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8-18

나이츠 오브 더 라운드 MSU1 슈퍼패미컴판

원탁의 기사 아서, 랜슬롯, 퍼시벌을 조작해 전설의 성배를 찾아 떠나는 벨트스크롤 액션 게임.
액션 게임의 명가 캡콤다운 호쾌한 조작감과 시원한 타격감 덕분에 오락실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 

1991년 오락실에선 원제보다는 원탁의 기사나 아더왕으로 알려졌다.
영국 배경에 웬 호랑이나 사무라이, 이탈리아 통일 영웅이 나오는 등 고증은 무시한 판타지다.

3인 동시 플레이가 가능하고, 다양한 기술이 마련돼 있어 협력 플레이의 재미도 뛰어났다.
세 캐릭터 중 가장 인기 있는 인물은 단연 랜슬롯. 수염 덥수룩한 아서, 우락부락한 퍼시벌과 달리 멋진 외모와 빠른 공격 속도를 갖춰 많은 이가 선택했다.

슈퍼패미컴판은 성능 관계상 원작보다 그래픽이 떨어지고, 1994년에 뒤늦게 나와서 주목은 받지 못했다.
그래도 얼핏 보면 비슷하고, 원작의 분위기는 잘 살렸다.

원작과 다른 점
-3인용 불가. 2인용까지만 된다.
-무기 리치와 게임 속도가 살짝 다르다.
-여러 명이 나오는 장면에서 인원 줄임.
-두 버튼만 썼던 원작과 달리 슈퍼패미컴판은 네 버튼 모두 써서 메가크래시와 가드를 각각 버튼에 할당했다. 덕분에 게임이 좀 쉬워졌다.

MSU1 패치판도 있는데, 음원은 아케이드 원작과 같아서 딱히 새로움을 느낄 순 없다. 원작을 자주 즐긴 팬이라면 슈퍼패미컴 원래 음원으로 하는 게 더 새로울 수도.

엔딩 대사는 캐릭터와 성배 소지 여부에 따라 달라지지만, 결국 성배는 아서의 손에 들어가 세상은 평화를 되찾는다.

패미컴통신 크로스리뷰에선 40점 만점에 26점을 받았다.


엔딩 본 날 - 2025년 8월 18일

2025-07-04

성마전설 3×3 아이즈 (메가CD)

원작 만화는 1991년 1월 소년챔프 창간호에 연재된 직후, 인기를 끌어서 게임도 주목을 받았다.

다소 소박해 보였던 슈퍼패미컴판과 달리 메가CD판은 오프닝부터 높은 퀄리티로 눈길을 끌었다.

메가CD의 판매량을 끌어올릴 기대작으로 삼성도 정식 발매했으나 오프닝의 화려함이 본 게임으로 이어지진 않았다.

거슬리는 로딩과 높은 적 조우율은 고전 RPG이니까 어느 정도 참아준다 치더라도, 이벤트 해결 방식이 피곤하다. 많은 NPC와 꼼꼼하게 대화해야 힌트를 겨우 알 수 있으며, 여러 군데 돌아다니게 한다. 던전도 갈수록 고된 편.
공략 없으면 도중에 집어 던질 확률이 높다.

스토리는 꽤 긴 편이다. 원작 만화 내용을 재구성해서 이런저런 살을 많이 붙였다. 다만, 연재 중에 나온 게임이라 귀안왕은 부활하지 않고 베나레스가 끝판왕으로 나온다.

발매 전엔 천외마경 2 수준의 비주얼 신을 기대했을 텐데, 오프닝만 화려했지 그 뒤론 엔딩 전까지 비주얼 신이 하나도 없고 음성도 어쩌다 한 번 나온다.

기대가 큰 만큼 실망도 큰 법. 가뜩이나 비싸서 보급이 힘든 메가CD였는데, 이 게임도 구세주가 되진 못했다.

2025-06-21

T 드래곤 퀘스트 1

T 드래곤 퀘스트(타이니 드래곤 퀘스트), 약칭 TDQ는 일본의 90년대 PC X68000용 RPG이며, 동호회 TNB제작소의 탄보가 개발했다.

제목대로 드퀘의 패러디다. 시스템, 음악, 몬스터, 아이템 대부분을 본가 드퀘에서 가져왔다. 다만, 캐릭터와 스토리는 오리지널이고 그 수준이 동인 게임치곤 높아서 90년대 일본에서 꽤 알려졌다.
제작자 탄보는 1991년 당시 학생이어서 회사 취직용으로 만들었다는 얘기도 있다.

1, 2편이 나와 있으며 서장에 해당하는 1편은 패미컴용 드퀘 스타일이다. 패미컴 시스템을 가져와서 그 불편함도 그대로다. 대화, 조사, 문 열기 할 때 일일이 커맨드 창을 열어야 한다.

1편은 스토리나 캐릭터의 개성 같은 건 별로 없고, 여기저기서 힌트를 모아 최종 던전으로 가는 과정이 중심인데, 공략을 안 보면 막힐 부분이 많다.

게임 밸런스가 미묘한 부분이 있고, 후반부 두 던전은 패미컴용 드퀘2 수준으로 어렵지만, 드퀘 팬이라면 재밌게 즐길 수 있을 것이다.

엔딩까지 가는 데 걸리는 10시간 정도. 숨겨진 커맨드로 이동 속도를 빠르게 하면 더 빨리 깰 수 있다. 
XM6 에뮬 등으로 잘 돌아간다.


엔딩 본 날 - 2025년 6월 21일

2025-05-21

그라디우스 Ⅲ SFC MSU1+SA-1 개조판

1990년 슈퍼패미컴판 발매 당시, 코나미는 원작인 ‘아케이드판의 박력을 완전 이식했다’고 광고했지만, 느려짐과 깜빡임 현상이 있어서 일부 골수팬들로부터 비난을 받았다.

슈퍼패미컴이 메가드라이브에 견주어 슈팅 게임에 적합하지 않다는 얘기를 돌게 한 게임이기도 했다.

30년 후, Vitor Vilela라는 능력자가 마리오 RPG 등에 쓰였던 SA-1 특수칩을 에뮬레이트하여 슈퍼패미컴판 그라디우스 III에 적용한 패치를 공개했다.
롬 파일에 패치를 적용하면, 처리 지연 구간이 개선되고, 프레임이 상승하여 원작에 가까워진다.
다만, 제작자의 의도적인 처리 지연마저 사라져 더 어려워진다고 한다.

SA-1 패치를 적용한 북미판 롬 파일에 MSU1 음원 패치까지 적용하면 BGM이 CD 음원으로 바뀌어 더 좋은 품질로 즐길 수 있다.

몇몇 스테이지엔 숨겨진 통로가 있어서 거길 들어가면 엑스트라 스테이지로 갈 수 있다는 점이 흥미로웠다. 이 샛길로 가면 해당 스테이지의 보스전을 넘길 수 있다고 한다.

게임 자체는 속도 지연 패치를 적용했다고 해도 메가드라이브 슈팅 게임에 비해선 박력이 부족한 느낌이 든다.

그래도 MSX 시절 재밌게 즐겼던 2편의 적과 스테이지가 등장하는 걸 보고 반가웠고, 옛 감흥을 잠시 느꼈다.


엔딩 본 날 - 2025년 5월 21일