 마즈가 하루미를...
*애니메이션으로도 만들어졌는데, 가장 중요한 마지막 부분을 고쳐버려서 작품을 완전 말아먹었다.

2007-11-10

슈퍼로봇대전 컴플리트 박스 PS1

갑자기 옛날 슈퍼로봇대전이 하고 싶어져서 플스1용으로 나왔던 <슈퍼로봇대전 컴플리트 박스>를 실행했다.


한 타이틀에 제2차~3차 슈퍼로봇대전과 외전인 EX가 함께 들어있는 리메이크판이다. 순서대로 클리어한 다음에는 4차 슈퍼로봇대전의 리메이크판인 <슈퍼로봇대전F>를 해볼 생각이다.

옛날 슈퍼패미콤판보다 좋은 점은 전투장면에서 음성이 나온다는 것이고, 시스템도 좀더 편리하게 개선되어 있다.


전투장면에서 로봇의 관절이 움직이는 알파 시리즈에 견주면, 움직임이 없는 전투장면이 초라한 건 사실이다. 따라서 지금 하지 않으면 눈높이가 올라가서 아마 평생 다시 할 일이 없을 것 같다.


알파 시리즈보다 개인적으로 좋다고 느끼는 부분은 스토리 장면이 짧다는 것이다. 나중에 나온 것들은 뭔 텍스트가 그리 많은지, 동급생 같은 어드벤처 게임을 하는 듯하다. 텍스트가 많으면 읽기가 지겨워져서 그냥 스킵해버리는데, 옛날 슈퍼로봇대전은 텍스트 장면이 짧아서 부담이 없다.

<제2차 로봇대전>의 경우는 옛날에 게임보이판 <제2차 로봇대전G>로 클리어했는데, 플스판은 건담G 시나리오가 빠져있었다. 또, 그레이트마징가가 나오긴 하지만, 원래 조종사가 안 나오고, 마징가Z의 쇠돌이(코지)가 그냥 타는 점이 희한했다. 스토리도 3차나 4차에 견주면 단순한 편이고, 분기도 없다. 역시 본격적인 재미는 3차부터인가.

2007-11-03

두개골의 서 The Book of Skulls

환상특급 에피소드 중 하나인 "있어도 없는 사람"의 원작자, 로버트 실버버그의 소설.


실버버그는 SF소설가로 유명한 작가인데, 이 책은 사실 SF라고 부를 수 있을 만한 부분이 없다. 네 명의 청년들이 영생을 얻고자 여행을 떠나는데, 그 영생을 얻는 의식에는 네 명이 필요하고 한 명은 자살하고 한 명은 살해당해야 나머지 둘의 영생이 이루어진다는 조건이 붙어있었다.

이 네 명 중에는 그것을 믿는 청년도 있었고, 그냥 재미삼아 가는 청년도 있었다.

소설은 이 네 명의 시점이 돌아가면서 이야기하는 특이한 형식이었는데, 번역의 수준은 각기 다른 그들의 말투까지 담기에는 좀 역부족이 아니었나 싶다.

가장 궁금했던 것은 살아남은 자들이 영생을 얻었느냐 하는 점인데, 독자의 상상과 추측에 맡기는 방식으로 끝을 맺는다. 이는 작가의 초점이 '영생'이 아니라 인생의 아이러니함, 죄값 치루기 등에 있었기 때문이 아닐까.

영화로도 만들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흥행보다는 소수의 매니아들을 만족시키는 작품이 되지 않을까 싶다. 여러 가지를 생각하게 하기는 하는데, 남들에게 추천할 만큼 재밌지는 않았다.

EVE burst error

미소녀 어드벤처 게임은 역시 그림이 좋냐 나쁘냐에 성패가 달려있는데, <EVE burst error>는 그런 점에서 무척 만족스러운 그림을 보여주었다. 특히 여주인공인 마리나의 원화가 마음에 든 것이 이 게임을 시작한 이유였다.


처음에는 95년에 발매된 원작인 PC9801판으로 했는데, 당시 게임 파일에 문제가 있어서 중도에 그만둘 수 밖에 없었다. 훗날 윈도우판을 구하게 되었고, 진행될수록 흥미를 더해가는 시나리오에 빠져들어 며칠 동안 붙잡고 했던 기억이 난다. 사실 EVE 시리즈는 추리물이긴 하지만, 후반부로 가면 거의 SF나 오컬트로 빠지게 되어서 내용을 한 마디로 정의하긴 어렵다. 굳이 말하자면 심리서스펜스SF물이라고 해야 하나.


주인공은 게을러보이지만 명석한 탐정 고지로와 섹시하지만 냉철한 비밀요원 마리나이며, 그 두 주인공의 시점이 번갈아 바뀌면서 게임이 전개된다. 게임선전에서는 '멀티사이드 시스템'이다, 뭐다 하면서 거창하게 이름을 붙였지만, 사실 그렇게 내세울 만큼 독창적이거나 획기적인 시스템은 아니라고 본다. 단지 주인공이 중간중간 바뀌는 것뿐.


후반부에 등장인물 중 하나가 죽는 장면이 나오는데, 게임을 하면서 처음으로 눈물을 찔끔 흘렸을 정도로 슬펐다. 성우들의 목소리 연기도 아주 좋아서 대사를 녹음하기도 해서 듣고 다니곤 했다.

게임의 후반부에는 범인 이름을 입력해야 하는 질문이 나와서 막혀서 헤매다가 결국 공략집을 이용했는데, 그때 범인의 정체를 보고 상당한 충격을 받았다. 아마 해본 사람 대부분이 의외라고 생각하지 않았을까.

마지막 시나리오는 두 주인공이 아닌 범인의 시점으로 전개되는 것이 이채로웠다. 범인의 슬픈 심리까지도 느낄 수 있었다.

원작 PC9801판에는 미성년자관람불가 장면이 나오는데, 내용에는 있으나 없으나 영향을 주지 못하는 장면들이라 후에 나온 윈도우판이나 가정용 게임기판에는 그 장면들이 순화 또는 삭제되어 있다.

뒤에 나온 후속작들은 시나리오 작가가 바뀌어서 그런지, 전작보다 훨씬 떨어지는 완성도를 보여주어서 아쉽다.

그 후속작들 중 가장 최근작은 <EVE New Generation X>인데, 내용이 복잡하고 난해한 소재들이 나온다. 처음과 중반부까진 그럭저럭 괜찮았지만, 후반부에 너무 설명조에다가 억지로 끼어맞춘 느낌이 드는 줄거리가 아쉽다.


후속작은 평작 또는 그 이하이지만, 가장 먼저 나온 <EVE burst error>가 이쪽 분야에서는 최고 수준의 게임이 아니었나 싶다.

2007-10-19

원더보이 시리즈


옛날 오락실(게임센터)에 가면, 어디나 있는 게임이 <원더보이>였다. 깔끔한 그래픽과 단순한 조작으로 인기를 모았던 액션게임이다. 지금 생각하면 <슈퍼 마리오>로부터 영향을 받은 구석도 있지 않나 싶다.


그 다음에 <원더보이2>라는 이름으로 오락실에 나왔던 것이 <원더보이 인 몬스터랜드>였다. <원더보이>의 속편이긴 했지만, 원시인이었던 원더보이가 갑옷과 칼을 장착하고, 전혀 다른 판타지 게임 스타일로 돌아온 것이다.이 게임은 RPG요소를 갖추고 있어서 동전을 모아 무기와 마법을 사고 수수께끼가 나오는 등, 오락실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던 쏘고 때리는 게임 사이에서 유독 눈에 띄었던 게임이었다. 액션RPG가 아직 많지 않았던 80년대에 이 정도로 완벽한 액션RPG가 나왔다는 게 지금 생각하면 놀랍다.


무작정 적들을 죽이는 것만이 아니라 머리를 써서 파워업하는 등, 여러 가지 숨겨진 요소와 뛰어난 음악들은 '이 게임은 수준이 다르다!'고 느끼게 했다. 피라미드 스테이지에서 나오는 보스 스핑크스의 경우에는 다른 보스와 달리 퀴즈를 풀어야 넘어갈 수 있었는데, 이 점도 당시로서는 무척 특이하게 느껴졌다. 당시 가지고 있던 MSX에는 왜 이런 게임이 없을까 한탄하기도 했다.

다만 난이도가 쉬운 편이라 50원짜리 동전 하나로 엔딩을 보는 사람이 많았기 때문에, 오락실 주인한테는 별로 좋은 돈벌이 기계가 아니었다. 결국 나중에는 시간제한을 거는 오락실이 많았다.


<원더보이 인 몬스터랜드>는 추후에 PC엔진과 세가마크3에도 이식되는데, PC엔진판은 <빅쿠리맨 월드>라는 제목으로 바꾸고 등장캐릭터를 모두 바꿔서 냈다. 그것은 원작을 아는 나한테는 이질감을 주었다. 나중에 알고 보니 저작권 문제로 원더보이 캐릭터를 그대로 쓸 수 없었다고 한다. 세가마크3용은 하드웨어의 한계로 원작보다 많이 떨어지는 게 사실이다. 그래서 업소용보다 나은 이식판은 현재로선 없다고 할 수 있다.


다음으로 <원더보이3 몬스터즈 레어>가 오락실에 나왔는데, 전편과 달리 단순한 액션슈팅게임으로 바뀌어서 실망스러웠다. 하지만, 단순했기 때문에 친구와 2인용으로 오락실에서 제일 많이 해봤던 게임이 아니었나 싶다. 이 게임은 나중에 메가드라이브와 세가마크3에도 이식이 되지만, 하드웨어의 한계로 원작보다는 떨어진다.


<원더보이 인 몬스터랜드>의 진짜 속편은 게임잡지 분석기사를 보고 알았다. <드래곤의 함정>이라는 부제를 달고 나온 <몬스터랜드2>는 업소용이 아니라 PC엔진용으로 나왔는데, <원더보이 인 몬스터랜드> 마지막 스테이지에서 바로 연결이 되는 시나리오로 시작된다. 하지만 전편보다 떨어지는 그래픽과 밸런스로 전편의 명성에는 못 미치지 않았나 싶다. 더구나 우리나라에 PC엔진이 많이 보급되지 않았기 때문에, 이런 게임이 있는지조차 모르는 사람이 대부분이었다.


그 뒤, 메가드라이브로 나온 것이 <몬스터월드3>였다. 이 게임은 <원더보이 인 몬스터랜드>의 기본구성을 그대로 살린 액션RPG였는데, 깔끔한 그래픽과 완성도로 인기를 모았다. 당시 하이콤이란 국내업체가 정식으로 수입했는데, 용산에서 이 게임팩으로 바꾸려고 하니, 매장 아저씨가 “어디 가서 이런 얘기 하지마라, 이 게임 되게 재미없어서 안 팔린대”라고 말했다. 지금 생각하면 그 아저씨가 아마도 하이콤의 유통방식에 불만이 있어서 그런 얘기를 한 것이었지만, 순진했던 나는 그 말에 영향을 받아 교환을 하지 않았다.

결국 메가드라이브 말기에나 구해서 하게 되었는데, 막상 해보니 꽤 괜찮은 게임이었다. 물론 <원더보이 인 몬스터랜드>를 뛰어넘지 못했지만, RPG가 부족한 메가드라이브에서는 나름대로 고마운 존재였다.


그 뒤로 여자가 주인공인 <몬스터월드4>가 나오고 현재까지 속편 소식은 없다. 개인적으로는 최고의 걸작 <원더보이 인 몬스터랜드>를 다시 한 번 리메이크했으면 좋겠다.

2007-10-18

블로그에 우리바탕체 적용

날마다 보는 돋움체나 굴림체가 마음에 들지 않아 인터넷용으로 나온 <우리바탕체>로 바꿔보았다. 운좋게도 한글날 기념 선착순 이벤트에 당첨이 되어서 평생무료이용권을 받았다. 돋움체와 굴림체에 눈이 익숙해진 탓인지 처음에는 이질감이 느껴졌지만, 계속 보다 보니 전보다 글읽기가 편해졌다. 나처럼 시력이 떨어지고, 웹에서 글을 많이 읽는 사람한테는 이런 점이 매우 중요하다.

기존 글꼴과 차이점은 글자의 크기에 따라 획의 굵기도 점진적으로 변한다는 점이다. 그래서 글자크기가 커져도 돋움체처럼 어색하지 않다. 그리고 다른 나라 글꼴이 아닌 우리나라 기술로 만든 한글 글꼴이라 더 마음에 든다. 한글은 우리나라 사람들이 더 잘 알 텐데, MS사가 제공하는 글꼴만을 인터넷에서 사용한다는 것은 이상하다.

다만, 이런 웹폰트는 아직 익스플로러에서만 적용된다는 점이 아쉽다. 파이어폭스 등에서는 돋움체 그대로 나와버린다. 앞으로 파이어폭스에서도 웹폰트를 지원할 계획이라니 좀더 사용자가 많아졌으면 좋겠다.

2007-10-15

슈퍼패미컴 의사 UFO

슈퍼패미컴이 전성기를 맞던 시절, 메가드라이브를 처분하고 슈퍼패미컴을 샀지만, 팩 가격이 장난 아니어서 군침만 흘리는 경우가 많았다. 인기 있는 게임의 경우는 거의 7~8만원까지 올라갔으니, 그 당시 물가를 감안하면 살인적인 가격이었다. 인기가 하늘을 찔렀던 <스트리트파이터2> 롬팩의 경우는 처음 국내에 나왔을 때 용산에서 10만원에 팔기도 했다.

돈 때문에 게임을 많이 못하고 있었는데, 어느날 PC통신에서 UFO라는 장비를 알게 되었다. UFO는 슈퍼패미컴 롬팩 끼는 곳에 합체시켜서 쓸 수 있는 백업장치였는데, 롬팩 내용을 플로피디스크로 복사한 뒤, 디스켓으로 게임을 할 수 있는 놀라운 장비였다. 자주 가던 안양지하상가 게임점에서 이것을 입수할 수 있다는 정보를 알게 되었고, 큰맘 먹고 UFO를 질렀다. 가격은 17만원 정도 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그것은 슈퍼패미컴 본체 1대 사고 게임도 한 두 개 살 수 있는 비싼 가격으로 기억한다.


UFO도 하이퍼, 패왕, 가마스 등 여러 가지 모델이 존재했는데, 내가 산 것은 초기모델로 16메가 짜리 UFO였다. 따라서 16메가비트(=2메가바이트)가 넘어가는 롬팩들은 복사가 되지 않았다. 16메가비트 이하 게임이라도 몇몇 게임은 돌아가지 않았다. 당시 가장 하고 싶었던 RPG인 <파이날 판타지5>가 실행이 되지 않는다는 슬픈 사실을 나중에 알게 되었다. 롬팩을 많이 가진 친구가 있었다면 빌려서 디스켓에 저장했을 텐데, 주위에는 그런 친구가 없어서 결국 게임점에서 디스켓 한 장 당 5천원을 주고 복사했던 기억이 난다. 가게 주인 아저씨는 불법기기라서 혹시 단속에 걸리지 않을까 주위 눈치를 보면서 복사를 해주었던 기억이 난다.


보통 12메가 롬팩이 디스켓 한 장에 들어가니까 16메가 롬팩들은 두 장이 필요했다. 나중에는 PC통신 자료실에 친절하게 게임 파일들을 올려주는 사람들이 있어서 통신비 이외에는 돈이 들지 않았다. 그때부터 슈퍼패미컴 게임들을 굉장히 많이 해봤는데, <드래곤 퀘스트5>도 UFO로 엔딩을 봤다.

UFO는 롬팩과 견주면 몇 가지 장단점이 있었다. 우선은 디스켓으로 게임을 하려면 디스켓 내용을 UFO의 메모리 안에 로딩하는 과정이 필요했다. 따라서 1분 정도였나 꽤 기다린 다음에 게임이 실행이 되었다. 두 장인 경우는 중간에 갈아줘야 하니까 더 귀찮았다. 또한 디스켓이라서 뻑이 나거나 로딩중 에러가 나는 경우도 있었고, 3~4시간 정도하면 기기가 굉장히 뜨거워져서 게임이 가끔 다운되기도 했다. 그래서 디스켓을 UFO 안에 넣은 채로 플레이하면 디스켓도 뜨거워져서 데이터가 파괴되기도 했다. 요즘 기술 같으면 분명 쿨러까지 장착해서 만들었으리라.

하지만 롬팩으로는 불가능한 것을 할 수 있는 게 UFO였다. 한글패치를 적용한 파일을 UFO에 돌리면 한글로 게임을 할 수 있었다. 내가 즐겼던 당시에는 RPG게임을 100% 한글화한 경우가 없어서 아쉬웠지만, 코나미의 <실황월드사커2 파이팅일레븐>은 한국 국가대표 선수 이름을 모두 한글 실명으로 만든 파일이 있었기 때문에 무척 좋았다. 그리고 디스켓에 저장된 세이브 파일을 HE 같은 DOS용 에디터로 건드리면 데이터조작이 가능했다. 그래서 RPG게임의 경우에는 레벨을 처음부터 99로 만들어서 하기도 했다.


문제는 게임을 쉽게 구해서 하다보니 한 게임에 집중이 잘 되지 않았다. 전에는 몇 달 동안 돈을 모아서 힘들게 롬팩을 샀기 때문에, 재미가 있든 없든 꽤 오래 즐겼는데, UFO를 사고 나서는 조금만 재미없으면 다른 게임을 집어들었다. 그것이 이른바 <게임불감증>이었다.

결국 그것이 슈퍼패미컴+UFO를 PC엔진DUO로 바꾸는 원인 중 하나가 된다. 하지만 결국 자금압박&새로운 SFC게임들의 유혹 때문에 몇 달만에 슈퍼패미컴+UFO로 다시 교환했는데, 이때 손에 넣은 UFO는 전보다 업그레이드된 기종으로 24메가 롬팩까지 실행할 수 있었다. 또 전주인이 게임 디스켓도 함께 잔뜩 보내줘서 게임을 원없이 할 수 있었다.


그때도 UFO는 완전치 않아서 <에스트폴리스전기2 일본어판>이 실행되지 않았고, <캡틴츠바사5>의 경우는 한 게임 끝나면 세이브가 날라가버리는 문제가 있었다. 또한, UFO 안의 백업배터리가 다 되어서 세이브파일을 살리려면 반드시 1초 안에 전원을 껐다 킨 다음에 디스켓에 저장해야 했다. 1초가 넘어가면 세이브는 사라져버렸다. 사실 UFO를 뜯어서 백업배터리도 바꾸고, 메모리도 늘리고 싶었지만, 정교한 납땜질이 필요해서 포기했다.

슈퍼패미컴이 서서히 지고, PC게임을 비롯해 플레이스테이션이나 새턴 같은 차세대기들이 뜨는 시절이 되자, 슈퍼패미컴과 UFO는 내 관심에서 멀어져갔다. 결정적으로 PC에서 돌아가는 슈퍼패미컴 에뮬레이터가 나왔기 때문에 더욱 그랬다. 용량 문제로 UFO에서 돌아가지 않았던 <로맨싱사가3>가 PC에서 거의 완벽하게 실행되는 것을 보고, 나는 슈퍼패미컴과 UFO를 PC통신 장터에 내놓기로 했다.


단돈 9만원에 슈퍼패미컴과 UFO를 떠나보낸 난 그렇게 16비트 게임기 인생을 정리했다.

2007-10-07

슈퍼로봇대전 시리즈 SFC


슈퍼로봇대전을 처음 본 것은 <게임뉴스>라는 잡지의 컬럼에 살짝 나온 게임화면과 한두줄짜리 소개였다. 그건 최초의 슈퍼로봇대전이었는데, 게임보이용이라 그래픽은 형편없었지만, 마징가Z, 건담 등 내가 좋아하던 로보트들이 총출동한다는 점이 흥미를 끌었다.

하지만, 당시 게임보이도 없었고, 국내에선 그 게임을 구하기란 하늘의 별따기였기 때문에, 할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

그러다 슈퍼패미콤용으로 <제3차 슈퍼로봇대전>이 출시되었고, 각 게임잡지마다 요란한 분석기사를 내보내기 시작했다. 하지만 슈퍼패미콤이 없어서 군침만 흘리다가 나중에 슈퍼패미콤과 복사머신 UFO가 생기고 나서 플로피디스크로 구하게 되었다.

사실 그때는 슈퍼패미콤보다 PC엔진 DUO를 더 가지고 싶었기 때문에, PC통신 장터에다 DUO와 슈퍼패미콤+UFO를 맞교환하고 싶다고 광고를 내었고, 곧 슈퍼패미콤을 떠나보내야 하는 상황이었다.

그래서 교환하기 전에 지금까지 못해본 게임을 해보자 하는 심정으로 고른 게임이 <제3차 슈퍼로봇대전>이었다. 그 당시에는 이미 턴제 시뮬레이션 게임들에 싫증이 나 있던 터라 별로 기대를 안 하고 했던 것이 사실이었다.


한판 한판 깨면서도 시큰둥했는데, 콤바트라V가 합체하는 장면에서 놀라자빠지고 말았다. 합체장면이 만화영화 같은 풀애니메이션으로 처리되었던 것이다. 지금 보면 참 유치한 그래픽이지만, 당시 슈패 게임에선 꽤 신선한 연출이었다고 생각한다.

<제3차 슈퍼로봇대전>은 전투장면이 애니메이션과 원작의 주제곡, 열혈대사들로 구성된 점이 좋았고, 무엇보다 원작의 스토리가 절묘하게 녹아들어 향수를 자극했다. 그래서 당시 밤새도록 그 많은 수의 스테이지를 클리어하고 엔딩을 보았다.


3차의 인기에 힘입어 게임보이용으로 <제2차 슈퍼로봇대전>이 리메이크되기도 했는데, 패미콤판보다 향상된 시스템과 추가된 스토리로 인기를 모으기도 했다. 당시 나는 GB에뮬로 끝을 봤는데, 만일 지금 다시 하려는 사람이 있다면 플스판을 권장한다.


몇 달 뒤, DUO를 다시 슈퍼패미콤+UFO와 교환한 다음, 내 손에 들어왔던 게임은 바로 <제4차 슈퍼로봇대전>이었다. 전편이 인기를 많이 끌어서 게이머들한테도 주목의 대상이었는데, 전편보다 향상된 시스템과 새로운 로보트들을 보여주지만, 세간의 평가는 난이도나 밸런스면에서 전편보다 못하다는 게 대세였다.


그 뒤로 한 것이 3차와 4차의 중간 이야기를 다룬 <슈퍼로봇대전EX>였는데, 개인적으로 가장 재미있게 즐겼던 슈퍼로봇대전이었다. 제일 마음에 들었던 점은 슈우 시나리오를 고를 수 있다는 점과 중간의 선택에 따라 다른 시나리오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이었다. 선택에 따라서는 이 게임 최강의 적 네오그랑존과 붙을 수 있었다. 그리고 악의 매력이라고 해야 하나, 슈우의 네오그랑존를 직접 몰고 다니며 적들을 몰살하는 것도 재미있었다. (물론 네오그랑존을 몰려면 타이틀화면에서 무언가를 해야 한다)


<슈퍼로봇대전EX>는 등장하는 캐릭터가 적긴 했지만, 시나리오가 무척 잘 짜여있어서 완성도는 높았던 게임이다. 나중에 플스판으로 다시 해보기도 했다.

<마장기신>은 훗날 에뮬로 해봤는데, <슈퍼로봇대전EX>의 뒷이야기들을 알 수 있어서 좋았다.


그 뒤로 나온 슈퍼로봇대전 시리즈들은 1~4차, EX, 마장기신 스토리를 완전히 리셋해버리고, 새 게임이 되고 말아서 아쉬움을 준다. 물론 원작의 명장면 시나리오를 이미 다 써버렸기 때문에, 그럴 수밖에 없다는 것은 알지만, 나 같이 처음부터 즐겼던 사람한테는 '왜 5차는 없는 걸까?'라는 아쉬움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어쨌든 지금의 슈퍼로봇대전 시리즈가 있는 것은 <제3차 슈퍼로봇대전>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본다.

2007-10-06

헤라클레스의 영광3 신들의 침묵


슈퍼패미콤의 RPG게임 하면 <파이날 판타지>나 <드래곤 퀘스트> 시리즈를 먼저 떠올리지만, 이 <헤라클레스의 영광>은 숨어있는 걸작이라고 할 수 있다.

패미콤으로 1, 2편, 슈퍼패미콤으로 3, 4편, 게임보이로 외전이 나와있는데, 그중 가장 뛰어난 시나리오로 평가받는 것이 1992년도에 DATA EAST에서 나온 3편이다.

이 게임의 시나리오는 <파이날 판타지7>의 각본가 노지마 씨가 담당했는데, 자신을 찾는 여행이란 점에서 FF7과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다. 대사 한마디 한마디에 무게가 실려 있는, 매우 완성도 높은 시나리오를 보여준다.


<헤라클레스의 영광> 시리즈에는 그 제목대로 그리스 신화의 영웅 헤라클레스가 등장한다. 그렇다고 해서 '헤라클레스가 마왕을 무찌르러 간다!'는 흔한 영웅담은 아니다. 헤라클레스가 주인공이었던 것은 1편과 게임보이판뿐이고 후속편에 나오는 헤라클레스는 조연에 지나지 않는다.

특이하게도 3편의 주인공은 기억을 잃어버린 불사신이다. 불사신이기에 아무리 높은 곳에서 뛰어내려도 죽지 않는다.


신이 불사신 인간을 세상에 딱 3명 만들었는데, 모험 중에 알게 된 불사신 인간은 4명이다. 도대체 왜? 그리고 주인공의 꿈에 나타나는 수수께끼의 장소는 어디인가? 잃어버린 기억은 대체 무엇인가?

이 게임에는 이러한 미스터리가 몇 가지 존재하고, 갈수록 추리소설 같은 전개를 보여준다.

전반부는 여타 일본RPG처럼 평범하게 진행되지만, 막판에는 반전이 있어서 게임을 즐겼을 당시,무척 놀랐던 기억이 난다. 지금 생각하면 그 반전은 어떤 영화에서 힌트를 얻은 것 같다.모든 미스터리가 밝혀진 후의 엔딩은 화려하지는 않지만 상당한 감동을 받았다.

이 게임이 출시되었을 때는 국내에 슈퍼패미콤 유저도 많지 않았고, 공략도 없었기에 매장에서 롬팩을 찾아보긴 힘들었다. 그래서 더 안 알려지지 않았나 싶다.


국내에선 별로 주목받지 못한 이 게임을 개인적으론 슈패 최고의 RPG라고 치켜세우고 싶다. 시스템은 <드래곤 퀘스트>를 모방했고, 그래픽은 당시 상황을 감안해도 좋다고만 볼 수 없는 수준이지만, 밝고 즐겁기만 한 당시 RPG에서 몇 안 되는 진지한 시나리오가 마음에 들었기 때문이다.

4편은 그나마 게임잡지에서 공략을 했기에 그나마 좀 알려졌는데, 4편은 그 게임 하나만 놓고 보면 괜찮았지만, 3편의 시나리오와 견주면 힘이 떨어진 느낌이었다.


앞으로도 <헤라클레스의 영광> 시리즈의 명맥이 계속 이어졌으면 좋겠다.

샤이닝포스 MD


1992년에 세가의 야심작으로 나왔던 SRPG게임이다. 삼성에서 알라딘보이(메가드라이브의 한국판 명칭)를 밀기위해 정식으로 수입하기도 했다. 한글화는 되어 있지 않았지만, 대신 대화집을 제공해서 그나마 감지덕지했던 기억이 난다.


이 게임은 당시로는 파격적인 용량이었고, 그래픽도 용량에 걸맞는 수준을 보여주었다. 게임진행은 RPG 상태였다가 전투는 턴제 시뮬레이션으로 진행되는 나름 독특한 형식이었는데, 무엇보다 애니메이션으로 처리된 1대1 전투신이 내 눈을 확 잡아 끌었다.


더욱이 20명이 넘는 캐릭터마다 각각 애니메이션이 달랐고, 나중에 전직하면, 모습이 바뀌는 점도 좋았으며, 특정 무기를 장착했을 경우, 그래픽에도 반영이 되는 점도 흥미로웠다.

일본어는 거의 모르는 상태였지만, 잡지공략을 통해 엔딩을 보았고, 두 번째 할 때는 대화집을 근거로 숨어있던 캐릭터인 사무라이와 닌자까지 찾아서 다시 감동의 엔딩을 보았다.

또한, 주인공 맥스로 막판 왕의 숨통을 끊으면 멋진 포즈가 나오는 등 몇 가지 숨겨진 요소도 좋았다.

다만, 이동력이 떨어지는 캐릭터들은 레벨업 기회도 그만큼 떨어져서 거의 안 쓰게 되는 문제점이 있었으며, 지금 생각하면 스토리면에서는 그리 높은 평점을 주긴 힘들 것 같다. 너무 진부하다고 해야 하나.


이런 문제점은 후속작인 2편에서도 고쳐지지 않아서 아쉬움을 준다.

게임기어판으로 나온 것을 메가CD판으로 리메이크한 샤이닝포스CD를 나중에 해봤는데, 이것도 역시 스토리는 일직선이고, 샤이닝포스1~2와 달리 아예 마을 대화가 없어서 완전한 턴제 시뮬레이션 게임이 되어 버린 느낌이다.


샤이닝포스CD는 본편보다 1과 2를 다 클리어했을 때 생기는 최종화 <새로운 시련>이 더 재미있었다. 최종화는 1편 주인공 왕자의 왕위즉위식에 벌어진 시련이 주된 이야기인데, 자신들과 레벨도 똑같은 분신들과 싸우기 때문에 이기려면 머리 꽤나 써야 한다.

황당한 건 이걸 깨면 박물관이란 게 또 나와서 역대 보스하고 또 싸워야 한다.

샤이닝포스 시리즈는 스토리나 밸런스보다는 화려한 전투 그래픽이 강점이었던 게임이란 느낌이다. 그래도 이 게임이 메가드라이브의 부족한 RPG라인에 꽤나 힘을 실어주었던 것은 사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